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 선정을 할 때에는 다음 세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테니스 실력, 둘째는 복식게임을 위한 전술적 능력, 셋째는 파트너를 대하는 태도이다.

파트너는 그 테니스 실력이 나와 비슷하거나 좀 더 잘하는 사람이라야 좋다. 파트너사이에 실력차이가 너무 크면 팀플레이가 어려울 뿐 아니라, 실력이 낮은 사람이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되어 전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불리하다. 파트너와의 실력차이가 너무 심하면 잘하는 사람이 때로는 약자 파트너의 몫까지도 처리하려고 무리를 하다 실점할 수가 있다.

서로 실력이 비슷하면서도 서로 파트너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기를 지니고 있으면 아주 바람직하다. 이를테면, 스트로크를 잘하되 발리에 약하면 발리를 잘하는 파트너를, 포핸드는 잘 하지만 백핸드가 약하면 백핸드를 잘하는 선수 또는 (내가 오른손잡이일 경우) 왼손잡이를 파트너로 삼으면 좋다.

둘째로, 복식파트너는 팀플레이에 필요한 전술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 자기 혼자 힘으로 포인트를 따려기 보다는 파트너와의 협동작전으로 포인트할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후위에 있을 때에는 모험적인 개인플레이를 하기 보다는 자기 파트너가 끝내기 샷을 할 수 있도록 찬스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반면에 전위에 있을 때에는 자신에게 오는 찬스 볼을 어느 곳으로 어떻게 주어야 하고 어디로 주어서는 안되는지 알아야 한다. 또한 파트너의 위치 이동에 따라 자신이 어디로 움직여야 하며, 상황에 따라 어떤 구질의 볼 (예: 높은 볼? 짧은 볼, 톱스핀? 슬라이스? 드롭샷? 로브? )을 주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판단력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파트너의 성격 내지는 태도이다. 팀플레이는 전술적인 면 뿐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도 서로 호흡이 잘 맞아야 효과적이다. 팀플레이에는 별 관심이 없거나 파트너와 작전을 짜고 게임하는 것에 소극적인 사람, 너무 간섭적인 주장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 파트너의 제안을 수용하기에는 너무 자존심이 강하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파트너로서 곤란하다. 그런 사람들은 설사 개인기가 뛰어나도 팀플레이로 게임의 승부가 좌우되는 복식게임에서는 불리하다.

상대방의 표적이 되고 있는 플레이어는 포인트메이커 또는 찬스메이커인 자신의 파트너의 작전지시에 충실해야 효과적인 팀플레이가 가능하다. 특히 상황에 따른 위치이동에 관한 지시를 잘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약자는 기술적 자신감이 부족하여 자꾸 뒤로 물러나는 경향이 있고, 그럴수록 상대방에게는 더욱 좋은 구멍이 된다. 발리기술이 좀 부족하더라도 네트에 가까이 있으면 상대방에게는 커다란 압박을 줄 뿐 아니라, 거의 언제나 네트보다 높은 볼을 발리하게 되므로 발리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만일 자신은 팀플레이보다는 개인플레이에 익숙한 편이고, 파트너의 작전지시를 받는 것이 심리적으로 불편한 스타일이면, 팀플레이를 하려고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처럼 아무 말 없이 나름대로 열심히 개인플레이를 하는 사람과 파트너가 되는 것이 도리어 낫다.

좋은 파트너는 성격이나 정서적 면에서 최소한 파트너에게 게임중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정도의 안정감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습관적으로 자기가 실수를 자주할 때 스스로 성질을 부리는 언행을 한다던가, 파트너가 실수하면 화를 내거나 상대방도 들리게끔 파트너에게 코칭하는 등의 태도는 파트너를 불안하고 기분 상하게 만들 뿐이다. 그렇게 되면 파트너는 팀플레이에 집중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게임을 하면서 불필요한 말을 자꾸 해 댄다던가, 라인콜이나 스코아에 있어서 자기중심적인 시비를 자주 일으키는 사람, 일반적으로 공을 치는 매너가 야비하거나 장난스러운 사람도 파트너로서는 적절치 않다. 그런 파트너에 대해서는 불안감과 창피감을 느끼게 되어 협동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복식 파트너는 동업자이므로 어떤 상황하에서나 그 태도가 서로 신뢰하고 협조적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잘했을 때에는 물론 서로 손을 마주쳐 격려해야 하지만, 실수를 했을 때에도 그렇게 해야 하고, 파트너가 지난 실수를 마음에 두지 않고 곧바로 그 다음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에 또 그런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고, 이번에는 이런 식으로 해 보자’는 등의 제안을 해주면 새로운 주의집중에 도움이 된다.

요컨대, 복식게임의 파트너로는 개인기의 면에서 자신과 비슷하거나 다소 우위에 있으면서 서로 보완적인 선수, 복식 게임의 전술에 익숙하며 개인플레이보다는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선수, 그리고 성격이나 태도의 면에서 늘 파트너에게 신뢰감과 자신감을 주는 선수가 최적이다. 우정 때문에 파트너쉽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쉽이 있어야 참된 우정이 싹트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