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69세 할머니, 테니스 서키트대회 예선서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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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4-14 10:49 조회2,107회 댓글0건본문
70살이 다 된 할머니가 국제테니스연맹(ITF) 서키트 대회 단식 예선에서 승리를 따내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1947년생인 게일 팰컨버그(미국)는 미국 앨라배마주 펠럼에서 열리고 있는 ITF 레거시 크레디트 유니언 챌린저 대회에 출전했다.
세계 랭킹이 없는 팰컨버그는 예선부터 출전했고 그의 예선 1회전 상대는 로잘린 스몰(미국)이었다.
스몰은 올해 23살로 69세인 팰컨버그보다 무려 46살이 더 어리다. 거의 '손녀뻘'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그러나 팰컨버그는 스몰을 2-0(6-0 6-1)으로 가볍게 제치고 예선 2회전에 올랐고 2회전에서는 예선 톱 시드를 받은 테일러 타운센드(미국)를 상대했다.
타운센드는 스몰보다 더 어린 20세로 현재 세계 랭킹은 389위다. 그러나 지난해 2월에는 세계 랭킹 94위까지 올랐을 정도의 강호로 팰컨버그가 승리를 노리기에는 너무 강한 적수였다.
역시 경기는 타운센드의 2-0(6-0 6-0) 완승으로 끝났다.
이 대회는 총상금 2만5천 달러 규모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보다 등급이 낮지만 단식 본선에는 2010년에 세계 랭킹 56위까지 올랐던 알라 쿠드리야프체바(러시아)가 톱 시드를 받았을 정도로 수준이 만만치 않다.
놀라운 사실은 팰컨버그의 ITF 서키트 대회 출전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9차례나 서키트 대회 예선에 나왔다.
52세였던 1999년까지 선수로 뛴 팰컨버그는 2011년부터 다시 서키트 무대로 돌아왔다.
이쯤 되면 지금 WTA 투어에서 '노장' 소리를 듣는 다테 기미코 크룸(46·일본) 조차 명함도 내밀기 어려운 수준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팰컨버그는 서브도 언더핸드로 넣어야 하고 공을 세게 칠 수도 없다"며 "게다가 코치나 트레이너, 에이전트도 없는 선수"라고 조명했다.
하지만 팰컨버그는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 테니스에서는 항상 뭔가를 더 보완해야 할 점이 계속 나온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예선 1회전 승리에 대해 그는 "공에 스핀을 많이 줬더니 상대가 당혹스러워했다"며 "또 언더핸드 서브에도 익숙지 않은 것 같았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한때 주니어 세계 랭킹 1위였던 타운센드를 맞아 게임은 가져오지 못했지만 총 12포인트를 따냈고 한 차례 게임포인트를 잡기도 했다.
팰컨버그는 UCLA를 다니면서 농구와 테니스를 병행했다고 한다. 만 38세가 돼서야 프로 테니스 선수의 길을 걷기로 한 그는 1988년 호주오픈에도 출전한 경력이 있다.
그해 단식 예선에서 팰컨버그는 1승을 기록했지만 끝내 메이저 대회 본선 대진표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팰컨버그는 "그때 내가 번 돈으로 대회를 다녔는데 돈이 다 떨어져서 다시 일을 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1990년대 센트럴플로리다대에서 테니스와 농구 코치로 일했다고 한다.
팰컨버그가 이번 대회 예선 1회전에서 거둔 승리는 1998년 5월 역시 총상금 2만5천 달러 규모의 서키트 대회 단식 예선 1회전 승리 이후 거의 18년 만에 따낸 것이다.
그는 "젊은 세대들과 어울리는 것이 즐겁다. 믿기 어렵겠지만 나이가 좀 있는 선수들보다 어린 선수들이 나를 상대하기 더 까다로워한다"며 웃어 보였다.
아직 만 나이로는 69세인 팰컨버그는 "70세가 돼서도 승리를 따내는 것이 목표"라며 '아직은 60 청춘'의 기개를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