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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강진 현장] 내전 중 덮친 대재앙…숨기기 급급한 군정에 들끓는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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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회7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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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파괴에 통신두절 '악전고투'…초토화된 옛 왕조 수도 만달레이까지 15시간 차로 달려

여진에 기자 투숙 호텔서도 '대피령'…'반군 장악 진앙' 사가잉 취재 불가능

군정에 대한 주민 불만 고조…"군정은 권력 유지에만 혈안"


(양곤·짜우세·만달레이·네피도[미얀마]=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이거 어쩌죠. 만달레이로 가겠다는 차가 없어요. 다시 조금 찾아볼게요."


지난달 29일 미얀마 양곤으로 들어가기 위해 태국 방콕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양곤에 있는 한인 여행사와 통화할 때부터 이번 출장이 쉽지 않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미얀마 중부를 강타한 규모 7.7의 강진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미얀마로 급파됐다.


지진 직격탄을 맞은 미얀마 마지막 꼰바웅 왕조의 수도 만달레이의 참상을 직접 보고 기사화하기 위해서다.


평소 같으면 방콕에서 곧바로 만달레이로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었지만, 지진으로 만달레이 공항이 폐쇄되면서 미얀마 최대도시인 남부 양곤에서 차를 타고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진이 계속된다는 소식에 미얀마 운전기사나 가이드 등 누구도 만달레이행에 선뜻 동행하지 않으려 했다.


◇ 15시간 걸려 만달레이로…초토화된 옛 수도


어렵게 차와 가이드를 구해 30일 새벽 5시 양곤에서 만달레이로 출발했다. 평소 8시간 거리였지만 가이드는 최소 12시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걸린 시간은 15시간으로 예상을 뛰어넘었다.


양곤에서 수도 네피도를 지나 만달레이에 가까워질수록 고속도로 일부가 부서지거나 아예 끊긴 곳이 많았다. 그때마다 도로를 우회하며 북쪽으로 나아갔다.


만달레이에서 남쪽으로 40㎞ 정도 떨어진 짜우세에 도착하자 지진의 참혹한 피해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두세 집 건너 한 집이 무너졌고, 3층짜리 상가 건물도 주저앉았다.


약 70명의 어린이가 다니던 유치원이 무너지면서 10여명의 아이가 숨진 현장도 나타났다. 사고 현장에는 어린이 가방과 교재, 신발, 놀이기구들이 어지럽게 흩어있어 끔찍한 당시 상황을 보여줬다.


여진도 계속됐다. 밤사이 여진이 시작되자 숙박하던 호텔 직원은 방문을 두드리며 대피하라고 소리쳤다. 호텔 측은 비상사태를 대비해 층마다 직원들을 밤새 대기시키고 있었다.


날이 밝고 지진 후 첫 월요일을 맞은 만달레이는 오토바이를 타고 바쁘게 출근하는 시민들로 가득한 여느 동남아 도시와 달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 걸음만 다가가자 초토화된 도시가 모습을 보였다. 무너진 학교와 병원, 호텔, 아파트, 주택이 곳곳에서 흉물처럼 쓰러져 있었고, 사원과 옛 왕궁도 파괴된 상태였다.


무엇보다 참혹한 현장 옆에는 자리를 뜨지 못하는 유가족들이 있었다. 건물이 그대로 주저앉으면서 수십명이 매몰됐지만 장비가 없다 보니 매몰자를 꺼내지 못 해 유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 언론도 구호단체도 진입 금지…방치된 '진앙' 사가잉


전 세계 언론이 만달레이의 비극을 전할 때 정작 진앙인 중소 도시 사가잉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사가잉은 미얀마의 젖줄인 에야와디강을 사이에 두고 만달레이에서 서쪽으로 약 20㎞ 정도 떨어진 인구 약 30만명의 불교 중심지다.


하지만 사가잉의 피해 정도는 제대로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미얀마는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와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이 군정과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가잉은 반군이 장악한 곳이어서 언론은 물론 구호대나 인도적 지원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군정에 의해 통제됐다.


