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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을 초청해 놓고 방문반대 시위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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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요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6-11-22 09:24 조회13,9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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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드넷 인도네시아 통신원 린두알람님이 적으신 글입니다.
미국 부시 대통령이 와서 소식이 궁금했는데 자세히 적어주셨네요~
 
 
작성일: 06.11.21
작성자: 한상재(rindualam)
space_1.gif 드디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태운 에어포스 원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아시아지역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동남아시아에서 경제 및 군사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하여 어제 오후 3시 39분 베트남으로부터 자카르타 할림공항에 착륙했습니다. 할림 공항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과 미국 대사 그리고 공항 사령관의 영접을 받았습니다.

한편 인도네시아도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많은 분야의 발전을 도모할 목적이 있었고 그 목적이 서로 부합되었기에 정상회담을 하기로 외교적 약속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을 직접 인도네시아로 초청한 것이라고 콤파스 신문 논설은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이긴 하겠지만 무슬림 강경 조직들은 인도네시아 유도요노 정부의 필요에 대하여는 일체 함구한체 오직 시위와 반미 구호만 외쳐대고 있습니다. 손님을 초대해 놓고 방문 반대만을 외쳐대는 전국적 시위 모습이 너무 지나치다는 점을 지식인들이 확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할림공항의 VIP 실에서 미국 교민들과 잠시 환담을 나눈 후 부시 대통령은 마련된 헬리콮터를 타고 15분간 남쪽으로 비행하여 보고르 식물원 안에 급조된 헬리포트에 내렸습니다. 이미 유도요노 대통령은 손님 접대를 위한 준비 확인 차 하루 전날 밤 보고르 대통령 별궁에 나가 1박을 했습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와 미국간의 외교적 협력관계를 증진하려고 무단히 노력하는 모습의 일환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도합 약 6시간동안 짧게 인도네시아에 체류하면서 유도요노 대통령과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와 중동 문제, 테러와의 전쟁, 인도네시아의 교육 협력, 보건 특히 조류 인를루엔자 대책, 빈곤퇴치 문제, 부패와의 전쟁, 그리고 외국인 투자 정책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했습니다. 저녁 만찬회에는 인도네시아 석학 9명도 초청하여 양국간의 협력에 관하여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간담회까지 열어 양국간 이견들에 대하여 조율하려는 기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이슬람 강성 단체들과 대학생 등 수만여 명이 20일 부시 미국 대통령과 유도요노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20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격렬한 반미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 시위대는 이날 오전 호텔 인도네시아(HI) 분수대에 집결해 자카르타 대통령궁으로 가두시위까지 벌였는데 어린이와 여성들도 함께 참여한 이번 시위는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평화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한편 정상회담 장소인 보고르 시에서는 3천여 명의 시위대가 "전범" 혹은 "수배중"이라는 글귀가 적힌 부시 대통령의 사진 등을 들고 가두행진을 벌였으나 회담장소인 대통령 별궁까지 혹은 보고르 식물원까지는 접근치 못했습니다. 워낙 경비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었고 도로 자체가 전면 통제되어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물론 주변 상가도 문을 닫았고 보고르 식물원 주변을 순환하는 시내버스마저 하루 종일 통제되어 운행을 하지 못했습니다. 자카르타로 나가는 기차까지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공식방문을 앞둔 지난주부터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해 보고르, 메단, 반다아체, 말랑, 수라바야, 마까사르 등 10여개 도시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들이 미국의 대 중동 정책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에 항의하는 집회와 시위를 벌여왔습니다. 당일도 여전히 수많은 시위대가 항의대회를 열었습니다.

또 수십개의 이슬람 단체로 구성되어 있는 '통합 무슬림 기구 연맹이 3만여 명 가두행진과 시위계획의 일환으로 이미 1만5천명이 보고르 시에 집결했다는 발표를 함에 따라 인도네시아군과 경찰은 장갑차 등을 자카르타 주요 도로와 보고르 시에 배치, 테러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고라위 고속도로를 언제 어디서부터 통제할 지 모르는 수시 작전을 펼쳐 시위대의 활동을 사전 봉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시위는 보고르에서 그치지 않고 전국적으로 번져 가기 시작했는데 수도인 자카르타는 지난 19일부터 이틀동안 1급 비상경계령이 발효됐습니다. 특히 보고르 시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방문 기간 중 자살 폭탄 테러범이 반미. 반 부시 시위대에 침투할 것이라는 미확인 첩보를 입수하고 검문검색과 경계를 강화했습니다. 따라서 일반 시민들이 매우 불편해 했는데 너무 지나치다는 항의가 엘신타 교통방송을 통해 계속 흘러 나왔습니다.

그러나 경찰청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방문기간 동안 자카르타 주요지점에서도 매우 삼엄한 경계작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는데 특히 대통령궁과 미국 자카르타 대사관, 호텔인도네시아 로타리 등 주요 지점에 각각 500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하고 시위가 커지거나 폭동사태로 확대될 경우 군병력까지 즉시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 방문 당일에는 시내 주요 도로의 일부가 통제되기도 했는데 특히 맥도날드, KFC, A&W 등 미국계 패스트푸드점에 집중적으로 경찰을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지난 18일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알-카에다와 연계된 역내 테러조직의 공격위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테러 국제조직 제마 이슬라미야(JI)는 2002년 이후 자카르타의 호주 대사관 앞과 메리어트 호텔, 발리섬 짐바란 휴양지 등에서 약 240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낸 배후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6시간의 체류를 마치고 귀국하게 되는 부시 대통령은 21일 아침 9시에 할림 공항을 이륙하게 됩니다. 산만한 가운데 이뤄진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무슨 합의가 이뤄졌는지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없습니다. 다만 21일 아침 엘신타 방송에 의한 인터뷰에 의하면 미국 부시 대통령이 약속만 하고 지키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저녁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무슬림 지도자는 2002년 발리 방문 때 했던 약속을 아직도 실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볼 때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은 양국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신문들은 오직 무슬림 강경단체들의 반미 시위나 방문반대 시위만을 지나치게 의미를 두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특히 정치권의 야당이 부시 대통령 방문반대를 주장하려면 부시를 초청한 유도요노 대통령을 정치권에서 반박하던가 합당한 이유를 물었어야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치 부시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 오고 싶어 왔지 인도네시아로선 별 중요치 않다는 의식을 보인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외부에서 대규모 반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민주주의 발전과정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하면서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놀라는 표정도 짖지 않다고 1면 톱 기사로 실었습니다. 미국은 사스라든지 조류 인플루엔자 등의 세계적 문제에 대해 자신들이 공헌을 하면서도 혜택을 입은 나라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향을 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이번에도 조류 인플루엔자 문제와 교육개혁 해결방안 등을 미국에 부탁하면서도 한편에선 반미 시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집안에 손님을 초청하면 잘 대접하는 게 자바 사람들의 예의라고 생각해 왔는데 최근엔 그런 모습이 실종되어 가는 듯 한 느낌입니다.

린두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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