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차_후기] 2019년2월3일 GN Pangrango(3,019M) 2개팀, 작성자: 최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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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총탁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8-03 20:38 조회573회 댓글0건본문
[산행 후기]
후기작성자 : 최명환
☞ 날짜 : 2019년 2월 3일
☞ 목적지 : Gunung Pangrango 3019m
☞ 경로 : Gerbang Cibodas~ Air terjun ~ Air panas~ Pangrango ~ 원점회귀 약 20km
☞ 참가자 : 10명
♣1팀 : 3명(탁총, 탁성인, 이진경) Air terjun
♣2팀 : 7명(회장님, 신풍우, 전장택, 김근영, 최명환, 배미향, 김현웅)
☞ 1팀 산행기록 : 선발 06:30~17:20 10시간 50분,
후위 06:30~ 19:00 12시간 30분
인니오름 2019년도 1회 정모. 3019m Gn Pangrango.
인도네시아에서 3천미터 이상급으로 2번째 도전하는 산.
우기에 진행하는 산행이라 걱정도 되고 사람들이 추천하지 않는 산이라 부담도 되고 입산금지 기간이라 마음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해발 2958m Gede 곁에서 묵묵히 도전을 기다리는 산으로 언젠가는 올라야함이 운명이라고 느끼게해준 봉우리. 그동안 모임을 잘 이끌어주시고 또 내 일정을 고려해주신 회장님과 총무님을 믿고 따라 나섰다.
4시에 아파트에서 총무님차를 타고 5시에 Ciawi휴게소 도착 후 Gerbang Cibodas 도착해서 산행시작이 6시 30분. 오래간만에 만난 근영형님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페이스 조절하며 등반 시작. Air Terjun갈림길에서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입산금지 기간으로 폐쇄된 등산로를 우회해서 돌파하고 해발 2400미터 야영장 지난 갈림길에서 처음으로 Pangrango길로 접어든다. 두려움반 설레임반.. 두 어르신과 후발대로 나서서 등반길에는 내가 후위를 맡았는데 시작부터 고목들이 길을 막아서 넘고 기고 유격훈련하듯 도저히 평범하게 갈 수가 없다. 인니산행의 특징 중 하나로 선두가 갈림길을 잘못 선택하면 한깔딱 길에서 헤쳐나오기가 난해해져 뒤통수가 후끈거리며 뒤따라오는 사람들한테 엄청 눈치를 받는다는 것. 조심조심..하산해서 밥먹을때 구박덩어리 밥 먹지 않으려면 잘 선택해야한다. 인니 첫산행때 고수님이 알려준 팁. "무조건 왼쪽". 거의 복불복이다.
등반에만 6시간이 넘게 걸리고 시간은 자꾸 지체되어 정상 700미터 지점에서 어르신들 대기 시키고 혼자 우선 정상 상황을 파악해본다고 올라서 선두 그룹과 합류해서 간단히 빵 한 조각 허기 채우고 정상사진 찍고 허겁지겁 내려오는데 집념의 개척자 정신의 어르신들이 기어이 올라오고 계셨다. 막내 현웅이 두 분들과 정상을 찍고 하산하는걸로 자원하고 우리는 하산 시작. 3시가 넘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날씨가 심상찮다. 하산길이 지리하다고 하더니 비 내리고 날이 어두워지면서 뒤쳐진 후발대의 조난 가능성이 걱정된다. 11시간 가까운 산행끝에 선두가 5시 20분 하산을 종료하고 총무가 잡아놓은 Kebun raya cibodas에 자리를 잡는다. 날이 어두워지고 후발대를 챙긴 현웅이가 돌아오고 최종 집결이 7시 20분.
정말 박수받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던 대단한 도전이었지만 한편으론 회원들 체력, 산행 경험, 날씨와 환경을 생각하면 일몰 후 복귀가 되지 않도록 시간안배가 필요한 일정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이번 산행을 통해 정말 대단한 여성 산악인 배미향씨를 다들 존경스럽게 바라보게 됐고, 결국 저녁식사 자리에서 인니오름 여성대장으로 추대되었다. 탁총이 준비한 족발, 오븐에 구운 닭과 맥주 한잔을 곁들여 즐거운 후일담과 인민재판도 있고, 피곤이 성취감으로 마무리되는 시간.
이 산은 척박하고 보리고개 넘어야해서 베풀수 있는 여유가 없던 우리 조상같이 가난한 산이다. 옷섭을 열어 보여주지도 않고 등반자가 숨고르고 쉬어갈 여유조차 사치로 만드는
옹졸함을 숨기고 있다. 심지어 정상에서도 내어 주는것이 없이 가만히 거만하게 서서 도전을 기다리는 오기와 도도한 자존심으로 차있다.
다음 산행을 Pangrango 찍고, Gede 경유해서 Putri로 "일타 쌍봉" 하자는 회장님의 말씀을 한쪽으로 흘리면서 이번 산행 정리. 대답을 안 했다. 사실..두렵다. 가까운 시일 언젠가 "이젠 뛰어야지?" .....하실것 같다.
Gede보다는 1.2배 정도 힘들고 Ciremai보다는 1.2배 덜 힘들었지만 3천미터 이상이 결코 쉽지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해준 산행이다.
이때까지도 우리는 그녀가 카메라용 모델인줄 알았다.
사진찍고 내려가실줄...그러나 그녀는 진정한 산악인. 태능선수촌? 공수특전단?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선두는 항상 회장님이..페이스 조절을 완벽하게 해주신다.
난 좌파라서 그런지 항상 좌경이다.
이렇게 등산로 폐쇄하고 입산금지 시켜 놓은 상태로 오가는 사람이 많으니 돌파하기가 난해하다. 음료수 파는 친구가 손짓발짓으로 막아 대는걸 미친척 외면하고 돌아 들어갔다. 덕분에 2팀 탁총은 소리 질러대는 그 친구 때문에 못 들어왔다고 한다. 다음에는 물한통 사줘야겠다.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 등반길에서 잠깐 열리는 Gede쪽 능선. Kawah(Crater)에서 화산가스와 함께 수증기가 나오는 장면을 나무와 구름사이로 살짝 보여준다.
언제나 젊으신 두분. 뒷산 오신 것 같습니다. 정말 웃고 계신것 맞죠?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