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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의 랭킹을 끌어 올리는 기술적인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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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8-05 09:53 조회3,7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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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은 뛰어 넘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을 굳이 되새김질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올해 19살, 약관(弱冠. 남자가 관을 쓸 나이가 되었다는 의미로 20세를 말함)의 나이에도 이르지 못한 정현에게 있어 이 말은 피하고자 해도 피할 수 없는 말이 될 듯 하다.
윔블던 주니어 준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가져다 주었던 주니어라는 딱지를 뗐다.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복식에서 임용규(당진시청)와 힘을 합해 28년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니어 자격으로 출전한 호주오픈 예선전은 이형택 이후 자력 본선진출의 희망을 갖게 했으나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하고 예선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그 경험은 랭킹 포인트 사냥의 약이 되기에 충분했다. 챌린저 대회에서 연속 8강진출에 이어 호주 론서스톤 단식에서 준우승을 하며 120위에 등극했다. 올3월은 챌린저 선수에서 투어 선수로의 도약을 위한 첫 번째 탈피를 한 달이었다.
 
IMG로부터 ATP 1000시리즈인 마이애미 마스터즈에 본선 와일드 카드라는 커다란 선물을 받아 출전했다. 본선 1회전에 랭킹 50위인 스페인의 마르셀 그라노예르스를 만났다. 그라노예르스는 단식 타이틀을 4개나 가지고 있고 2012년 단식 세계랭킹 19위까지 올랐었던 투어 11년차의 강자였다. 당시 121위였던 정현은 50위의 그라노예르스를 2:1로 격파해 버렸다. 처녀 출전한 투어 본선에서의 감격스런 첫 경험이었다.
 
그리고 2회전 상대로 하늘의 별과도 같다는 톱 10이내의 선수인 토마스 베르디흐(9위)와 붙었다. 정현이 랭킹 9위인 베르디흐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으나 전 세계 테니스인들에게 차세대 테니스 스타가 될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보름 후 열린 미국의 멘즈 클레이 코트 챔피언십에서 정현은 예선을 거쳐 본선에 자력 진출을 했다. 투어대회의 첫 자력 진출이었다. 비록 250대회였지만 어찌 보면 특혜라 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를 받고 본선 출전한 것과는 새삼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본선 1회전에서 자신과 같이 예선을 통과해 올라온 파쿤도 아르게요를 쉽진 않았지만 2:0 무실세트로 물리쳤다. 그리고 만난 상대가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스페인)다. 같은 오른손잡이보다 왼손잡이에게 승률이 낮은 정현은 왼손의 포핸드 강타자인 베르다스코와 1세트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비록 타이브레이크에서 지고, 2세트에서 다시 무너졌지만 정현은 베르디흐와 베르다스코와의 경기를 통해 충분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4월, 사라소타 챌린저에서 단식은 1회전 탈락했으나 복식에서 준우승을 한 정현은 미국에서 열린 서배너챌린저대회에서 제임스 맥기(169위, 아일랜드)를 결승에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서배너챌린저 우승은 정현에게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우승 랭킹 포인트 80점은 꿈과도 같았던 100위대 장벽을 깨고 라이브 랭킹 88위를 기록하게 만들었다. 이형택이 2008년 8월 18일에 98위에 진입한 이래 6년 8개월 만에 100위권 이내의 진입으로 테니스의 핫 이슈였다.
 
 정현의 1년은 멈출 줄 모르는 초고속 엘리베이터와 같았다. 오로지 가파른 상승만 있었다. 정현에게 IMG의 와일드 카드는 하나의 등대와도 같았다. 랭킹포인트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었으나 투어 무대에 발을 들여 놓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정현은 주어진 기회를 잡고 놓지 않았다. 19살인 정현에게 있어 톱 플레이어들과의 경기 경험은 스펀지처럼 몸으로 녹아 들었다.
 

정현, 2014년과 2015년 1년의 기술적인 변화들

 정현의 샷은 매우 안정적이다. 원래 정현의 샷은 꽤 안정적이었으나 지난해에 비해 포핸드, 백핸드는 물론 서브까지도 훨씬 안정되어 있었다. 지난해 부산오픈 경기를 보고 기자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고쳐야 할 부분 3가지를 언급했다.
 
   
정현의 서브는 지난해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여전히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그 첫 번째가 퍼스트 서브의 확률을 높이고 세컨드 서브의 속도를 높여라 였다.

지난해 정현의 퍼스트 서브 평균 속도는 180km/hr. 대였다. 세컨드 서브 속도는 이보다 40여 킬로미터 낮은 140km/hr. 였다. 올해는 스피드 건이 설치되지 않아 서브 속도를 측정할 수 없어 정확한 속도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세컨드 서브 속도가 확실히 좋아졌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속도의 증가도 있었으나 더 좋아진 것은 각도였다. 지난해에는 서브가 양쪽 라인 가까이 보다는 중앙 쪽으로 몰렸었다. 그러나 8강과 4강에서의 정현 서브는 지난해에 비해 확연히 사이드 라인과 센터 서비스 라인 가까이 붙었다. 정현의 서브가 좋아졌다고 느껴지는 것의 가장 큰 이유다. 서브가 센터 서비스 라인과 사이드라인에 가까이 붙을수록 리시버는 받기 어려워진다. 대부분의 서브 에이스나 서브 포인트는 탄착점이 T존(T-Zone) 이나 사이드라인 가까이 떨어지는 볼에서 나온다.
 
