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대회_후기] 2018년12월2일 GN Gede Pangrango, 작성자: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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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총탁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8-03 16:30 조회746회 댓글0건본문
#대회참가후기
일시:2018년 12월 2일 06시
장소:Gn.gede~pangrango 일원
내용:9시간10분 동안 울트라 산악마라톤 대회 참가 25km완주
현수막 앞에서 한컷....대회라는게 실감난다.
물도 지돈 주고 사 먹어야 하는대회에서 이런 세심함이란...
갑자기 국가대표가 되어버렸다...ㅋ
출발을 기다리는 건각들...몇몇 규격외 인간들이 보인다.
CP1 그래도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다.
CP1에서 돌아오는길 pangrango정상
CP2 alun-alun에서 대회진행요원들과 함께
CP2에서 다시 올라오는길에 gede정상...사진으로 봐도 맛이 갔네
흩뿌려지는 꽃가루를 맞으며 골인....누가 보면 우승 세러머니인듯...ㅋㅋ
인도네시아에서 참가하는 첫번째 공식 산악마라톤 대회다.
그나마 코스가 익숙한 gede~pangrango구간에서 치러지는 대회지만 긴장이 되는것은 어쩔수가 없다.
예정에 없었는데 탁총과 디안이 같이 동행하겠다고 해서 적지않게 안심이 된다.
3시에 집을 출발하여 5시 조금 넘어 대회장소에 도착 race pack을 인수하여 배번을 꺼내는데 헐~~태극기가 떡하니 박혀있다.이런 장소에서 태극기라니...갑자기 사명감 같은것이 스멀스멀 삐져나오는듯 하다.
국민교육헌장 세대의 어쩔수 없는 숙명이리라.
출발을 기다리는 주자들 속에서 같이 몸을 풀어보는데 하나같이 군살없이 탄탄한 몸매에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간간이 보이는 여성 참가자들의 두꺼운 허벅지는 그들이 얼마나 준비를 많이 했는지를 대변해 준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름 국가도 부르고 식전행사를 거쳐 6시 조금 넘은 시각에 카운트 다운...스타트!!!
Air panas도착(1시간 40분)
출발지점이 매표소보다 훨씬 아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소보다 15분 정도 빠른 페이스다.
여기까지는 다른 주자들도 안정적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무리지어 나아간다.
Gede-pangrango 갈림길 도착(2시간)
야영장 바로위 갈림길에서 진행요원이 pangrango방향으로 안내해준다.이 코스는 상당히 급경사가 많고 낮은 포복을 여러번 해야하는 지형이라 체력소모가 많으니 페이스 조절에 유의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서 주자들의 간격이 상당히 벌어진다.
그 와중에 나는 상당수 많은 주자들은 추월하며 전진한다.
오늘 참가자들을 보면 거의 전부가 2~30대 어린 친구들인듯 하다.레이스 내내 지나치며 보았지만 도대체 나이 든 사람을 찾아볼수가 없다.
마주보며 하는 인사의 대부분이 om semangat이다.
한국 마라톤 대회에 나가보면 내 나이정도는 발에 채이듯 널려있는데....ㅠㅠ
그래도 이렇듯 젊은 사람들과 경쟁하는게 나도 그들의 젊음에 동화되는듯 하여 기쁘고 즐겁다.
Pangrango 정상 도착(3시간 20분)
출발하여 한번도 쉬지않고 정상까지 비교적 빠른시간에 도착했다.
1차 check point를 찍고 돌아오는 주자들이 아직은 많지 않다.
지금까지는 뒤로 쳐지지는 않은듯하다.
정상을 지나쳐 100m정도의 아래에 있는 CP1에 도착하여 바나나에 쵸코바까지 허겁지겁 먹어치운다.
잠시 휴식을 취한뒤 다시 pangrango정상을 거쳐 하산한다.
다시 갈림길 도착(4시간 40분)
올라오는 길에 많은 사람을 추월하였는데 내려오면서 꼭 그만큼의 추월을 당한다.
