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때린 아버지를 위한 16세 테니스 소녀의 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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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2-18 11:11 조회5,760회 댓글0건본문
“우리 아빠는 짐승이 아니에요.”
테니스 경기에서 패한 뒤 아버지에게 맞았던 16세 소녀가 아버지를 변호하고 나섰다.
안드라다 수르데아누(루마니아)는 지난 2014년 11월 말 이스라엘 키리야트 시모나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마셜오픈에 참가했다. 8강전에서 다리아 크루시코바(러시아)에게 0-2(2-6 6-7)로 패한 뒤 그녀는 아버지와 심하게 다퉜다. 아버지가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리는 바람에 수르데아누는 코에서 피가 나 대회 의료진의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이스라엘 경찰에 체포됐다.
루마니아 언론은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자녀에 대한 학대가 큰 범죄이기도 하지만 ‘테니스 대디’의 폭력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끌었다. 테니스에는 어린 딸을 거칠게 다루는 아버지들이 적지 않다. 옐레나 도키치, 마리 피르스, 미랴나 루치치 등 세계적인 선수들도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다.
수르데아누는 2014년 12월 1일(한국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버지를 두둔했다. 그녀는 “우리 아빠는 짐승이 아니다. 내 코를 부러뜨린 것도 아니다. 그저 한차례 뺨을 때렸을 뿐이고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내가 아빠에게 소리를 질렀고 상소리를 했다. 나를 위해 희생하는 아빠에게 그래서는 안됐다. 아빠는 나를 때린 것을 후회하고 있고 나를 사랑하고 있다. 아빠는 경찰에 체포될 만큼 잘못한 게 없다. 사랑하는 아빠가 빨리 가족에게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썼다.
나중에 그녀는 루마니아 잡지 ‘프로 스포트’와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경기에 진 벌로 휴대폰을 압수하겠다고 해서 집어던졌고 그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아버지가 얼굴을 두차례 때렸는데 이전에는 단 한번도 자신에게 손을 댄 적이 없다고 했다. 그녀는 “이제 ITF가 아빠의 대회 출입을 금지하게 됐다. 나와 함께 대회에 다닐 수 없다. 나는 누구와 함께 다니고 어떻게 제2의 시모나 할렙이 될 수 있나”라고 호소했다. 그녀는 올해 ITF의 18세 이하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한 유망주다.
수르데아누의 아버지는 300유로(약 42만원)의 벌금을 물고 3일 풀려났다. 그는 악명 높은 테니스 대디들과는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 딸이 자국의 테니스 스타인 할렙처럼 되기를 바라는 열정이 지나쳐 이런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테니스를 위해 또래 소녀들이 즐기는 일상을 모두 희생한 딸에게 한 경기의 패배가 마치 인생의 실패인 양 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