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기대주 권순우와 미인대회 출신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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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5-10 10:54 조회3,1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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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테니스는 유례가 없던 황금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현(한국체대, 삼성증권 후원, 95위)이 톱100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덕희(마포고, 현대자동차, KDB산업은행, 228위), 홍성찬(명지대, 453위), 권순우(건국대, 467위)가 정현의 뒤를 쫓고 있다.
이 중 최근 권순우의 상승세가 매섭다. 올해 테니스 명문 건국대에 입학한 권순우는 주니어 시절 정현과 홍성찬처럼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그랜드슬램 최고 성적이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기록한 2회전이었고 최고랭킹은 2013년에 세운 46위였다.
하지만 프로대회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난해 중반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1월에 열린 제1차 캄보디아퓨처스에서 자신의 첫 프로 타이틀을 획득했고 이어서 열린 제2차 대회에서도 우승하며 2주 연속 퓨처스 정상에 올랐다. 올해 3월에는 제2차 일본퓨처스에서 단복식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첫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한국 테니스의 영원한 에이스 이형택은 "권순우는 힘도 있고 공격력도 갖추고 있다.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권순우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권순우는 "요즘 성적이 좋아 기분이 좋아요. 지난해보다 조금 성장한 것 같아요. 특히, 정신력이 많이 좋아졌어요.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경기가 잘 안 풀리면 화를 못 참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거든요"라면서 "프로 대회에는 쉬운 상대가 한 명도 없어요. 국내 대회에도 그렇고요.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니 좋은 성적이 따르는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권순우는 축구를 좋아해 시간만 나면 운동장에서 공을 찼다. 그러던 어느 날 테니스를 좋아하는 아버지가 축구를 시켜 준다면서 그를 축구장이 아닌 테니스장으로 데리고 갔다. 이렇게 권순우는 아버지에게 속아(?) 테니스와 인연을 맺었다.
김천 모암초등학교 4학년 때 선수 생활을 시작한 권순우는 1년 뒤 안동 용상초등학교로 전학을 갔고 안동중으로 진학했다. 하지만 중1 때 뜻 밖의 무릎 부상을 당해 7개월 동안 라켓을 잡지 못했다. 힘들고 지루한 재활 훈련 끝에 코트에 복귀한 그는 국내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올해 마포고 졸업 후 테니스 명문 건국대에 입학해 지난 4월에 열린 전국춘계대학테니스연맹전에서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꺾고 단식 정상에 오르며 국내 대학 무대마저 평정했다.
권순우는 1997년 2녀 1남 중 막내로 태어났다. 큰 누나는 지난해 미스 경북 진에 선발된 권하경 씨다. 이화여대에서 체육을 전공하고 있는 권하경 씨는 수업이 없을 때마다 동생이 출전하는 경기장을 찾아 큰 힘을 주고 있다. 광주챌린저가 있었던 지난 4월에는 광주까지 직접 내려갔다.
권순우는 처음 누나가 경기 보러 왔을 때 많이 긴장됐다고 한다. "선수들은 가족이 경기장에 오면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누나의 응원이 큰 힘이 되고 있어요. 또 필요한 것 있으면 잘 챙겨줘요”라면서 고마움을 나타냈다.
권하경 씨는 "대학생이라 수업이 없는 날에는 순우가 뛰는 경기장에 꼭 가려고 해요. 솔직히 처음에는 테니스가 그렇게 힘든 운동인 줄 몰랐어요. 순우가 집에서는 테니스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직접 경기를 보니 테니스가 매우 힘든 운동이라는 걸 알았어요"라면서 "순우가 코트에서 화이팅이 넘치고 코트 밖에서는 장난기가 많지만 집에서는 매우 조용해요. 집안 자체가 좀 무뚝뚝한 편이거든요"라고 웃었다.
이어서 "아직 순우가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어요. 퓨처스 우승한 것 모두 외국에서였어요. 제가 외국까지 따라가지 못하니까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순우가 우승하는 것을 꼭 보고 싶어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테니스 선수로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의 바르고 겸손한 선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최근 권순우에게 기쁜 소식이 들렸다. 대한테니스협회(회장 주원홍)가 운영하는 '삼성증권 우수 선수 육성사업 프로그램'의 후원을 받게 된 것이다. 이로써 다음 주에 출전하는 제7차 중국퓨처스부터 권순우는 항공료와 숙박료 등 대회 경비를 지원받게 된다.
권순우는 "주위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에요"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롤모델과 미래의 목표에 대해 물었다. "항상 열심히 하는 앤디 머레이(영국)와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목표는 음… 장기적으로는 톱10의 선수가 되는 겁니다. 올해 목표는 세계 250위권 진입이고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목표와 꿈을 향해 달려갈 겁니다."
권순우는 현재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오픈 챌린저(총상금 10만달러+H)에서 와일드카드를 받아 본선 드로에 이름을 올렸다. "좋은 기회를 얻은 만큼 최선을 다할 겁니다. 챌린저 최고 성적이 2회전인데 이번 대회에서 그 기록을 꼭 깨고 싶어요."
권순우는 10일 예선통과자 리암 브로디(영국, 236위)와 1회전을 치른다. 두 선수가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순우(오른쪽)와 그의 누나 권하경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