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 최원금 선교사(자카르타 밥퍼해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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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7-27 17:14 조회1,104회 댓글0건본문
나는 인도네시아와 인도네시아인을 사랑한다. 그래서 1994.1.24에 인도네시아에 선교사로 왔다. 벌써 인도네시아 생활이 28년 6개월이다. 살아가면서 문화차이가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그 중 하나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Boleh'라는 단어였다. 현지 사역자가 열심히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었다. 그가 늘 컴퓨터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나는 힘들게 컴퓨터를 준비하여 그를 만났다. 나는 내심 '꼭 필요한 것이다. 감사하다'라고 말할 줄 알았다. 그런데 'Boleh’라고 말하는게 아닌가!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줘도 된다'는 허락, 허용의 말이다. 비슷한 여러 경우에 ‘Boleh’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보면서 어휘에서 나온 문화차이임을 경험했다.
‘자바 우체부길’ 탐방을 마친지 2주가 되었을 때 사공경원장(한인니문화연구원)의 “양승윤교수 북콘서트(2022.7.4)” 초청을 받았다. 두권의 책의 출판기념회였다. 책 제목은 KEBUDAYAAN INDONESIA DI MATA ORANG KOREA(한국 사람의 눈으로 본 인도네시아 문화)와 PEMAHAMAN BUDAYA
KOREA DAN INDONESIA(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문화이해)였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에 대한 문화를 이해 할 수 있는 좋은 책이 출판되었다니 얼마나 감사한가? 더구나 ‘자바 우체부길’ 탐방을 통하여 인도네시아 문화이해에
대한 갈급 함이 있던 터라 출판의 기쁨을 함께 하기 위하여 무조건 참석하겠다고 신청했다. 드디어 7월4일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우리 부부는 개회 시간보다 1시간 일찍갔다. 저자이신 양승윤교수님과 사진도 찍고 대화도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양교수께서 두 권의 책을 선물로 주셨고,
개인적인 질문도 했다. 그런데
양교수님은 질문에 답하는 것 외에는 별로 말이 없는 분이셨다. 실은 조금 당황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분의 눈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간격을 좁히고자 평생을 애써오신 집념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더구나 이 책은 인도네시아어로 출간되었고, 한국에서
한국어로도 출간할 계획이라고도 하셨다.
북콘서트에 40명 정도 초대한다고
했는데 80명은 더 참석한 듯했다. 반은 인도네시아 인들이었고 인도네시아어로 진행되었다. 학계, 문화예술계,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창, 등 여러 분야의 분들이 함께했다. 양교수님 말씀하시는 순서가 있었는데 한마디 한마디에 간결함과 힘이 있으셨다. 칠십대 중반의 나이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이런 열정과
집념 때문에 인도네시아사를 비롯하여 인도네시아 정치, 문화, 역사에 관한 100여권(공저 포함)의 책을 쓰셨나 보다. 이번 북콘서트 두 권의 책은 보화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의 간격을 좁히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된다. 요사이 나는 틈틈히 이 두 책을 읽고 있다. 인도네시아인을
아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인도네시아 문화를 알게 될수록 이들과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더 사랑스러워진다. 행사에는 Angklung(앙끌룽) 연주회도 있었다. 전문가의 연주에 모두가 감동했다. 더 감격스런 일은 참석한 모두가 알끌룽을 연주에 임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그룹별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어 연주하면서 한국-인도네시아가 하나가 되는 밤이었다. 북콘서트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양국간의 문화 이해를 통해 더 가까워지려고 애쓰는 한국교민과 인도네시아 지식층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이 행사에서 알고 지내던 UI대 교수 3명도 만나게 되어 기뻤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한인니문화연구원 사공경 원장님의 애씀이다. 북콘서트를 위한 일체
행사 준비를 땀흘려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인니문화연구원은 우리 교민 사회의 보배라 생각했다. 한인니문화연구원은 여러 문화예술활동을 개최하여 인도네시아 이해를 위한 귀한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인도네시아는 살수록 더 매력적인 나라이다. 더 많이 인도네시아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인도네시아를 알아야겠다는 각오를 하며, 행사 장소인 Dia.Lo.Gue (그대, 너 그리고 나)의 의미도 새겨 보았다.
나는 몇 년 전 양승윤 교수가 번역한 <막스 하벨라르>(물타뚤리 지음, 공번역 배동선)를 읽으며 공의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도 만나게 되었다. 네덜란드의 한 용감한 식민정부 관리가 자국과 식민지 토착지배층의 횡포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고발문학이었다. 양승윤 교수의 이 두 책이 <막스하벨라르> 처럼 날카롭고 예리하게 두 나라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나아가서 우리와 그들이 더욱 가까워 지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
행사 후 며칠 뒤 Metro TV News 에서 아나운서는 “다양한 나라의 젊은이들에게 사랑받는 한국의 음식, 의복, 문화예술은 인도네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양승윤 교수는 인도네시아와 한국에 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KEBUDAYAAN INDONESIA DI MATA ORANG KOREA>와 <PEMAHAMAN BUDAYA KOREA DAN INDONESIA>라는 두 권의 책을 집필했다.
양승윤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인도네시아 대학에는 한국어 전공자가 많지만 언어를 배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도 전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인이 보고 이해하는 인도네시아인의 일상을 소개하고, 음식, 교육, 사회, 문화 등 다양한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 인도네시아인의 사회문화적 삶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었다.
오프닝 때 앙끌룽 연주로 “Indonesia Raya”와 우리나라 “애국가”를 제창하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가슴에 손을 올리던 경건한 장면을 나는 오래도록 기억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