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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필휘지의 맛과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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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데사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11-20 22:21 조회1,819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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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필휘지의 맛과 멋
 

일필휘지란
일필휘지! 청량감이 느껴지는 단어다. 자유자재한 경지, 탈속한 느낌, 풍류가 절로 느껴지는 단어다. 갈고 닦은 품격과 역동적인 힘이 은근하고 분명하게 내포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쉽게 결과를 어울러낼 것 같은 기대를 걸게 한다. 일필휘지! 누구라서 붓을 들어 일필휘지 하고 싶은 마음이 없으랴. 누구라서 삶 또한 멋지게 일필휘지 해낼 수 있기를 바라지 않으랴.
 
사람은 모두 자기 삶의 주인공이다. 자기 삶에 관한한 누구보다도 자기가 더 전문가다. 자기보다 자기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자기 삶을 일필휘지 해낼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사람 자기뿐이다. 부모도 안 되고 형제도 어림없다. 어떻게 하면 자기 삶을 멋지게 일필휘지해낼 수 있을까? 일필휘지를 하려면 붓을 잡아야 하듯 자기 생을 일필휘지 하고 싶으면 자기 생을 잘 운영해야 할 것이다. 자기창작이란 남과 비교하고 남 눈치 보며 사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흐름과 좌충우돌 하지 않는 것이다. 조용히 자기를 관조하며 자기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일필휘지, 누구나 가능하다. 단 무엇을 어떻게 일필휘지해낼 것인지 확신이 선 뒤에 붓을 들어야 한다. 몸에 힘을 빼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 유연한 생각으로 아주 천천히 붓을 들어, 천천히 지속하고 천천히 마무리 하는 것이 일필휘지다. 능숙한 솜씨로 단숨에 휘갈기는 것이 일필휘지가 아니다. 서툰 솜씨의 조심스러움으로 기본을 잘 실천해내는 것이 일필휘지다. 진정한 일필휘지란 자기 심중, 즉 뜻하는 바를 천천히 새기고 다듬어 순정한 마음으로 하얀 바탕위에 써내는 것이다. 거기에 새롭고 남다른 창작품이 드러날 것이다.
 

창작, 숭늉 맛을 내는 것
일필휘지를 관통하는 단어가 있다. 집중이다. 일필휘지가 가능하도록 천 필, 만 필을 집중해야 한다. 연마시간을 많이 쌓아야 한다. 그러나 시간보다 집중이 더 우선한다. 우연득서(偶然得書), 우연히 좋은 작품이 얻어졌다는 고사가 많다. 단 몇 분 만에 히트곡을 작곡했노라고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말하는 작곡가들이 여럿 있었다. 맞다. 가능한 일이다. 저자는 그 작곡가들의 말에서 그들의 일필휘지를 엿봤다. 그들의 말에서 거기 감추어진 집중을 엿봤다. 집중을 떠올리지도 않을 만큼 즐거움이 거기 있었음을 함께 느꼈다. 집중한 순간, 쌓인 시간이 없이 어찌 순간 창작이 가능하리.
 
시인 미당 서정주 선생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솥작새는 그렇게 울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고 읊었다. 시인은 한철에 피고 지는 국화꽃을 통해 자연의 신비와, 사람이 스스로 일궈야할 삶의 몫을 말한 것이리라.
작가에게 작품은 시간과 노력의 담금질로 벼리어 낸 황금결이라 했다. 기업가에게 기업은 시간과 노력으로 일궈낸 황금결이리라. 모든 사람의 시방은 거쳐 온 어제와 땀 흘린 노력이 맺은 오늘이다.
 
숭늉맛, 익히고 태우는 듯 구워서 끓여야 맛볼 수 있는 깊은 맛이다. 숭늉은 밥이 아니다. 그렇다고 죽도 아니다. 누룽지를 끓인 것이다. 누룽지는 밥을 지을 때 동시에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일부러 밥으로 만들기도 한다. 솥이나 프라이팬에 밥을 고르게 편 뒤 약한 불 위에 얹어 아주 천천히 오랜 시간 태우듯 구워야 한다.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숭늉 맛을 즐기기 위해서다. 그것을 물을 붓고 다시 끓인 것이 숭늉이다. 거기에선 밥맛도 물맛도 아닌 오직 숭늉만의 맛이 난다. 뜨거우면서도 시원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숭늉 맛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 맛을 형상으로 드러내라. 바로 그것이 최고의 창작이요 일필휘지다. 일필휘지는 손기술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오직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이 글은 서예가 인재 손인식이 2016년 초에 출간 예정인 책,
<일필휘지 자기 창작(가칭)>의 제1장 꼭지 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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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소존님의 댓글

소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mobilewrite 희노애락을 형상으로 표현하여 대중과 공감하기까지는 오랜세월 집중하여 공부한 산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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