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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가게는 환경 운동과 공익을 실행하는 것으로 이웃에 대해 우리가 스스로 자선을 베풀 수 있다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 아름다운가게 |
[사회적기업 탐방 ⑬] '참여와 변화'의 철학으로 나아가는 '아름다운가게' |
| 효율성 추구하는 마인드 가져…"스스로 정비하고 노력해 글로벌 구호단체 될 것" |
[프라임경제] "우리의 기본철학은 '그물코 철학'이에요. 나 또는 너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같이 잘살 수 있는 공존사회를 만들자는 거죠. 꼭 돈을 많이 버는 누군가가 기부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 개개인 모두의 참여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 우리 운동핵심입니다."
아름다운가게는 처음 참여연대 안에 있던 대한사회팀으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일주일에 2번 정도 진행되던 바자회에서 시작됐다. 이후 많은 자원봉사자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좋을지 고민하던 끝에 지난 2002년 10월 1호 매장(안국점)을 시작으로 현재 130호 매장까지 개설된 상황.
찬바람이 강하게 불던 지난 19일 장한평역 8번 출구 인근에 있는 '아름다운가게' 본부를 찾았다.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는 아름다운가게 중앙본부에서 박병혁 정책국장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사회적기업의 역할과 목표를 들어봤다.
◆'두 마리 토끼' 잡아…함께 하는 이들 모두 '천사'
재단법인인 아름다운재단 산하에서 비영리 단체로 운영되던 아름다운가게는 2008년 행정안전부 소관 비영리 법인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로 완전 독립해, 현재 정직원 400명을 두고 있다.
처음부터 아름다운가게는 헌옷을 비롯해 △책 △의류 △주방·가전제품 등 중고 물품을 기증받아 자원봉사자가 손질해 가게에 유통했다. 자원봉사자와 구매자들을 모두 천사로 호칭하고 있는 아름다운가게는 크게 활동천사와 기증천사, 구매천사로 부른다.
"아름다운가게는 처음부터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됐기 때문에 시민들의 참여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에서 시작했어요. 비록 처음에는 이걸 가지고 사업이 될 수 있겠냐, 매장과 기증 차량 등 필요한 게 많을 뿐더러 헌 물건 팔아서 사업을 유지할 수 있겠냐는 평가가 대다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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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기증으로 이뤄지는 아름다운 가게는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운영되고 있다. = 선재영 기자 | 하지만 아름다운가게는 수많은 불안요소들과 부족한 점들을 사회와 기업, 시민들의 참여로 극복하는 것은 물론,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아름다운가게는 무조건적인 참여유도 보다 기업이면 기업, 시민이면 시민에 맞는 맞춤형 참여방법을 고민하고 추구했으며 '당신의 옷 한 벌 기증이 세상을 변화시킵니다'라는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즉 시민들이 기부한 물품들이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또 다른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자원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 아름다운가게는 매장 1곳당 급여노동자 1명과 자원봉사자 20~40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자원활동센터에서 3차례 교육을 받아야만 자원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다. 수도권지역은 안국동에서, 그 외 지역은 지역본부중심으로 교육(이론교육 2번, 현장경험 1번)이 진행된다.
"사실 아름다운가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기적인 기증인데, 기증이 규칙적이지 않아요. 하지만 8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 즉 천사분들이 계시기에 우리가 꿈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고 그분들 역시 즐겁게 일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아름다운가게를 일반단체이면서 동시에 사회적기업이라고 정의 내리며 자신들이 추구하는 경영방법은 '두 마리 토끼'라고 전했다. 이는 '혼합경영'으로 한쪽에서는 나눔을 실천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업마인드를 갖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투명성' 최우선의 덕목…미래에 대한 투자 아끼지 않아
아름다운가게는 초기부터 제3세계 국가와의 공정 무역에 주목했다. 2004년에는 '아름다운커피'를 론칭하며 네팔로부터 커피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원두가 아닌 생두를 수입해 직접 가공하는 것은 물론, 네팔사람들에게 커피전문가가 직접 찾아가 가공하는 방법을 교육시켜 더 좋은 원두를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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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네팔에는 3호점까지 도서관이 있으며, 오는 2014년까지 6호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 아름다운가게 | "현재 네팔에는 3호점까지 도서관도 있는데 내년에는 6호점까지 늘릴 계획이에요. 커피수입을 네팔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네팔을 첫 주자로 선정했죠. 이후 아시아지역 중심으로 더 늘릴 예정입니다. 재사용가게 경우에는 미국 LA에도 있는데 다음 대상은 인도네시아로 정했어요."
