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정상, 건재 알린 윌리엄스 '전설과 어깨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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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7-11 10:55 조회1,981회 댓글0건본문
'흑진주' 세리나 윌리엄스(35·미국·세계랭킹 1위)가 자신의 건재를 알리면서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윌리엄스는 9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펼쳐진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안젤리크 케르버(28·독일)를 2-0(7-5 6-3)으로 완파했다.
이번 우승은 윌리엄스의 건재함을 알리는 것이었다. 최근 나이가 적잖은 윌리엄스가 주춤하면서 '세리나 독주 체제'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
지난해 윌리엄스는 여자 테니스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인 34세였다. 그런데도 신예들이 그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윌리엄스가 여자 테니스를 지배했다.
윌리엄스는 2014년 US오픈부터 지난해 윔블던까지 4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US오픈을 앞두고는 한 해 열리는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 여부에 관심이 쏠릴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US오픈 4강에서 탈락한 윌리엄스는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도 결승까지 올랐다가 신예들에게 연달아 덜미를 잡혔다.
올해 호주오픈 결승에서는 케르버에게 패배했고, 프랑스오픈에서는 가르비네 무구루사(23·스페인·세계랭킹 2위)에 졌다.
준우승에 그친 것뿐 아니라 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그답지 않게 힘겹게 승리를 챙겨 윌리엄스가 한물 갔다는 평가가 잇달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윌리엄스는 2회전에서 3세트까지 가며 고전한 것을 제외하고는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2회전에서도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내줬을 뿐 2, 3세트를 손쉽게 따냈다.
결승에서도 윌리엄스의 경기력은 압도적이었다. 윌리엄스는 호주오픈 결승에서 자신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던 케르버를 최고 시속 199㎞에 달하는 강력한 서브로 압박했다.
이날 결승에서 윌리엄스는 13개의 서브에이스를 터뜨렸다. 자신의 서브게임을 단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반대로 올해 윌리엄스에 패배를 안겼던 이들은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케르버는 이번 대회에서는 결승까지 올랐지만 이전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는 1회전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프랑스오픈에서 윌리엄스를 잡은 무구루사는 이번 대회 2회전에서 세계랭킹 100위권 밖의 선수에게 완패했다.
건재함을 알린 윌리엄스는 '2전3기' 끝에 개인 통산 22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호주오픈에서 6번, 프랑스오픈 3번, US오픈 6번 우승을 차지했고, 윔블던에서 이번에 7번째 우승을 일궜다.
세 번의 시도 끝에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프로 선수의 메이저대회 참가가 허용된 '오픈 시대(Open Era)'가 열린 1968년 이후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최다 우승에 타이를 이루는 것이다. 이 기록은 슈테피 그라프(독일) 홀로 보유하고 있었다.
'오픈 시대' 이전까지 따져도 마거릿 코트(호주)가 세운 24회가 최다다.
1995년에 프로 무대를 밟은 이후 21년째 프로 생활을 하면서 좀처럼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윌리엄스가 세운 기록은 이뿐이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메이저대회 통산 304승을 기록한 윌리엄스는 남녀 단식을 통틀어 메이저대회 최다승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최다승 1위는 307승을 거둔 로저 페더러(스위스), 2위는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이 기록한 306승이다.
이미 윌리엄스는 2015년 6월 최고령 세계랭킹 1위 신기록을 세워 스스로 이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33세 289일로 우승해 이미 역대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도 새로 쓴 윌리엄스는 이번에 이 기록도 갈아치웠다.
윌리엄스는 우승 직후 "메이저대회 22번째 우승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22번째 우승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며 "올해에도 기회가 있었는데 잡지 못했었다. 힘들게 얻은 결과라 더욱 달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