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어떻게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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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데사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11-29 21:37 조회1,711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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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어떻게 남길까
창작, 이름을 남기는 일이다. 이름을 남기고자 집착하지 않아도 창작의 특수성 때문에 이름을 남길 수밖에 없다. 이름을 남기는 방법으로는 가장 순수한 것이 창작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창작품에 이름을 적는 것은 더 유명해지기 위해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오직 좋은 작품창작을 위해 자신과 치열한 싸움을 한 그 결과로서, 이름 석 자 적을 기회를 스스로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창작으로 드러나는 이름은 떳떳하다. 세상 어느 누구를 만나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 누구에게나 자기 이름을 떳떳히 밝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흥미를 공유할 수 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이 그렇듯 사람의 역사는 사람의 사후에 이름 남기기를 강요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그럴까? 이름이 드러난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이 사회 정서다. 그리고 자기도 유명해지기를 바란다. 기회만 있으면 이름을 드러내려 한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허명에도 일희일비 한다. 그 이유가 뭘까? 혹 마음이 허전하기 때문 아닐까? 불만족스러운 자기 현실을 이름을 드러냄으로써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아닐까?
유명한 것이 싫은 사람도 있다. ‘유명해지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한 사람도 있다. 유명세만큼 치러야 하는 사회적 책임감, 그만큼 받아야 하는 속박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이름이 널리 드러남으로써 행복을 잃는 사람도 우리 사회에 많다.
예술가들, 특히 좋은 작품을 남긴 예술가들은 사후에 더 유명해지는 경우가 많다. 더 이상 작품이 생산될 수 없는 것이 주된 이유다. 작품이 점점 귀해질 것을 예상하여 작가 사후에 작품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작가는 간 곳 없고,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없는 곳에 시장원리만 서슬 퍼렇게 살아 행세를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접하는 현역 작가들의 감회는 어떨까? 어쨌든 창작인의 행복은 사후 작품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과 상관이 없다. 창작 최고의 기쁨은 새로운 작품이 탄생을 했을 때다. 필연적으로 이루고 싶었던 것이 우연과 조우하면서 멋진 작품 한 점 탄생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때 바라보는 사물은 모두가 고마움의 대상이다. 그때 마시는 차 한 잔, 술 한 잔은 그야말로 묘미다. 삶에서 기쁨을 자주 맛보는 방법은 자주 창작을 하는 일이다.
어느 늦은 밤이었다. 아침부터 붓과 씨름하다 밤이 깊어서야 쾌재를 부를 작품 한 점 얻었다. 전화기를 들었다. 저자보다 몇 배 더 감성적인 지인과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그가 물었던 “술맛이 가장 좋을 때”, 저자가 대답한 “마음에 드는 작품 한 점 창작한 후”라는 대화를 기억한 때문이었다. 새 작품을 완성한 순간, 술맛이 가장 좋을 그때 꼭 자기를 부르라고 했던 그가, 정말 늦은 시간을 무릅쓰고 기꺼이 달려왔다. 그날 밤 저자의 몸은 절인 배추처럼 늘어졌어도, 정신은 밤하늘의 별빛보다 더 초롱초롱 했었다.
창작품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은 누군가가 그것을 좋아해준다는 점이다. 구석에 몇 년이나 처박혀 있는 작품을 찾아내 호감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다. 창작의 첫 번째 즐거움은 이런 소소함에 있다. 사후 유명해지는 것이나 높은 작품가와는 상관이 없다. 그래도 창작을 고통이라고 여겨 피하려는 혹자가 있을까? 고통이라면 그 고통과 싸워 극복하라. 승리는 스스로 쟁취하는 것이 참이다. 참다운 즐거움은 고통을 딛고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고난의 과정을 견딘 선수가 훌륭한 기록을 내는 것이리라.
유명해지려고 갖은 애를 쓴다고 다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유명해지는 것이 하루아침의 일일 수도 있다. 참다운 유명(有名)은 자기가 자신을 아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하라. 그대는 이미 유명한 사람이다. 지금 함께 있는 상대방이 그대를 인정하는가? 그렇다면 그대는 유명한 사람이다. 먄약 인정하지 않는다면 인정하게 하라. 방법은 간단하다.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자기확신를 갖자. 자기가 하는 일, 자기 자리에 대해 확신을 갖자. 자기는 자신에게 가장 유명한 사람이다. 지금 자기창작에 집중해보라. 자기 이름을 떳떳하게 적을 일에 집중해보라. 서예창작이 그 한 방법이다. 그 창작품으로 인해 지금 자기의 이름을 떳떳이 적을 수가 있다. 지금 자신과 그리고 지금의 상대와 조화하라. 그것이 최선의 유명이다.
인도네시아인들은 대부분 상대방의 이름을 참 잘 기억한다. 언제 만났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척하니 이름을 부른다. 저자가 외국인이라서 그럴까 싶은데 자국 사람들끼리도 이름을 기억하는 면에 있어서는 정말 탁월하다. 관심분야도 적고 어떤 일에서건 영리하다는 인상을 받지 못하는데, 이름을 기억하는 것에 있어서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 그들이 바라는 것이 있다. 상대방도 자기 이름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크게 다른 욕심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냥 이름을 불러주면 그것으로 만족해 한다. 상대방 이름을 기억하고, 자기 이름을 불러주기를 바라는 사람들, 그들에게서 참다운 유명의 의미를 발견한다.
서예창작, 붓으로 자기 이름을 쓰는 일이다. 그야말로 특별하게 자기 이름을 쓰는 일이다.
이 글은 작가 인재 손인식이 2016년 초 출간 예정인 책,
<일필휘지 자기 창작> 제3장 중 부분입니다.
댓글목록
소존님의 댓글
소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창작의 기쁨을 느껴보지 못했지만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왔을 때의 기분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독특하고 마음에 감동을 주는 창작품의 작가야말로 역사가 높이 평가를 해주는 것 같습니다.
손형근님의 댓글
손형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데사드림님의 댓글
데사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