군정이 1일까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3천명에 육박했다고 했지만, 실제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사가잉 지역 피해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얀마 군정은 지진 이후에도 사가잉 지역을 폭격하기도 했다.


목선을 타고 에야와디강을 건너 사가잉 한 마을에 생수와 식품 등 생필품을 전달한 교민 김모 씨는 "마을 한 곳의 피해 정도를 들었는데 대충 세어 봐도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였다"며 "만달레이보다 완파된 집들이 훨씬 많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생수를 들고 가서 나눠주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사고가 날 뻔했다"며 "물이 없다 보니 아이들이 빈 생수병으로 강물 물을 떠다 먹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얀마 군정은 외신 기자들의 취재 허가를 거부하는 등 사고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기자도 사가잉 지역 취재는 불가능했다.


◇ 통제된 수도 네피도…사진 찍자 경찰 제지


지진은 수도 네피도도 피해 가지 못했다. 다만 군정의 심장부인 만큼 주요 시설에서는 빠른 속도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정부 청사와 의사당 등으로 이어지는 네피도 상징 야자 타니 대로도 지진으로 균열나 있었다. 하지만 갈라진 틈을 모래로 급히 채워 놓은 상태였다.


네피도 시내에 세워진 미얀마 국부 아웅산 장군 동상이나 네피도 분수 공원 등 유명 관광지에도 지진으로 파손된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다만 기자가 이 현장을 사진으로 찍으려 하자 경찰은 호각을 불며 사진찍지 말라고 제지했다.


현지 가이드는 "미얀마 군부 입장에서 네피도가 지진으로 파손됐다는 것을 외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네피도에는 CCTV가 많으니 차에서 내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차에서도 너무 대놓고 사진을 찍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네피도는 2005년 미얀마 군정이 전격적으로 수도를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곳으로 이후 왕복 20차선 도로나 화려한 의사당, 대통령궁, 관청 등이 들어선 곳이다.


하지만 급하게 도시를 만드느라 아직도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2021년 쿠데타로 재집권한 미얀마 군부는 외국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군부가 워낙 삼엄하게 주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도시라 '동남아의 평양'이라 불리기도 한다.


기자가 네피도에 입성할 때 총을 든 군인과 경찰의 검문을 여러 번 받았고, 그때마다 현지 가이드는 "휴대전화나 노트북을 사용하지 말고, 영어나 한국말도 하지 말라"고 경고한 뒤 군인에게는 "군 관련 업무로 왔다"는 식으로 둘러대 통과할 수 있었다.


◇ 들끓는 민심…"군부는 인간성 상실"


미얀마 현지 시민들과 만나서 이야기해보니 이들의 마음은 대지진으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봤다는 슬픔만큼 군정에 대한 불신과 분노로 가득했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는 어느 나라보다 기부 문화가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서는 정부에 기부하면 군정이 그 돈으로 무기나 사고 실제 피해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있었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모금하고 이 돈으로 직접 물건을 산 후 현장에서 필요한 이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만달레이에서 대학을 나와 양곤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A씨는 친구,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직장이 있는 양곤에서 차를 구해 물과 식량 등을 가득 싣고 만달레이로 향했다.


그는 "내가 직접 구호품을 사다 전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만달레이 주민 사이에서는 미얀마 군정이 이번 사건을 오히려 반군 퇴치의 기회로 삼고 기뻐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가잉은 반군이 점령한 곳이고, 만달레이는 2007년 군정을 향한 반정부 시위인 '사프란 혁명'을 일으킨 지역이다.


만달레이 주민 B씨는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에 대해 "그는 자기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만달레이와 사가잉 사람들이 죽은 것을 좋아할 것이다"라며 "그는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만난 대학생 C씨도 "군정은 지진이든 홍수든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자기들이 권력을 오래 잡는 것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시민들만 눈물을 흘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yna.co.kr/view/AKR2025040200320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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