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법정에 선 테니스 레전드 "나는 결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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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법정에 선 테니스 레전드 밥 휴이트(75)가 자신의 결백을 호소했다.
휴이트는 10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공판에 부인과 함께 출석했다. 그는 남아공에서 1981년과 1982년 당시 16세 미만이었던 각기 다른 두 명의 소녀를 성폭행하고, 1994년 18세가 안된 또 다른 소녀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호주 태생인 휴이트는 남아공 여자와 결혼해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앞서 열린 심리들에는 건강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그의 주치의는 그가 2010년과 2011년 심장 발작을 일으킨 이후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휴이트는 자신이 테니스를 가르치던 소녀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검찰이 최근 몇년간 여러차례에 걸쳐 TV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공표하면서 계속 말을 바꿔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나는 이 불명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휴이트는 1963년부터 1979년 사이에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등 모두 15개의 메이저 복식 타이틀을 따냈고 빌리 진 킹 등 유명 스타들과 함께 짝을 이뤄 경기를 했다. 그는 1992년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나 성폭행 혐의 때문에 2012년 헌액이 유보됐다.
이날 공판에는 첫 번째 피해자로 알려진 47세의 여성이 증인으로 나섰다.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는 그녀는 자신이 13세 때 한 리조트에서 휴이트에게 테니스를 배우는 동안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하며 그가 자신에게 보냈다는 편지도 공개했다. 휴이트는 이 여성에 대해 “나는 그녀를 친딸처럼 여겼다. 돌이켜보건대 너무 가까웠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 밖에서는 아동 학대에 반대하는 단체 회원들이 미성년자 성폭행자에게 종신형을 언도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휴이트가 우승 트로피를 받는 사진과 함께 ‘아동 학대라는 스포츠의 감춰진 수치, 얼마나 더, 얼마나 오래 계속되야 하나’라는 문구가 인쇄된 플래카드를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