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무의 영국여행기 13 : 위대한 수도사들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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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데사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4-08-29 10:11 조회4,467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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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에딘버러 St Giles 성당>
시시로 기도할 수 있다면,
아니 삶이 기도라면 그 마음은 늘 평화로 넘치리라.
깨어있는 모든 순간이 기도라면 그에게는 항상 행복이 넘치리라.
기도 중에 오직 정의로운 기도에 전념할 수만 있다면 그의 삶은 항상 건강하고 아름다우리라.
세상의 올바른 기도는 모두 가장 순수한 것이고, 기도하는 순간만은
바로 그 마음이 천당이요 열반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성스러운 장소에 가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진리가 숨 쉬는 곳에 가면 자신을 되돌아보며 기도하게 된다.
신앙심이 깊지 않은 사람이라도 성소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마음을 다잡게 되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움직이게 된다.
<런던의 Westerminster 성당>
<런던의 Westerminster 성당의 위용>
우리 일행은 참 많은 교회를 탐방했다. 가톨릭, 성공회, 장로교, 감리교 등의 많은 교회들,
궁이나 성, 그리고 대학의 칼리지마다 반드시 자리하고 있던 아주 오래된 체플들을 돌아봤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이 탐방한 곳은 바로 교회일 것임에 틀림없다.
모두 놀랍고 감탄스러운 곳이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참으로 위대한 수많은 수도사들의 흔적을 만났다.
<세인트 앤드류스의 북해를 배경으로 선 15세기 성당 터.
주춧돌과 일부 기둥, 한쪽 벽만 남은 유적으로도 참 다양한 강론이 넘쳐나고 있었다>
수도사(Religious), 수도사들의 믿음과 노력, 실천의 힘이 그처럼 위대한 것인 줄은 미처 알지
못하던 사실이었다. 그들이 어떤 교파의 수도사였던 간에 그들의 업적은 오직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들의 믿음에서 나온 노력과 실천은 바로 영국에도 역사로 남아 있었고, 진리로 우뚝 서 있었다.
그들은 옥스퍼드나 캠브리지 같은 영국의 명문 사학 태동의 바탕이었고,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대 성전의 초석이었다. 그들은 여러 지역에서 학문과 예술을 이끌었으며,
대성당과 협력하여 학교를 세웠다. 관리와 귀족을 교육시켜 통치권의 강화를 도왔으며,
제도를 만들고 법전을 편찬하였다. 수도사들이 배출한 많은 지식인들이 국가 통치에 기여하였고,
왕을 보필하는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
<요크 민스터 성당 내부>
<수도사들의 다양한 복장(엔하위키 미러 차용)>
수도사들은 기독교 핍박으로 인해 속세를 떠나 거칠고 힘든 은둔 생활을 하던 유럽의 암흑시대에도
속세의 성직자들로 하여금 청빈과 봉사의 서약을 하도록 영향을 미쳤으며,
노인 보호, 보건, 긴급 구제와 같이 지역 사회에 필요한 봉사 활동을 펼칠 수도원을 세우기도 했고,
미개척 지역으로 선교사를 파견하는 수도원도 운영했다고 한다.
교회의 여러 가지 궂은 일을 도맡았는가 하면, 성물 등의 종교 관련 물품들을 만들고,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하기도 했다 한다. 농업에도 능숙하여 자체적으로 식량도 재배하고
포도주를 빚는 기술도 그들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요크 민스터 성당 스테인드 글라스> |
<요크 민스터 성당 천장의 아름다운 장식> |
물론 부정적인 수도사들도 없지 않았다. 십자군 전쟁 시기에는 기사나 군인을 겸하는
수도사도 많았고, 십자군 기사단의 경우 기사단원 전체가 수도사이기도 했음은 역사의 사실이다.
권력과 부에 동조한 수도원이 있었고, 행해서는 안 될 문란한 생활을 한 수도사도 있었다.
권력자들의 힘자랑이나, 부자들의 명예욕 따위와 함께한 사실도 역사가 말한다.
그 모두는 차라리 권력과 부, 종교와 예술이 아름답게 조화한 것으로 여기리라.
하여 그 안에서 열렸던 왕의 즉위식, 왕가의 결혼식, 귀족들의 무덤들과
조각상들의 수많은 이야기는 그냥 덮어두는 것이 더 나으리라.
<셰익스피어 무덤이 있는 성 트리니티 교회(Holy Trinity Church)>
그 모두는 행동으로 진리를 실천한 수도사들의 숭고한 뜻에 비할 바가 아니지 않는가.
성스러운 마음을 바쳐 일한 이름 없는 석공의 땀을 생각하는 것이 참다우리라.
교회의 높이나 넓이, 그 크기가 몇 번째인가를 따지는 것은 부질없을 것이었다.
내부의 화려한 치장, 가늠이 안 되는 천장의 높이. 섬세하면서도 화려한 조각과 장식들에
감탄만 하기보다는 그 역사와 의의에 고개를 숙이는 것이 더 나을 것이었다.
이제는 주춧돌만 남은 곳, 허물어지고 무너져서 일부 기둥과 벽만 남은 곳이
간직한 아픈 이야기마저도 안타까움 보다는 그렇게라도 남아준 것을
무한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아서야 옳을 것이었다.
<로마인들이 세웠다는 런던의 원형교회> |
<솔즈베리 성당의 위용> |
또 다시 한 생각이 인다.
‘여행이란 무엇일까?’ 시간과 돈을 들여 왜 떠나는 것일까?
사람과 역사에 대해 현장에서 진지하게 성찰하는 것이 여행의 중요한 목적일까?
여행은 정녕 다녀온 뒤 바로 하얗게 비워버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불쑥 인다.
아! 여행을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스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랴.
그래, 다음 여행지는 꼭 한자리에 오래 머물 곳을 선택하리라.
아무 생각없이 자연을 벗하여 싫도록 휴양이나 하다가 오리라.
댓글목록
詩人님의 댓글
詩人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시리즈,매번 댓글을 달진못하지만 흥미롭고 진지하게 읽고있음에 감사드립니다.저 또한 세계일주가 꿈이나 아직 이러고 있음이 부끄러울 따름이고 지속적으로 여행기가 나왔으면합니다.부러웁고 또 경외의 마음까지 듭니다.감사합니다
데사드림님의 댓글
데사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우선 감사드립니다.
누군가 읽는 것으로 고마운 마음입니다.
이런 댓글은 더 고맙지요.
큰 격려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울러 뭐 부러울 것 까지야 있을 것입니까만,
더구나 경외라니 어찌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꼭 세계 일주가 실현될 것을 믿습니다.
다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