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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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kar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7-18 00:06 조회8,493회 댓글4건본문
자상낙원을 뜻하는 샹그릴라!
난 적어도 아프리카에 발을 디딧기전 까지는 그것이 아주 멀리, 아니면 꿈 솎에서나 볼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내 삶에서 "샹그릴라"는 항상 아득한 그 어떤 공간에 존재하는 신선들이 사는, 이외수 작가의 "벽오 금학도"에서나 존재하는 "무릉도원"이었고 내 생에서는 결코 도달해 볼수 없을 거라고 생각 했었다!
인니에서 이리저리 바쁘게 살며 십수년을 훌러덩 보내 버리고 나서야 가슴 한구석에서 조용히 일고있는 찬바람을 감지 할수 있었고 그 찬바람을 어떻게 진정 시킬수 있을까로 잠 못이루며 내 쉰 한숨들이 베란다의 화분에 심겨져 있던 이름모를 열대식물을 말려 죽이고 있을때, 시들은 그 식물의 잎위로 나즈막히 펼쳐지는 초라 하고도 허무한 말년의 흑백 파노라마에서 삶의 무상함과 앞날의 두터운 무게에 주눅들고 있을 즈음이면 그때는 어김없이 붉디붉은 석양노을이 서쪽 하늘을 서글프게 장식하고 있었고 내 손에는 사각얼음이 몇개 띄워진 싸구려 위스키잔이 들려 있곤 했었다!
무질서한 도로,
부정한 경찰,세관,이민국,노동청..
대기오염,
관리들의 지독한 관료주의,
더러운 시장,
끔찍한 빈민가,
물난리,
인니인들의 지독한 땀냄새,
황당하게 올라가는 물가,
외국인에겐 불안 하게만 느껴지는 치안,
불공정성,
현지인들의 게으름과 잔머리,거짓말..
몰상식해 보이는 정치인,
빈부격차,
별로 먹을게 없는 요리(튀기고 굽는것이 주로)
비위생적인 포장마차,
도심지 강에 떠내려가는 각종 이상한 오물과 악취,
쓰레기,
별로 라고 생각되는 문화,
자주 끊어지는 전기,수도,
많은 이유,
휴일에 별로 할게없고 갈곳이 별로 없는것,
어설프게만 보이는 보건소,병원,학교..(좋은것도 하나씩 있긴 하지만)
메말라 보이는 정서(자기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상식 이하의 황당한 민원처리(다 그런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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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하기 시작하니 밤을새도 부족할것 같다!
우연한 기회에 위에 열거한 것들로부터 자유로운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된거라고 착각을 하고 있었다, 적어도 비행기가 착륙한후 역추진음을 고통 스럽게 토해내기 전까지는 ...
아!
하나님 아버지!
지난날의 오만함과 방자함을!
감정의 사치를 바라옵건데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의 샹그릴라를, 무릉도원을 그리 힘들지않게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찿아 버릴수 있었다!
아! 영광의 인도네시아!
그곳에서 살고 있을때는 전혀 몰랐었는데..
한번씩 대한민국이나 필리핀을 왔다갔다 할때는 몰랐었는데..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를 왔다갔다 할때는 정말 까마득히 몰랐었는데...
불만 스럽기만 하던 인도네시아의 모든것이 그립기만 하다!
위에 주절주절 나열한 모든것들..그것들이 최악 이라고 생각 했었는데..부끄럽다!
진짜 최악은 여기에 다 있는것 같다!
검은대륙 아프리카!
내눈에 비취는 최악속에서도, 그래도 허연 이를 드러내고 웃고있는 유난히 엉덩이가 튀어나온 진짜 진짜 검은여인의 길게 늘어진 귀가 그옛날 지구촌 오지탐험이란 TV프로를 떠올리게 한다!
이제 다시 인도네시아에 가게된다면,
버스웨이 옆자리 현지인의 이상한 땀 냄새도 향수로 맡을수 있을것 같으며,
입국시 이민국 직원에게 정말 기쁜 마음으로 인사를 건넬수 있을것 같고,
지저분한 재래식 시장을 가서도 감사한 마음으로 물건값 한푼 깍지 않을 것이다!
노동청에서 뭐라뭐라해도 기분이 전혀 나빠지지 않을것 같고,
기름값이 또 올라도 그건 당연한 거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고,
도로가 막히면 기분좋게 라디오를 즐기게 될 것같다!
이제 인도네시아에 가면 쓸데없이 감상에 빠져 베란다에서 똥폼잡고 위스키잔을 들고 서 있지도,석양이 뭐 어쩌고 하는 일도 없을것 같다!
아!
간사한 자여,그대 이름은 인간이다!
...
...
그나저나 정말 갈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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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seawolf님의 댓글
sea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열심히 인도네시아에서 일하다가..
공장이 인건비나 기타 여건 따라서..
아프리카로 옮길건뒤..따라 갈꺼냐?
그럼..진짜 고민될듯..--;
sulaiman님의 댓글
sulai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작한지 얼마 안되다 보니 여기 생활이 불편함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는 참인데...
일체 유심조라~~. 감사합니다
열공모드님의 댓글
열공모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짜 최악은 여기에 다 있는것 같다!
검은대륙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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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계시다는데욤~~~ -.-
젊은여행님의 댓글
젊은여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 Subetai님 한국에 계신가봐요.. 그럼 곡차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