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의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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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학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81.92) 작성일12-05-27 05:03 조회2,946회 댓글0건본문
인도네시아 한인사회 문화 탐구 5
교육문화의 실제
교육과 관련하여 한국인들에게 참 익숙한 고사가 있다. 바로 맹모삼천지교
(孟母三遷之敎)다. 이 고사에서 우리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추출할 수 있다.
그 하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인의 교육열이고, 또 하나는 교육에 있어서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것이다. 한국인의 교육열이야 이젠 세계에
드러난 바인데, 양질의 교육환경에 대한 욕구는 그야말로 진리여서 한국인뿐
만 아니라 세계인 모두에게 교육환경 좋은 곳이 곧 주거의 첫째의 목표가 되
고 있다. 그렇다면 인도네시아는 특별할 정도의 교육열을 지닌 한국인들이
그것을 해소할 만한 환경을 지닌 곳일까? 즉 한국인들이 2세를 교육하는 데
있어 선택할만한 곳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처한 상황에 따라 다 다를 것
이다. 다만 이 칼럼을 준비하면서 내린 결론은‘선택할 만한 곳이다.’이다.
특히 이 결론은 이미 2세 교육을 마친 부모나, 이미 대학을 진학했거나 사회
로 진출한 당사자들에게서 얻은 것이어서 매우 흥미롭다. 그렇다면 인도네시
아의 어떤 교육환경이 관련자들에게는 행복하고 듣는 이들에게도 기분이 좋
은 이런 결론을 얻게 할까.
살펴볼 때 넓은 선택의 폭을 들 수 있겠는데, 우선 한국국제학교 JIKS를
들지 않을 수 없다. 타국에 살지만 한국식 교육을 원하는 한국인들에게 반드
시 필요한 JIKS, JIKS는 한국식 교육에 국제감각까지 덤처럼 익히고 경험할
수 있어 참으로 보배로운 존재라 하다. 아울러 나름의 교육시스템을 갖춘 인
터내셔널 스쿨들, 그리고 내셔널 플러스로 분류되는 인도네시아 학교 등이
있다. 비싼 교육비 부담이 있지만 존재감이 큰 미국계 JIS와 NJIS, 영국계
BIS와 RIKS, 인도계 GMIS, 호주계 AIS, 싱가폴계 SIS 등 인터내셔널 스쿨
과, 선진국형 교육형태를 도입하여 인터내셔널을 지향하는 내셔널 플러스로
서 SPH, STB, SCB 외 다수의 학교가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다. 이들 학교는 다국적 학생들과 폭넓게 교류하며, 한국인들이 간절히 소원
하는 영어습득을 우선케 할 수 있는 학교들이다. 곧 한국인들이 원하는 교육
환경이자 삶의 환경이 되는 것이고, 강력한 주거 이유가 되고 있다. 이러한
학교들의 존재는 인도네시아의 큰 도시나 작은 도시를 막론하고 한국학생을
어렵지않게볼수있게하며,“ 기러기아빠”라는은어까지생겨나게한조기
유학 대상지가 되게 하고 있다. 한편 저렴한 교육비의 일반 인도네시아 학교
도 선택권에 있는데, 경제적 여건을 감안할 수도 있지만 현지 전문가, 즉 특
화된 재원을 기른다는 측면에서 이들 학교들 또한 분명한 선택의 한 축이 되
고 있다.
한국인들이 인도네시아를 교육환경이 좋은 곳으로 여기는 데는 그야말로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대학진학의 결과이다. 그간 인도네
시아에서 공부한 학생들의 국내 명문대학 진학은 국내의 유수한 고등학교와
비교해볼 때 그야말로 놀라울 정도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물론 특례입학이
란 제도의 혜택도 없지 않지만, 이는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우수한 인재를 선
발하려는 국내 대학의 취지와 잘 조화된 결과이기도 한다. 아울러 세계의 명
문대학 진학 또한 이미 흔한 일이 되고 있는 일인데, 미국을 비롯한 세계유수
의 대학에 합격이야말로 가능성 있는 인재라는 증명이니 한국인들에게 인도
네시아는 교육의 적소가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는 한국인이 있는 곳에는 어디에나 존재하는 사설 교육의 공로를
들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인의 사설교육, 과열 현상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
기도 하고 심지어는 퇴출의 대상으로 치부되기도 하는데, 변함없이 성행하는
것이 또한 사설교육이고 보면, 이는 바로 자본주의 사회, 경쟁사회에 있어서
사설 교육의 본질이요 무시할 수 없는 필요성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된다. 자
카르타를 중심으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한국적 사설 교육은 다국적 인터내
셔널 학교에서 채워주지 못한 일부 중요 과목들을 자국의 학습방식으로 충당
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 존재 가치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커뮤니
티의 규모로 인해 자국의 사설교육 시설이 생겨날 수 없는 다른 나라 학부모
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편 사설교육은 많은 시간 집중을 필요로 하거나, 각별한 지도를 필요로