나이가 드니(?)평형감각에 문제가 있어서인지 급경사에서는 도저히 속도를 낼수가 없다.
내리막에서는 속도가 빠르다 하여 체력소모가 더한것도 아닌데 저절로 브레이크가 잡힌다.
날다람쥐처럼 가볍게 풀짝폴짝 뛰어 내려가는 젊은 사람들의 등짝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수 밖에...ㅠㅠ
이혜경 선생이 소싯적에 날라다녔다는데 아마도 저런 모습이리라..ㅋ
Gede정상 도착(6시간)
갈림길에 도착하여 신발끈을 다시 한번 조여매고는 gede로 방향을 잡는다.
이제 서서히 체력이 고갈되어감을 느낀다.속도가 나지 않으니 추월을 하지도 못한다.
그래도 쉬지않고 천천히 능성까지 올라 음료를 파는 간이매점 앞에 철퍼덕 주저앉는다.
배낭에 준비해간 사과가 있는데도 그거 꺼낼힘도 없다.
잘라서 파는 수박 두조각을 싹 발라먹고 물도 벌컥벌컥...잠시 체력을 회복해 본다.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뚜벅뚜벅 한걸음씩 도장을 찍듯 오른다.지루하지만 한결같이...우생마사라 하지 않았는가...ㅎ
하지만 마음은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불안감이 커져간다.
CP1은 pangrango정상에서 얼마 내려가지 않는 지점에 있었고 체력에 여유가 있는 시점이라 별 문제가 없었는데 만약 CP2가 gede정상이 아닌 alun-alun이면 이건 거의 죽음이다.
CP2(alun-alun)도착(6시간20~25분)
어째서 슬픈예감은 틀리지를 않는것일까...앞서가는 주자가 정상 바로 앞에서 alun-alun방향으로 획 꺽어져 내려간다.
쉣!!! 이런 뭐 같은 경우가....이성은 거부하는데 몸은 그냥 관성적으로 앞 주자의 뒤를 따른다.
진행요원들의 열광적인(?) 응원속에 CP2에 도착 주최측에서 준비한 귤을 너덧개 우적 우적 씹어먹으며 기운을 차리려 애쓴다.
이제 체력은 완전히 바닥난 상태라 남은 레이스를 어떻게 해야할지 암담하다.
바닥에 앉아서 gede정상을 바라보는데 그 높이가 그렇게 까마득할수가 없다.꼴랑 300m정도인데...
진행요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다시 가방을 둘러맨다.
다시 gede정상 도착(7시간)
명환씨가 했던 말인거 같다.너무 힘이 들어 유체이탈을 한거라고...다시 gede정상으로 오르는 그 구간이 딱 그랬던거 같다.
지금도 그 구간을 어떻게 올랐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Cibodas 결승선 도착(9시간 10분)
탁총한테 8시간 정도면 내려오지 않겠냐고 했는데 gede정상까지 벌써 7시간이 흘렀다.
코스맵에 대한 정확한 정보 파악없이 안이하게 대회에 임한 결과다.
그래도 9시간 안에는 도착할수 있지 않을까 또 다른 희망을 품어본다.
gede는 pangrango만큼 경사가 급하지 않으니 좀 더 속도를 낼수도 있을것이고...나름대로 계산서를 뽑아들고 다시 한번 힘을 내어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 계산속에는 air panas에서 내려오는 구간 우기의 돌 계단이 빠져 있었다.
언감생심 달리기는 고사하고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게 초집중을 하면서 빠른걸음으로 내려올수 밖에 없다.
지리하게 이어진 돌계단을 내려와 산 초입에서 결승선까지 평탄한 구간에서 화풀이 하듯 전력질주를 해본다.
많은 사람들의 격려의 박수와 환호속에 디안이 뿌려주는 꽃가루를 맞으며 골인!!!
그렇게 또 하나의 참가대회가 끝이 났다.
순간순간 엄습해오는 고통과 절망감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무사히 완주하게 되어 감격스럽다.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텨준 다리가 고맙고 대견하다.
다음 반둥대회에서도 준비를 잘해서 좋은결과를 얻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