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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차_후기_이준연] 2019년11월17일 GN Ciremai 정상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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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총탁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1-29 10:11 조회1,477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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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 2019년 11월 17일

작성자 : 이준연

인니오름 밴드내 원본 게시글 링크 : https://band.us/band/71518455/post/144


#산행후기#

*일자 : 2019년 11월 17일

*장소 :  GN CIREMAI (3,078M) 정상등반

*내용 : 제 25차 인니오름 회원 참가 산행

*날씨: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써도 될 만큼 청명했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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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자와 지역의 최고봉!!! 순 고도차 2000M를 오르내리는…GN pangerango 난이도보다 1.2배 더 힘든 산행…

인니오름 창립 이후 2번 등반했고, 과거 등반 후기부터가 후덜덜했던..

지난 8월 화재 발생으로 등산로가 폐쇠되어 정상을 쉽사리 내 주지 않았던 GN CIREMAI “후발조” 후기 입니다.


*선발조 – 회장님, 대장님, 오동열사장님, 곽두건 사장님, 최명환형님, 박종규 형님

*후발조 – 탁총무님, 이준연


시작전부터 참으로 거창했던 산행이였습니다. 이렇게 떠들썩 했던 적이 없습니다.

서부 자와의 “최고봉” 이라는 수식어에~

8월 화재로 등산로가 폐쇠되고~

GN pangerango 보다 1.2배나 힘든 산행에~

함께 산행을 약속했었던 서태용 사장님은 갑자기 몸살로 참석을 못하시고~

모든것을 쥐어 짜내었다는 탁총무님의 과거 산행 후기는 제게 “산행포기”라는 생각을 일찍 부터 심어주었고 저는 애초에 GN CIREMAI에 갈 생각은 정말 눈꼽 만큼도 없었습니다.

허나 최근 아내와의 부부싸움으로 집에서 “탈출” 하고자 제일 마지막으로 산행 신청을 하였고 그때까지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다만 아내에게서 도망갈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었던것 같습니다.


자카르타에서는 명환형님이 차를 준비해주셔서 곽사장님과 함께 집결지로 출발했습니다.

곽사장님과 명환형님은 설레임반, 걱정반으로 토요일 오전 오후 시간을 잠도 못 주무셨답니다. 저는 토요일 오후에 푹 잤었지요..걱정이 없었거든요..

목적지까지 약 5시간의 여정동안도 곽사장님과 명환형님은 잠을 못주무셨던것 같습니다.. 

저는 코를 골고 숙면을 취했습니다.. 저는 정상까지 갈 생각이 단 1%도 없어서 아주 마음이 편했거든요…

원점 회귀라서 정말 아무 걱정 안하고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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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지점에선 늘~ 그랬듯.. 쿨하게 사진 하나 찍고 출발합니다.

첫번째 휴식처인 캠핑장까지는 1시간 10분정도가 걸렸고 정말 화창하고 선선한 날씨에 캠핑장 까지 가는 길도 너무 좋고 경치도 예뻐서 잠깐 가을 소풍온 기분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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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에 도착해서 1종규형님이 특별 찬조해 주신 전투식량을 먹었는데 입에 넣자마자 맛을 느낄새도 없이 녹아버렸습니다. 

회원분들 모두 커피 한잔 하고싶다는 눈치였는데 낭만도 없으신 회장님이 그냥 가자고 하셔서 식후 커피한잔할새도 없이 바로 출발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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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제일 앞…선두를 지키시는 회장님이 전혀 속도를 내지 않으십니다.

곽사장님도 오늘 회장님이 속도를 안내신다고 고개를 갸우뚱 하시네요… 2000M 지점까지는 뒷쳐지지 않고 따라 갈 수 있었습니다만, 회장님이 왜 속도를 안내시는지 의아했습니다..

혹시.. 나를 정상까지 데리고 가실려고?? 아…정말 부담스러웠습니다..

2000M 지점부터는 체력이 떨어져 자연스레 선발대와 후발대 (저와 탁총무님)으로 나뉘어졌고 2500M지점까지는 우째우째 큰 차이 없이 쫓아 갔습니다..


저는 2500M 지점에서 그만하고 쉴려고 했습니다…탁총형님께 먼저 올라가시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본인도 안가시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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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의 압박이지요…. 이게 참 무섭습니다…무언의 압박…

괜히 저때문에 탁총무님 산행까지 방해간다 싶은 생각에 조금만 더 올라가자 싶어 깔딱고게 직전인 2700까지 우째우째 가기는 갔습니다.

탁총무님이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인데….라면서 아쉬워 하시네요... 하…. 잘못 걸렸습니다.. 애초 저의 계획과는 너무 다르다고요…!!!

정상까지 300M가 남았는데.. 여기서부터는 대박입니다.

숨도 잘 안쉬어지고, 두통으로 머리도 아픕니다…

이게 고산병이라 하시던데 저는 숨이 턱까지 차서 탁총무님 애기가 귀에 안들옵니다.


200M 남았습니다… 정말 힘이 “하나도” 남지 않아 솔직하게 말씀 드렸지요… 

“ 형님~ 저 이제 진짜 힘이 하나도 없어요…”

“응~ 그래?? 잠시만… 너를 위해 준비했어…” 탁총형님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초콜렛을 꺼내시더니 씹어먹으랍니다.

