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아 거북아! (UJ, G 여행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데사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11-10 17:06 조회2,103회 댓글0건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417002
본문
기와 모서리처럼 땅을 내밀어 놓은 것이 거북이를 위한 방파제일까?
백마보다 더 힘차게 해안을 달려온 파도가 자지러지는 곳은 바로
거북이가 알을 낳는 백사장(Area Pelestarian Penyu)이었다.
파도는 그렇게 부지런히 하얗고 고운 모래를 밀어놓고 조용히 사라져갔다.
스러질 듯 바통을 이어받으며 숨 가쁘게 달려온 이유리라.
자갈이 섞이지 않은 고운 모래만 두텁게 쌓인 곳,
그러고 보니 알의 천적 갈매기도 없다.
포구가 있고 고기잡이배도 있는데 갯냄새도 나지 않은 맑은 지역,
비밀스럽게 산란을 하고 싶은 거북이,
비밀스러운 곳에 알을 감추고 싶은 거북이의 본능,
이슥한 밤중에만 산란을 하는 이유가 거기 있을 것인데
또 그 틈을 파고드는 사람들의 호기심.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자연을 거스르는 사람들의 횡포.
모래 위에 드러난 거북이 발자국.
마치 트랙터의 바퀴 자국 같았다.
마치 트랙터의 바퀴 자국 같았다.
100kg 전후의 육중한 몸을 이끌고 거북이는 그렇게 바닷물이 닿지 않을
높은 곳에 산란을 하기 위해 고행의 길을 걸었다.
거북이 산란 모습.
맑고 영롱한 알,
엉덩이를 씰룩거릴 때마다 탁구공만한 알이 몇 개씩 쌓였다.
한번에 약 80여개를 산란한다고 했다.
한번에 약 80여개를 산란한다고 했다.
거북이가 알을 낳는 순간에도
거북이 다리 사이로 손을 넣어 알을 수거하는 관리소 직원들.
알의 보호를 위해 부화장으로 옮긴다고 하는데,
일부 알을 판다는 이야기를 들을 터라
어찌 그리 그 손길이 미운지~
어찌 그리 그 손길이 미운지~
부화장에서 부화된 거북이 새끼들.
죽 늘어선 많은 부화막에서 하필 눈에 잘 보이는
하나의 부화막에서만 새끼 몇 마리가 보였다.
산란을 마치고 알을 보호하기 위해 모래를 덮는 거북이.
관리소 직원 손에 이미 자기의 알을 다 빼앗겼다는 것을 모를까?
거북이는 그저 무심히 모래를 덮고 또 덮었다.
무탈하게 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
새로 태어날 새끼들이 잘 살아주기를 바라는 기도가
거룩한 손짓과 발짓으로
밤바다 어두운 모래 위로 쌓이는데
밤은 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깊어갔다.
2015년 11월 10일
인재 손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