하는 주요 과목이나 예능계 과목에서 그 장점을 잘 드러내고 있는데, 특히 일
부 미술과 입시학원들은 국내외 명문대 진학성과를 속속 드러내고 있기도 하
다. 미술 음악 등 예능계 사설교육은 꼭 진학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더라도
모국과 타국의 문화충돌을 완화하면서, 모국과 현저히 다른 일상의 문화, 모
국의 아름다운 산천이나 특징이 드러나는 사계절을 경험하지 못하는 학생들
에게 감성을 일깨우는 절대적 요소가 될 것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우리 한국인 초·중·고생이 대략 2000여명 정도 재
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계 국제학교 JIKS의 경우 2009년
고등학교 졸업생 132명 중 약 98%가 한국의 대학으로 진학을 했으며, 외국
계 인터내셔널 스쿨 중 가장 많은 한국학생이 재학 중인 JIS의 경우 2009년
하이스쿨을 졸업한 한국인 학생 37명 중 약 55%가 한국의 대학으로 진학을
했고, 약 45%정도가 미국을 비롯한 제3국의 대학으로 진학을 한 것으로 드
러났다. 자카르타의 여타 외국계 학교들 또한 이와 비슷한 양상인데, 수라바
야, 반둥, 족자카르타 등 지방도시에 산재한 인터네셔날 스쿨 졸업생들의 경
우는 선진국대학 지향보다는 한국의 대학과 현지대학을 선택하는 비율이 점
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도 한다. 안타까운 점은 약 600여명에 달하는 지방도
시의 한인 학생들은, 한인회에서 봉사활동으로 운영하는 주말 한글학교를 통
해서만 한국적 교육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인데, 정부와 민간 모두가 다각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한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초청장학생, 언어연수를 비롯한 장단기 유학생들도
상당수에 이르는데, 인도네시아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을 포함하여 이들에게
서 나름의 희망을 보게 되는 것은, 이미 인도네시아 대학에서 언어, 경제, 의
학, 법률을 전공한 몇몇 한국인들의, 활발하고도 성공적인 활동이 새로운 패
러다임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다.
하여 학부모들의 소견 중“자녀의 모국어 어휘력 부족”에 대한 걱정은 시
간이 해결할 것으로 여기며, “영악스럽지 못한 것에 대한 염려”는 그냥 미소
로만 답하게 된다. 오히려 타국의 환경과 현지 문화 경험, 그리고 타국인의
부와 가난에 대한 간접 경험, 갖가지 봉사 체험 등으로 아쉬움을 대체하고도
남을 것이라 여기게 되는 것이다. 하물며“국내보다 현저히 적은 청소년 위
해환경”,“ 경쟁의 소용돌이를 비켜가는 여유로운 시간 운용”,“ 상대적인 순
수함”등의 평가와“인도네시아 생활 중 가장 큰 소득이 있다면 자녀교육”이
라는 결론 등에서는 함께 기꺼워하며 감사할 뿐이다. 특히 진학한 대학에서
적응기를 거쳤거나, 사회에서 연륜을 쌓아가는 시기의 당사자들이 인도네시
아에서의 수학을 마음 깊이 감사하며 생활한다고 하니 이 어찌 기쁜 일이 아
니겠는가?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인도네시아가 한국인들에게 선호하는 교육 환경이
되기까지는 매우 실질적인 배경이 있다. 2000여 한국학생들이 글로벌 인재
로 성장하고 있는 그 이면의 절대적인 축은 가정교육, 즉 학부모들의 열정과
노력이다. 초, 중, 고의 교육비로는 국내와 비길 바 없이 높은 수업료를 기꺼
이 지출하면서 자식을 훌륭히 키우겠다는 부모들의 일념 하나로 자녀들에게
여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던 것이다. 하여 인도네시아 한인사
회 교육문화를 살펴보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것은“한국인의 우수성”이
다. 어떤 악조건이라도 거뜬히 이겨내고 아름다운 성공을 일구는 한국인의
의지와 노력, 그리고 능력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잊지 않고 함께 나누어야 할 부분도 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최소
한의 교육비 지출조차 어려운 환경에 처한 우리의 이웃들에 대한 배려이다.
한 때의 어려운 처지가 배움의 시기에 있는 학생들에게 오랜 아픔으로 남지
않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교육을 말할 때 흔히 쓰는 단어가“교육지백년대계(敎育之百年大計)”이다.
교육이란 백년을 내다보는 큰 계획, 또는 백년을 한결같아야 비로소 성과를
올곧게 드러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어제가 한결같고 오늘과 내일이 한결같
아야 한다는 것은 곧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자기 삶을 주도해야 한다는 말
과도 다르지 않다. 사람은 평생 교육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타
국에 살면서 가르쳐야 하고 배워야 하며, 또 조화해야 한다. 한결같은 노력으
로 한결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설문에 응해주신 많은 분
들께 감사드린다.
이 내용은 2010년 6월 5일 인도네시아 한인교민방송 K-TV에 <손인식의 영상문화칼럼>으
로 방송되었으며, 한인뉴스 2010년 8월호에 실렸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