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불코바 '결혼식 미루고 싶은 7월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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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7-05 12:22 조회2,171회 댓글0건본문
도미니카 시불코바(18위·슬로바키아)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시불코바는 4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16강전에서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3위·폴란드)를 2-1(6-3 5-7 9-7)로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올해 27살인 시불코바가 윔블던 8강에 진출한 것은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2014년 호주오픈에서는 준우승까지 차지했던 시불코바가 난감해진 것은 9일 결혼식을 앞뒀기 때문이다.
시불코바는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기자회견에서 "만일 4강까지 올라가면 결혼식은 미뤄야겠다"고 털어놨다.
시불코바의 결혼식이 예정된 9일은 윔블던 여자단식 결승전이 열리는 날이다.
'이제 겨우 8강인데 결승전까지 걱정하는 것은 너무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 아니냐'고도 할 수 있지만 결혼식 날짜를 받은 입장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다.
우선 시불코바는 5일 엘레나 베스니나(50위·러시아)와 준준결승을 치른다. 랭킹으로 보면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다.
여기서 이기면 세리나 윌리엄스(1위·미국)-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23위·러시아) 경기 승자와 4강전을 치르게 된다.
객관적인 전력상 윌리엄스가 4강에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시불코바는 윌리엄스를 상대로 5전 전패를 당했지만 윌리엄스가 올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에서 연달아 준우승하는 등 예년과 같은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지 못한다는 점에서 꼭 넘지 못할 산이라고 지레 포기할 일도 아니다.
게다가 시불코바는 윔블던 직전에 열린 잔디 코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불코바는 "(8강까지 와서) 상황이 심각해졌다"고 행복한 고민을 하며 "사실 내가 그동안 잔디 코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결혼식 날짜를 그렇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된 상황에서 결혼식 날짜는 변경해도 좋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결혼식보다 경기에 우선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단식에서 6차례 우승한 경력이 있는 시불코바는 "결혼식 손님들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다"며 "만일 결혼식을 미뤄야 하는 상황이 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1주일 뒤로 미루게 되면 더 즐거운 결혼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식이 연기되면 시불코바와 절친한 사이인 2013년 윔블던 우승자 마리옹 바르톨리(프랑스)가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게 된다.
바르톨리는 결혼식에 초대받았지만 당일 윔블던 결승전 중계방송 해설을 맡아 참석하기 어렵다고 거절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아리나 로디오노바(246위·호주)는 대회 기간에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로디오노바는 대회 준결승까지 진출했는데 바로 이날이 자신의 결혼식 날이었다.
오후 4시에 결혼할 예정이었던 로디오노바는 대회 조직위원회와 상대 선수에게 양해를 구하고 경기 시간을 오전 9시로 앞당겨 치른 뒤 웨딩 마치를 울렸다.
당시 로디오노바는 준결승에서 이겨 자신의 오후 결혼식을 자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