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면 서고

눕히면 눕고

구부리면 굽힙니다.

덩어리로 뭉치기도 하고

판으로 납작 펴지기도 합니다.

불에 녹고

물에 잘리며,

풍상으로 부셔지니

마냥 차거운 것도 아니고

마냥 단단한 것만도 아닙니다.

철의 장막은

언젠가 뚫릴 것이고

쇠처럼 굳고 차가왔던 마음도

언젠가 사그라질 것임을

믿게 됩니다.

철!

사계절의 변모를

닮아있는 철입니다.

철!

사리를 분별하고

판단할 줄 하는 

철든 인생의 지혜를

철에서 발견합니다.

철이 없이 어찌 

높이 오를 수 있을 것이며

철이 없이 어찌

든든한 바탕을 이룰 수 있을까요.

철을 쓰며 

철을 알게 되고

철을 느끼게 되고

마침내 자신의 철을

돌아보게 됩니다.

9, August, 2012

인재 손인식의 필묵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