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차_1팀_최명환] 2019.12.22 구눙거데 & 빵어랑오 1타쌍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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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총탁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1-07 14:55 조회997회 댓글0건본문
* 2019 송년 산행 후기*
작성자 : 최명환
인니오름 밴드 내 원본 게시글 링크 : https://band.us/band/71518455/post/150
Pangrango(3,019M) & Gede(2,958M) 일타쌍봉(一打雙峰)
♤ 일자 : 2019 년 12월 22일 일요일
♤ 장소 : GN Pangrango & GN Gede
♤ 참가 : 회장님, 대장님, 최명환, 일종규, 육종규, 김현웅 6명
♤ 경로 : Gerbang Cibodas(1,250m 출발, 05:40) → Air Panas(2,100m,07:40, 누적 2시간) → 분기점(2,450m, 08:40, 누적 3시간) → GN Pangrango 정상(3,019m,10:20~10:40, 누적 4시간40분~5시간) → 분기점(2,450m, 11:40, 누적 6시간)
→ GN Gede정상(2,958m,13:20~13:55, 누적 7시간 40분~8시간 15분) → Alun-alun(2,700m,14:20, 누적 8시간 40분) → Putri 구간 하산(1,600m, 16:35, 누적 10시간 55분)
♤ 기록 : 총 23Km 이상, 1팀 소요시간 10시간 55분
□ Prologue
12월 4일, 4주간의 수감생활 중 딱 절반이 지났다. 몸도 정신도 적응기를 지나서 절반을 넘어간 시점의 나른함과 피로감이 몰려오는 시간의 저녁 한 시점, 전화가 울린다.
현웅이다. 순간 번뜩이는 예감. 오늘 회장님과 회동일.
그간 나에게 끝내지 못한 숙제, 2019년 7월 17일 인니오름 1차 일타쌍봉의 못다한 숙제에 대한 결재해지를 국제청 세금 미납분 연체 납부 고지하듯 차갑게 요구한다.
난 궁시렁궁시렁 핑계거리를 찾아 납부거부를 외치지만 나를 구원해줄 사람은 나 자신뿐임을 직감한다.
□ 결자해지(結者解之 )
12월 22일 일요일, 2019년 송년산행을 기념해 오랜만에 15명의 대규모 원정대가 꾸며졌다. 30대 중반의 젊은피 3명을 수혈해 평균연령 40대로 젊어진 인니오름은 패기가 넘친다. 오늘은 국립공원 입구부터 2020년 1월부터 우기 등산로 폐쇄를 앞두고 찾아온 산사람들로 가장 많이 붐비는 것 같다. 우기에 참 용감도 하다.
1팀 6명의 등반대는 다들 제법 단단히 준비를 한 결의가 얼굴에 묻어나온다.
특히, 회장님의 옷차림은…산악 마라톤…”형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는 말이 목에 걸렸다가 다시 들어간다. 반면2팀은 젊은피를 수혈해서인지 여유와 패기가 흐른다. 1팀이 먼저 출발하고 등산이 아닌 마라톤이 시작된다. 제법 빠른 템포에 휴식시간이 없이 단칼에 오른다.
Pangrango와 Gede 9시간 페이스로 조절하시는 회장님, 나름 시간계산을 해보지만 초반에 휴식시간을 줄여야만 오늘의 일정에 무리가 없음을 알고 있다. 12시 이후에 낙뢰와 폭우에 발이 묶우지 않기 위해서는 등반시간을 줄여야한다.
Pangrango와 Gede 분기점 2,450m 까지 3시간에 도착. 오늘따라 평소 등반객이 적은 Pangrango 길도 제법 산사람들로 차 있다.
정상에서는 인니 정부기관 단체 산행그룹과 개인, 그룹들이 어우러져 시장같은 분위기이다. 오늘 물 만났네.. 하루 Cibodas와 Putri 300명 씩 등반 허용인데 헤아릴수가 없는 인원이다.
회장님과 같은 복장의 쌍봉을 타는 별종 인간들도 오늘은 제법 보인다. 우리와는 복장이 다르다. 레깅스타입의 타이트한 바지와 트래킹화, 최소 생존장비만 등에 지는 마라톤 가방이 유난히도 화려하다. 물 한 모금의 여유로 인증 샷 후 다시 하산 분기점 도착하니 누적 6시간이다.
이미 가져온 산행간식을 다 소비했다. 그 동안은 가져온 초쿄바도 먹지 않고 내려갔던 적도 있었는데 오늘은 당 소비가 상당하다. 산대장님의 초쿄렛과 나의 초코바, 일종규님의 귤까지 남김없이 소비했지만 인니와서 쳐다보지도 않았던 팝미가 그립다. 정상에서 꼭 먹어야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숨을 고르고 등반을 시작한다. 이제 절반의 성공.
Gede 정상 목전의 Kawah 지점을 참으로 오랬만에 찾았다. 아름답다. 새롭다. 이 능선은 낯이 익으면서도 매번 어딘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내가 다른곳을 봐서인가 오늘은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Gede 정상에서 숨을 고르는 순간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팝미로 당 보충을 해야하는데 짖궂은 손님이다. 하지만 이 시간, 정상 정복까지 서두르지 않고 기다려준 하늘에 또 감사해야한다.
정상에서의 팝미는~ 컵에 채우는 물을 보니 입맛이 달아난다. 면만 먹었다. 다음부터는 간식을 꼭 챙겨와야겠다. 그동안 탁총무의 배려에 익숙해져서 나태해져 버렸다. 가방을 계속 가볍게 비우고 다니는 일에 익숙해졌었다. 일종규님의 구성진 가락으로 용기 충전하고 무릎을 올린다.
본격적인 하산길, Alun-alun을 걸어가며 한 고비가 찾아왔다. 아직 걱정했던 양 무릎은 버텨주고 있지만, 궂은 날씨가 체력소모를 더한다. 이런 와중에 아직도 육종규님은 부지런히 앞뒤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참으로 말없이 행동하는 일꾼이다.
궂은 날씨에 올해 마지막 산행을 위해 찾은 등산객들로 하산길이 길게 늘어선다. 급경사에 미끄러움을 감내하고 이들을 앞지르지 않으면 시간이 지연된다. 평소 시간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오늘은 11시간 안에 등반을 마치고 싶은 욕심이 난다.
Gerbang Putri Pos1에서 2팀과 조우한다. 반가운 얼굴들… 부지런히 발길을 나서서Gerbang Putri에 도착하니 딱 5분이 모자른 11시간이다.
내 욕심이었나….시간에 집착하다보니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2팀의 반가운 얼굴들을 천천히 보지도 못하고, 첫산행에 힘들어하던 젊은피에게 따뜻한 말한마디 응원 해주지 못했다. 1팀의 후발대 일종규님과 육종규님 노래도 한소절 거들지 못하고, 회장님, 대장님, 현웅이 위치 파악도 못했다. 집착은 이미 실패임을 깨달아야한다.
1년 반동안의 인니오름과 함께한 시간들… 스스로 따뜻한 여유와 마음이 아쉬운 결자해지.
함께 해 주신 1팀의 회장님, 대장님, 일종규, 육종규, 현웅님5분들과 2팀의 무한 후원 서태용회장님, 이박사님과 첫 Gede 등반을 하신 조사장님, 젊은피 3분, 캐릭터가 비슷한 kevin Cho, 준연씨, 대식구들 챙기고 운전하느라 물씬 양면 고생하시는 탁총무님 감사합니다.
인니오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