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에게 보내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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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지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9-06-29 08:23 조회4,146회 댓글5건본문
세상에
이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 살 것 같던 날들 흘러가고
고민하던 사랑의 고백과
열정 모두 식어가고
일상의 반복되는 습관에 의해
사랑을 말하면서
근사해 보이는 다른 부부들 보면서
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옛사랑을 생각하면서
관습에 충실한 여자가 현모양처고
돈 많이 벌어오는 남자가
능력 있는 남자라고 누가 정해놓았는지
서로
그 틀에 맞춰지지 않는 상대방을
못 마땅해 하고
자신을 괴로워하면서
그러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귀찮고 번거롭고
어느새 마음도 몸도 늙어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아
헤어지자 작정하고
아이들에게 누구하고 살 거냐고 물어보면
열 번 모두 엄마 아빠랑
같이 살겠다는 아이들 때문에 눈물 짓고
비싼 옷 입고
주렁주렁 보석 달고 나타나는 친구
비싼 차와 풍광 좋은 별장 갖고
명함 내미는 친구
까마득한 날 흘러가도
융자받은 돈 갚기 바빠
내 집 마련 멀 것 같고
한숨 푹푹 쉬며 애고 내 팔자야
노래를 불러도
어느 날 몸살감기라도
호되게 앓다보면
빗길에 달려가 약 사오는 사람은
그래도 지겨운 아내, 지겨운 남편인 걸...
가난해도 좋으니
저 사람 옆에 살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하루를 살고 헤어져도
저 사람의 배필 되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시든 꽃 한 송이
굳은 케익 한 조각에 대한
추억이 있었기에..
첫 아이 낳던 날 함께 흘리던
눈물이 있었기에..
부모 喪 같이 치르고
무덤 속에서도 같이 눕자고 말하던
날들이 있었기에..
헤어짐을 꿈꾸지 않아도
결국 죽음에 의해
헤어질 수밖에 없는 날이 있을
것이기에..
어느 햇살 좋은 날
드문드문 돋기 시작한
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다
다가가 살며시 말하고 싶을 것 같아
그래도 나밖에 없노라고..
그래도 너밖에 없노라고..
댓글목록
앞으로뒤퉤님의 댓글
앞으로뒤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표현하지않는 삶은 그 자체가 너무 건조하지요.
저 또한 무슨죄를 그리지었는지 지금 고생 엄청 합니다.
그땐 그걸 몰랐지요..이제는 알것 같습니다.
맘속 깊히 숨겨둘 필요없다고..항상 내맘을 표현했어야 했다고...!
너무 늦었지만... 긴 후회가 남았습니다..쩝~
땡벌님의 댓글
땡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지골님과불곰님때문에 내가 요즘에 반성많이 합니다.
마눌한테 지은죄가 많아서 요즘은 두배 세배로 잘할려 노력합니다.
아직도 사랑한다.좋아한다는 말을 하기가 쑥스럽고 창피하지만...
얼른 전화해서 말해 볼라요~ㅎㅎ
영감님의 댓글
영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구!!! 내도 5살난 아들 장가 갈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글을 잃으며 가슴이 쏴~해지고 머리가 텅 비어지는 느낌은 무엇일까요???
남자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말로 표현 안하고도 느낌으로 알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남사스러워서 말로 표현 하기가 좀 그랬습니다.
근데!!! 이글을 잃고나니 좀 마니 생각을 해야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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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골님의 댓글
산지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궁!!
아들 장가 보내면 갈라 설라 캤는데
이글 보고 느낀점 많아 함 생각해 볼라꼬 퍼 왔슴당.
회원님들은 어떠셩 ㅋㅋㅋ
coco님의 댓글
coc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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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글로 표현하는 일이
때론 어색하고 쑥스럽고........
그래서 입을 닫고 살면서
상대방이 다 알고 있겠지....하지만
모르는 경우가 허다 합니다.
"살아온 날" 보다 앞으로 "살 날"이 적게 남으신 분들......
남은 시간 헛되이 보내지 맙시다.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표현하고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