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에 드리운 기와 모서리(UJ, G 여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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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데사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11-10 15:57 조회2,942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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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jung Genteng, ‘기와 모서리’쯤으로 풀어야 맞을 것 같다
지도를 찾아보니 지역 이름이 그렇게 지어진 이유를 알 것 같다
인도네시아 자와 섬, 자카르타에서 남으로 방향을 잡아
인도양을 향해 달리고 달린지 무려 여섯 시간여,
바다를 만날 때쯤 다시 서쪽으로 조금 치우친 곳, Ujung Genteng
거북이 산란으로 유명해진 지역이다
여행이란 이름으로
먼 길을 가다가 멈추면 거기서 만나는 낯선 것들 모두 반갑다.
떠날 때 내려 놓은 마음 때문이이리라,
익숙한 것들에서도 탄성짓게 하는 것이 여행이다.
험한 산자락 밑 작은 오두막, 생의 흔적이 더 뚜렸하고
거친 해안가에 엎드린 지붕 위엔 습습한 바닷바람이 따가운 햇살에 몸을 말린다.
거기 그렇게 사는 이들의 삶, 그 마알간 가난은
왜 뭇 사람들의 가슴을 멍먹하게 위로할까?

갯내가 나지 않은 항구, 갈매기도 없다.
아이들 맑은 마음을 닮은 바닷물만
아이들의 조촐한 놀이가 되고 있다.
한 때 바다보다 큰 꿈을 꿨을 Villa Asaba Rand,
발길이 뜸한 객을 기다리다 지쳐
꿈이 지붕처럼 그렇게 허물어졌을까?
더 이상 버틸 꿈을 잃은 곳, 그냥 놔버린 곳에는
이름을 적을 일 없는 객들만 띄엄띄엄 발자국을 두고 가고
이야기를 잃어버린 수영장
기다림은 늘 그렇게 초록으로 시리리.
찾아오는 이 적은 Villa Asaba Rand 앞 해안,
세찬 바다 바람의 쉴새 없는 심술, 파도와 야자수는 피곤해도
숨소리 거칠어진 언덕 너머 해안이 고즈넉해서 그답다.
그래, 해안가 섬은 외로움이 커 보여야 그답고,
해안가 바위는 시달린 흔적이 깊어야 그다우리.
모든 것이 그다울 때 파도는 마음 놓고 출렁일 수 있고,
마음 편히 부셔질 수 있으리.
기다림은
늘 기다림으로
또 하루를 산다.
2015년 11월 10일
인재 손인식
댓글목록

통역컨설턴트님의 댓글
통역컨설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데사드림님의 댓글
데사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wolf님의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