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테니스단 해체 수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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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의 버팀목이 돼 왔던 삼성증권 테니스단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삼성증권 테니스단의 한 관계자는 27일 "내부적으로는 해체가 결정됐다. 공식 발표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어려워지며 조금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선수를 키워보자는 결론이 나왔다. 변화를 위해 테니스단은 해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소속 선수 및 코칭스태프와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두고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식 발표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며 "팀 해체에 따른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테니스 발전에 앞장서온 삼성증권 테니스단이 사라지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증권이라는 팀은 그동안 한국 테니스를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며 "이같은 팀이 해체된다는 사실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참담한 심정이다"고 아쉬워했다.
대한테니스협회(회장 주원홍)도 삼성증권의 해체를 인지하고 있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해체를 결정했다고 들었다. 팀 운영을 포기하고 선수 개개인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팀 해체가 테니스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협회는 끝까지 최악의 사태만큼은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삼성증권에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팀을 유지해 달라고 여러 차례 설득해 봤지만 삼성증권 내부 사정과 테니스계의 열악한 현실로 인해 더 이상의 만류가 어려웠다"며 "이형택 이후 뚜렷한 스타급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까지 구조조정에 들어가다 보니 더이상 테니스단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만 삼성증권이 테니스에 대한 지원을 완전히 끊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방식으로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후원을 하는 쪽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바람직한 방향으로 후속 대책을 내놓을 것이다. 논의가 마무리되면 내주께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테니스단은 1999년 삼성물산 테니스단을 인수해 출범했다.
이후 이형택, 박성희, 윤용일, 전미라, 조윤정 등 국내 최고의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테니스 발전에 커다란 업적을 남겼다.
현재 남지성과 장수정은 삼성증권 소속이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복식 금메달리스트인 정현(삼일공고)도 삼성증권의 후원을 받고 있다.
최근 삼성 스포츠단은 경영 상황 변화와 함께 구조조정을 위해 계열사가 거느리고 있는 산하 스포츠단 해체 등에 착수한 상태다.
1995년 1월 창단해 이듬해부터 전국체육대회 10연속 우승을 거둔 20년 역사의 삼성중공업 럭비단은 해체가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삼성증권 테니스단도 해체 1순위 팀으로 지목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