초콜렛 파워로 50M 더 올라 갔지요.. 여기서 부터는 쥐어 짜낸다는 표현을 쓰겠습니다..

종아리에 쥐가 날려고 해서 주저 앉았습니다.

“잠시만~~ 지금을 위해 준비했어”.. 탁총형님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끌락띵뎅??(박카스) 를 꺼내시더니 마셔랍니다.

저 작은 가방에서 참 나오는건 많습니다…

정말 기어서 50M를 더 올라갔더니 이젠 정상이 정말 눈앞에 보이긴 했습니다만 단 한발짝 내 딛는것도 힘든 지경이 되었습니다.

탁총형님이 제가 메고 있던 가방을 달라고 하십니다. 안그래도 짐짝인데 더이상 짐짝은 되면 안되겠다 싶었지요.

사람은 아무리 힘을 쓴다고 해도 30%밖에 쓰지 않고, 남은 70%는 극한의 상황에서 쓸 수 있다는 애길 탁총무님이 하시길래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습니다.

정말… 이건 제 계획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지요.

그뒤로는 기억이 안납니다. 5M 가서 쉬고, 5M 가서 쉬기를 몇번 반복하며 겨우 정상에 갔더니 30분전에 도착하셨던 선발조분들이 “격하게” 맞이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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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의 느낌이요?? 기억이 안납니다. 제정신이 아니였습니다..

저때문에 단체 사진도 못찍고 기다리셨던 선발조와 얼른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서있기도 힘들었었네요.

추워서 겨울왕국 엘사공주같이 하얗게 질린 대장님 얼굴을 보니 참 죄송했습니다.

저는 조금 쉬었다 내려가는것으로 하고 선발조 먼저 하산 하였습니다.


너무 오래 쉴 수는 없었지요.. 선발조와 하선지점에서 까지 많은 시간차를 낼 수는 없었고..빨리 가서 맥주를 마셔야 하니까요.

10분 쉬고 하산하는데…정말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는겁니다.. 큰일났다고 탁총무님께 말씀드리니 선발조 가방에 있는 삶은 계란을 받아올테니 천천히 내려오고 있으라고 하십니다.

그떄 저는 기운이 1도 안남은 상태였습니다.. 분명 제대로된 길로 내려가는데…느낌이 싸~ 합니다..

분명 올라올때는 8월 산불이 난 곳으로 올라오지 않았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가 산불이 났었던곳 중간에 있는겁니다. 온통 불타고 남은 재 한가운데 제가 있습니다..

다시 왔던길을 올라가려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내려 가자 맘을 먹고 조금 더 내려가니 나무 덩굴때문에 한발짝도 내려갈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도무지 내려갈 길이 없어 나무를 다 때려부수고 있는데… 그때 저~ 멀리서 탁총무님이 저를 발견하신겁니다..

탁총무님 소리가 나는쪽으로 겨우겨우 나무 덩굴을 헤치고 이동하여 정상 루트로 복귀를 했습니다. 

빨리 찾아서 웃고 넘기는 에피소드가 되었는데…10분만 늦었더라도 참 아찔한 상황이 될뻔 했습니다.. 산이 왜 무서운지 몸소 체험을 했었네요..


그때부터 내려가다 보니 참으로 헤깔리는 갈림길이 꽤나 많이 보였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절때 나홀로 산행은 안되겠습니다.


2000M 지점까지 내려왔을때 3리터를 준비했던 제 식수는 바닥이 났습니다.

탁총무님이 마지막 남은 본인 물을 나누어 주시네요… 2000M에서 목을 조금 축이고 1500M지점에서 마지막으로 목을 한번 더 축이는것으로 겨우겨우 산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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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종료지점에서 명환형님이 맥주 한캔을 주셨어요… 그 맥주맛은… 말로 설명이 안되네요..

샤워후에 맥주 세캔을 연속으로 마시니 갈증이 풀렸습니다. 정신도 들었고요…

정신이 들어 애기를 하니 회장님이 산에서는 말이 없더니 산행후 뒷풀이때는 말이 많다며 한소리 하십니다.

산행중에는 숨이 차서 말을 못하겠다 솔직히 말씀을 드렸지요.ㅎ


산행지점까지 올때는 아무 걱정이 없어 숙면을 취했고,

자카르타로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기절했습니다. 눈떠보니 집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상에서 저를 기다리신다고 덜덜 떠셨던 선발조께 죄송하고..

길잃은 곰을 찾아주신 탁총형님께 감사드리며..

기절한 저를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신 명환형님께 이 글을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뒷풀이때 곽사장님께서 제게 첫 정상 정복의 느낌을 물어보셨지요?

죽는줄 알았습니다. 저 다시는 정상에 못가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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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아내에게 싹싹 빌고…

오늘 하루 휴가를 내고 맛난 브런치를 사 드리며 다시한번 사죄한 끝에 다시 산에 가도 좋다는 허락을 얻었다는 부부싸움 후기를 전해드리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후발조 산행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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