서브에 자신이 붙으면 서버는 볼의 탄착점을 T존이나 사이드라인에 붙이려 한다. 서브가 불안하면 이와 반대로 안전하게 서비스 박스의 가운데로 넣으려는 경향을 갖는다. 좋은 서브는 상대편이 받기 어려운 서브다. 가장 좋은 것은 ACE나 서브포인트다. 그 다음으로는 내가 3구를 치기 좋게 올 수 있는 서브다. 그것은 결국 퍼스트 서브는 ACE를 노리는 것이고, 세컨드 서브는 각도 큰 서브를 넣되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누차 언급했듯 정현의 서브는 여전히 세계적인 선수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정현의 서브 폼으로서는 플랫성의 강력한 서브를 중요한 포인트 때 넣기에는 좀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서브가 꼭 강력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기에 3구를 치기 좋은 서브를 더 연구 개발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언급했던 부분이 상대편이 흔드는 볼에 대한 대처능력이다.

정현은 라이징볼을 친다. 어느 정도의 랭킹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의 대부분은 라이징 볼을 친다. 그러나 정현은 그들보다 더 빠른 타점을 갖고 있다. 여기서 빠른 타점은 라이징볼의 타점을 이야기 한다. 많은 샷이 정점이거나 정점 이전에서 나온다. 이 부분은 지난해에도 언급했듯 정현에게 있어 매우 좋은 장점으로 부각된다. 빠른 템포의 라이징 샷은 그리 큰 힘을 쓰지 않아도 상대편에게 빠르게 볼을 보낼 수 있다. 상대편이 강하게 볼을 보내 올수록 랠리 속도는 빨라진다. 강하게 공격하는 선수를 베이스라인에서 수비하는 데는 더 없이 좋은 샷이다. 그러나 상대편이 볼의 강약조절을 비롯 슬라이스, 드롭샷 등 변화무쌍하게 변화를 주면 상황은 달라진다. 상대편의 힘을 역이용하여 또박 또박 안정적으로 넘겼던 볼을 이제 자신의 의지와 힘만으로 보내야 한다. 지난해에 정현은 상대편의 체인지 업이나 기술적인 샷에 수 많은 에러를 했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게임을 이끌어 가는 능력보다 상대편의 볼에 대응하는 능력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에 정현은 상대편이 흔드는 샷에 대해 꽤 많은 연습을 한 듯 하다. 상대편이 흔드는 샷에 흥분하지 않았다. 침착하게 끝까지 버티며 안정적으로 게임을 끌고 갔다. 8강전과 4강전에서 긴 랠리는 거의 정현이 포인트를 가져갔다. 지난해에 가장 많을 실점을 가져왔던 부분이 많이 개선됐다. 좋은 변화 중 가장 큰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졍현의 샷. 흰색 상의 2015, 청색 상의 2014
   
 
 
   
 
 
   
 
 
   
 
 
   
 
 
   
 
 
   
 
 
   
 
 
 
   
 
 
 
테니스에서 위닝샷을 내는 위치의 기본은 네트에 좀 더 가까이, 네트에서 좀 더 높이에서다. 보편적으로 공격적인 선수일수록 네트와 가까이 붙고, 수비적인 선수일수록 네트에서 더 멀어진다. 공격적인 선수일수록 높은 지점에서 타점을 잡고 수비적인 선수일수록 타점은 낮아진다.
   
▲ 타이밍이 늦어 살짝 중심축이 뒤로 무너진 모습이다. 이런 모습을 자주 보인다. 교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지난해에 비해 정현의 라이징 볼 타점은 조금 변했다. 지난해에는 급 라이징볼(힛샷.바운드 된 후 정점에 이르기 전 떠오르는 볼)을 꽤 많이 쳤다. 그 샷은 바운드 된 후 정점에 이르기 전에 빠르게 치는 볼로 불안전한 샷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바운드 된 후 치는 타점에 조금 여유를 줬다. 볼과의 거리를 좀 더 멀리 뒀다. 지난해에 바운드 후 임팩트 지점과의 거리가 짧았다면 지금은 적정 거리를 찾아가고 있는듯 보인다. 그것은 정현의 샷을 매우 안정적으로 변하게 했다. 긴 랠리에서도 에러율은 현저히 적어졌다. 부산오픈에서 긴 랠리는 거의 정현이 포인트를 가져갔다. 정현의 임팩트 지점을 볼의 궤도로 설명하자면, 예전에 비해 지면에 바운드 된 후 임팩트 지점이 조금 뒤로 왔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적인 선수들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좋은편이다. 그러나 종종 타이밍이 늦다. 포핸드에서 그 현상은 많이 나타난다. 정현이 백핸드 보다 포핸드에서 에러가 많은 이유다. 임팩트 타이밍이 늦게 되면 몸 가까이 볼이 붙게 되고 거리를 맞추기 위해 몸의 중심축이 뒤로 무너지게 된다.
 
