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동호인 테니스는 90%가 복식이다. 좋든 싫든 누군가와 짝을 이뤄 경기를 해야 한다. 경기를 하면서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겸손한 사람, 오만한 사람, 잘치는 사람, 못치는 사람, 포핸드를 잘치는 사람, 서브를 잘하는 사람, 발리를 잘하는 사람, 화려한 사람, 무던한 사람, 노련한 사람, 막 시작한 사람, 마음이 여린 사람, 마음이 따뜻한 사람.... 셀 수 없다.

그러나 테니스를 게임에 임하는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승리하는 것.

여기에서 복식의 재미가 있다. 저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게임을 할 때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 확률을 최대화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에서 바로 팀워크의 중요한 요소가 나온다.

1. 유연성 (flexibility)

2. 반응성 (responsiveness)

3. 위치선정 (positioning)

개인적으로 이 세 가지 요소가 팀워크의 핵심이라고 생각이 되며, 테니스를 예를 들어 각각의 요소에 대해서 더 자세히 설명하고 변호사의 팀워크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설명하겠다.

1. 유연성 (flexibility)

개인적으로 테니스 복식은 2:2가 아니라 1:3이라고 본다. 즉, 나와 다른 3명의 시합이다. 다만 나의 파트너는 단지 나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을 뿐, 그렇다고 내가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법의 핵심은 파트너의 성향 및 실력도, 전체적으로 게임을 이기기 위한 하나의 요소로 고려하고 거기에 대해 미리 염두를 해둬야 한다.

예1) 파트너가 화려한 플레이를 좋아하고, 실수가 많은 경우 - 나는 밸런스를 맞춰서 되도록이면 실수를 줄이고, 견고한 플레이를 지향한다. 한편으론 파트너의 기가 살 수 있도록 파트너가 좋아하는 화려한 샷을 칠 수 있도록 셋업샷을 위주로 플레이 한다. 파트너의 실수는 아무렇지도 않도록 재빨리 넘어가고, 멋진 샷은 최대한 칭찬해주고 띄워준다.

예2) 파트너가 서브가 좋고 다른 샷은 약한 경우 - 내가 네트에 최대한 붙고 네트플레이의 범위를 넓혀 강한 서브에 의한 약한 리턴이 올 경우 이러한 공들을 공격적으로 처리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서브와 나의 발리에 대한 두 가지 부담으로 쉽게 무너진다. 이로써 서버는 서브를 넣은 이후의 샷에 대한 부담이 줄어 더욱 마음 놓고 서브를 할 수 있어 위력이 배가 된다.

-물론 위 두 가지 예는 전제가 필요하다. 예1)에서는 내가 견고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전제와, 예2)에서는 내가 폭넓은 네트플레이로 전환을 할 수 있다는 전제다. 이러한 점이 바로 유연성이다. 

즉, 팀워크를 위해서는 네트너머의 상대방 뿐만 아니라 파트너에 따라 자신을 유연하게 변화시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수 요소이다.

2. 반응성 (responsiveness) 

테니스는 반응성의 운동이다. 단순히 날아오는 공을 쳐내기 위해 신체를 움직이는 것 외에도, 인 플레이시 공의 위치, 파트너의 위치, 상대방의 위치에 따라 기민하게 반응을 해야 한다. 밑에서 다룰 위치선정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반응성은 반응의 신속성을 중요시 여기는 거고, 위치선정은 반응한 적절성을 중요시 여기는 개념이다.

반응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플릿 스텝'이다. 쉽게 말하면 공이 상대방 라켓에 타구 되는 순간 가볍게 제자리 점프를 뛰어 공이 어느 쪽으로 오든지 반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신속한 반응이 요구되는 구기 종목에서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기회가 되면 꼭 살펴보자. (예. 야구에서 내야수를 잘 보면 공과 배트의 타격이 이뤄지는 시점에 가볍게 제자리 점프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혹은, 축구의 패널트킥 상황에서 골키퍼는 키커의 발과 공이 접촉하는 순간에 제자리 점프를 한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맞는 순간에 공을 바라봄으로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함과, 또 하나는 그 순간 몸의 체중을 중화(neutralize) 시켜서 급한 순간에 어느 방향으로든지 몸을 움직이도록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위에서 파트너(혹은 상대방)에게 맞춰서 유연성있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거기에 따라와야 하는 것이 그에 맞는 신속한 대응이다. 짧은 한 경기에도 파트너나 상대방의 샷은 수시로 오르락 내리락 한다. 특히 동호인 수준에서는 어떤 때 서브가 갑자기 잘 들어가기도 하고, 혹은 더블폴트를 이어가기도 하고, 혹은 갑자기 백핸드 스트로크를 잘 치기도 한다.

이렇게 끊임없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유연성' 있게, 신속하게 '반응' 하는 것이 팀워크의 또다른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3. 위치선정 (positioning)

사각형의 코트와 네트가 있는 테니스는 위치선정이 상당히 중요하다. 자기가 위치 선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같은 구질의 공이라도 쉽게 혹은 어렵게 처리하게 되는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필요할 때에 필요한 장소에 가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건 일일이 글로 설명한 수가 없다. 다만, 수많은 시합 경험을 거치면서 몸으로 익히는 것이다. 즉, 머리로 알기 전에 몸이 반응할 정도가 되어야 아는 것이라고 할까?

예를 들면,

예1) 내가 친 공이 상대방 코트 한 가운데로 갔을 때, 이 때는 나는 신속하게 사이드가 아닌 센터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왜냐면 상대적으로 가운데 쪽으로 다시 공이 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예리한 각도를 줘서 코트 사이드 쪽으로 공을 쳤다면 나는 상대방의 타구 지점과 네트 정중앙을 연장하는 선상으로 자리를 이동해야 한다. (즉 내가 왼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을 쳤다면 나 본인은 오른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예2) 내가 네트가까이에 서 있고, 파트너가 뒤에 있을 경우, 상대방이 친 공이 내 머리위를 넘겼다면 나는 재빨리 내가 서있는 반대 사이드로 이동해야 한다. 왜냐하면, 파트너는 내 머리 위로 넘어간 공을 치기 위해 내 등 뒤로 이동했을 거고, 내가 그 자리에 계속 서있다면 파트너가 공치는 것을 방해하는 것도 되고, 우리가 일직선상에 있기 때문에 다른 쪽 코트가 비기 때문이다. 

즉, 팀워크를 위해서는 '유연성'을 가지고 신속한 '반응성'을 통해, 적절한 '위치선정'을 하는 것이 핵심요소다. 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