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첵이 나달에게 보여준 스포츠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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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5세트, 게임 스코어 5-6에 0-30.'
이쯤 되면 끌려가는 선수에겐 여유가 사라지게 마련이다. 까딱하다간 접전을 벌이고도 패배를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일 호주 멜버른에서 치러진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과의 호주오픈테니스 남자단식 2회전에서 딱 이 상황에 부닥친 팀 스미첵(112위·미국)은 아량을 발휘해 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나달이 서브를 넣는 순간 관중석에서 한 팬이 큰 소리를 질렀다. 집중력이 흐트러진 탓인지 나달의 서브는 폴트가 되고 말았다. 심기가 불편해진 나달은 소리가 난 쪽을 향해 '레이저 눈빛'을 발사했다.
반대로 스미첵에겐 나달의 폴트가 기회였다. 나달이 재차 서브에 실패하면 더블폴트를 저질러 스미첵이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 스미첵이 나달의 폴트로 보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나달의 다음 서브를 퍼스트 서브로 인정하겠다고 나서 굳어진 경기장 분위기를 풀었다.
결국 이날 스미첵은 나달에게 2-3(2-6 6-3 7-6<2> 3-6 5-7)으로 졌다.
나달은 "5세트 막판에 스미첵이 보여준 일은 정말 놀라웠다"며 "스미첵은 신사"라며 상대가 발휘한 스포츠 정신에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미첵은 "분명히 그 소리가 나달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을 것"이라며 "난 그저 바른 일을 한 것뿐"이라며 몸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