   
▲ 백핸드 슬라이스 샷이다. 중심축이 잘 서있다.
 
정현이 포핸드에서 중심축이 뒤로 무너지는 현상은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위에서 언급한 볼이 바운드 후 임팩트 지점까지의 거리를 지난해 보다 멀리 두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여전히 자주 보이고 있다.  임팩트 시의 중심축은 곧바로 세워지면 세워질수록 좋다. 정현이 백핸드가 좋은 이유는 라이징 볼을 치면서도 중심축이 항상 제대로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백핸드 정도의 중심축을 포핸드에서도 갖고 간다면 정현에게 아주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투어 선수에게 있어 포핸드의 중요성은 백핸드에 비교할 수가 없다. 지난해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포핸드에서 임팩트의 위치 및 볼과의 거리, 타점과 타이밍을 더 조절할 필요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유연성이다. 지난해에도 정현의 유연성은 매우 좋다고 했다. 근력, 지구력, 유연성은 테니스 선수에게 있어서 뗄래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정현의 유연성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꽤 좋아 보인다. 발목의 꺾임은 유연성이 매우 좋은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의 발목이 꺾이는 정도와 흡사하다. 또한 몸통의 회전 역시 매우 좋다. 187cm 85kg(신체검사에 대해 들었는데 기자가 미처 기록하지 못해 부정확하다)의 신체적인 조건은 외국의 선수들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키가 작으면 파워와 서브에서 불리하고, 너무 크면 순발력이 떨어지는데 테니스하기에 좋은 체격을 가졌다. 지난해 1백위권 이내의 선수들의 신장을 분석해 본 결과 185~190cm의 신장을 가진 선수들이 가장 많았다. 
 
   
▲ 정현의 발목은 매우 좋다. 샷을 친 후 리커버리(다음 샷을 치기 위해 좋은 자리로 되돌아 오는 것)를 위해 네트 방향을 위해 놓은 오른쪽 발끝, 그리고 내측 복사뼈가 바닥에 닿을 정도의 유연성은 좋은 샷을 위해 필수 조건이다.
 
 성인 남자는 20대 초반부터 신체적인 쇠퇴기가 시작 된다고 한다. 이제 19살인 정현의 몸은 여전히 성장단계다. 생리학적으로 완전한 성인의 몸이 되려면 성장이 멈추고 단단해져야 한다. 우리 몸은 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어 갈 수록 유연성은 자연적으로 떨어진다. 정현의 유연성이 아직 성장단계여서 좋은지, 아니면 유연성 운동에 의한 것인지는 두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정현의 샷 동작을 보면 현재 좋은 유연성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지금과 같은 유연성을, 아니 더 좋은 유연성과 근력을 가지기 위해 스텝들과 상의하면서 테니스에 좋은 몸을 꾸준히 만들어 나가야 한다. 좋은 근육은 유연하면서도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근육이다. 기술의 완성은 좋은 몸에서 나온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 훌륭한 스텝진, 그리고 선수의 땀은 결코 성적을 배신하지 않는다. 정현은 지금 우후죽순처럼 실력이 성장하고 있다. 이형택 원장은 “지금 정현이 매우 잘 하고 있고 더 높은 랭킹으로 올라 갈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지금은 선수들이 정현의 장·단점에 대해 잘 모른다. 챌린저 선수에서 투어 선수로 진화하고 랭킹이 상승하게 되면 선수들끼리 상대 선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진정한 경쟁은 그때부터다”라고 이야기 했다.
 
   
▲ 정현은 이미 볼이 자신의 옆을 지났음에도 뒤 쫓아 갔다. 상대편 코트로 넘기지는 못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은 높이 사고도 남는다.
 부산오픈에서 정현은 많은 것을 보여줬다.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승패 자체보다 어떻게 이기고 졌는지가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해야 할 기간이 많은 선수에겐 훨씬 더 중요하다.  위닝샷이라 생각할 정도의 루카스 라코의 강한 포핸드 샷을 따라가 받아 넘기는 수비력, 자신의 옆을 이미 지나 가버린 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쫓아가는 모습 등은 정현이 앞으로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 훨씬 많겠다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했다. 지금의 성적 보다는 미래의 성적을 위해서 꾸준히 매진하길 바라 마지 않는다. 아직 약관의 나이도 안된 정현이 우리나라의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는 수 많은 날들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 정말 멋진 포핸드 샷이다. 세계적인 선수는 물론 챌린저 선수들도 이런 모습을 보일 때 있다. 이런 멋진 샷이 자주 나오느냐, 어쩌다 한번 나오느냐의 차이일 뿐. 그러나 그 빈도수의 차이는 랭킹 차이만큼 크다. 라코와의 경기에서 정현은 정말 멋진 포핸드 다운더 라인 위닝샷을 쳤다.
 
   
 
 
   
▲ 사이드로 빠져나가는 서브를 블로킹 리턴하는 모습이다. 정현의 리턴은 강하지 않았지만 베이스 라인 깊숙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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