이처럼 아름다운가게는 나눔과 순환을 실천하기 위해 △재사용 나눔가게 △공익캠페인 △자선·나눔 사업 △자원활동 △아름다운나눔장터 △공정무역 △재활용디자인사업 △국제지원 모금사업 등의 사업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익상품의 경우 매장 130호를 운영할 수 있는 거대한 유통망을 이용해 판매처를 찾지 못한 사회적기업 자활기관 등에서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가게는 수익금을 본부에서 직접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각 매장별로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수익나눔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수익나눔위원회는 지역위원회가 있고 중앙에서 전체를 관할하는 수익나눔위원회가 있어요. 전체를 관할하는 것은 배분이 어떤 사업영역으로 쓰일 것인가를 고민하고 판단하며, 실제로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수익나눔을 하는 분들은 매장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추첨을 통해 매번 바꾸고 있어요."
아름다운가게 본부에서는 현재 정기적으로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1년에 두 번 수익나눔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장에서는 수시로 배분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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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기업이나 공정무역, 자활단체, 장애인단체 등에서 개발된 상품을 판매하고, 소비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는 상품을 말한다. = 선재영 기자 | 이와 함께 아름다운가게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춘 사회적 기업가의 활동을 위해 다각도로 지원하는 '뷰티풀 펠로우(Beautiful Fellow)'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사회적기업의 창업을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사회적 기업가, 즉 사람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는 사회적기업의 맏형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기업가에 대한 지원이 결국 우리 사회 미래에 대한 좋은 투자라고 생각해요. 한두 번 실패로 좌절하거나 조급하게 성공하려는 의식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키워나가도록 하기 위해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특히 아름다운가게는 시민과 함께하는 사회적기업이기에 '투명성'을 최우선 덕목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그들은 자사 홈페이지의 '아름다운 가계부'라는 섹션을 통해 매출수입 및 지출 내역을 모두 공개했다.
"투명하지 않으면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요. 또 시민들도 신뢰를 잃으면 끝나는 거죠. 다른 형태 기업들이 우리를 시기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고 그만큼 자신 있기 때문에 공개하는 거예요.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나 다름없어요."
그는 아름다운가게의 한 해 매출액은 평균 175억원 정도지만 순이익에 해당하는 40억~45억원 규모를 모두 수익나눔에 쓰고 있으며, 올해는 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작할 땐 두려워하지 마라"…지역사회 커뮤니티 형성할 것
한편, 박병혁 정책국장은 사회적기업을 시작하려는 또 다른 이들에게 두려워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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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가게 박병혁 정책국장. = 선재영 기자 | "사회적기업을 처음 시작할 때 될까 안 될까를 고민하고 두려워해 접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마음을 버리면 열려있는 것이 많아요. 우리가 많은 기업과 개인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하는 일이 자랑스럽고 떳떳했기에 상대방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결국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분명한 자기 확신이 있을 때 출발 하는 것은 물론, 많은 분들을 찾아 조언을 구하고 비슷한 사업을 벤치마킹해 구체화 시키는 게 중요했던 것.
마지막으로 박병혁 정책국장은 "10주년이였던 지난해까지 운동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세계적인 NGO가 되자는 목표의식이 있었다"며 "아름다운가게의 나눔과 순환운동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 게 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올해는 내수나 경영환경을 다지며 하반기에는 앞으로 성장할 부분을 마련하는 시기가 될 것 같다"며 "아름다운 가게는 매장을 통해 지역사회 커뮤니티 형성 및 활성화로 지역 마을처럼 움직이는 것을 꿈꾸며, 그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