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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의 올림픽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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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8-03 11:38 조회2,8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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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2년 프랑스의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창시된 근대올림픽은 1896년 개최한 제1회 아테네올림픽 이래로 현재까지 120년에 걸친 역사적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지상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에 우리나라가 공식적으로 참여한 것은 1928년 런던올림픽부터였고 오는 8월 6일 개막하는 리우올림픽은 우리나라가 17번째로 참가하는 올림픽이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레슬링에 출전한 양정모가 몽골의 오이도프를 제치고 대한민국에 최초의 금메달을 선사한 이후 한국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 잇따라 10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스포츠 강국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테니스 종목만 놓고 보자면 대한민국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1984년 LA올림픽에서 노갑택과 이수산나가 출전하며 시작된 한국 테니스의 올림픽 도전사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김봉수와 김일순이 단식 16강에 오른 것이 지금까지의 최고 성적일 만큼 참가에 의의를 두는 수준이었다.
 
1924년 파리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테니스가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된 이후 60년만에 시범종목으로 복귀한 1984년 LA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첫 출전한 노갑택, 이수산나는 모두 1회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비록 저조한 성적이었지만 세계 무대에 한국 테니스가 첫 발을 디딘 의미 있는 순간임은 확실했다.
 
노갑택 남자테니스대표팀 감독은 “당시 슈테피 그라프(독일), 스테판 에드베리(스웨덴) 등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와 함께 올림픽에 출전했다. 외국에서의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경험을 쌓으면 저 선수들과 충분히 어깨를 겨룰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무엇보다도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첫 출전한다는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개막식 때 입장했던 기억이 생생하고 가슴이 벅차 오름을 느낀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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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 서울올림픽 테니스 경기가 펼쳐진 서울 올림픽공원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안방에서 대회가 치러진 만큼 한국 선수들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역대 가장 많은 5명의 한국 선수(김봉수, 유진선, 송동욱, 김일순, 이정명)가 출전한 가운데 김봉수와 김일순이 각각 단식 16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김봉수는 2회전에서 당시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세계 12위였던 앙리 르콩트(프랑스)를 격파하고 16강에 올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김일순은 에츠코 이노우에(일본)와 당시 세계 6위 헬레나 수코바(체코)를 꺾고 16강에 이름을 올려 한국 여자테니스의 자존심을 회복시켰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는 장의종, 김치완, 김일순, 이정명이 출전했고 장의종과 이정명은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합류했지만 남녀 단복식 모두 1회전 탈락이란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최영자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박성희가 여자 단식과 복식(김은하)에 출전하고 윤용일, 이형택이 호흡을 맞춰 복식에 나섰지만 모두 1회전 탈락한 반면 최영자는 와일드카드로 본선에 오른 요아넷 쿠르거(남아공)을 꺾고 2회전에 올라 국내에 뿌듯한 승리를 안겼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이형택이 단식에 출전해 당시 세계 11위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에게 풀 세트 접전 끝에 7-6(5) 6-7(6) 5-7로 패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윤용일과 호흡을 맞춰 나선 복식에서 마르셀 리오스-니콜라스 마수(이상 칠레)를 물리치며 올림픽 복식 사상 첫 승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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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나선 (오른쪽부터)이형택, 조윤정이 비너스 윌리엄스(미국)와 기념촬영을 가졌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는 남녀 단식에 이형택과 조윤정이 나서 2회전이란 성적을 거뒀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는 이형택이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비록 1회전 탈락에 그쳤지만 자력으로 본선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1.jpg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첫 승을 기록한 이형택.
 
뛰어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1984년 LA올림픽 이후 꾸준히 출전하며 그 명맥을 유지했던 한국테니스는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는 자취를 감췄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테니스가 다시 정식종목으로 복귀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테니스에 단 한 명의 한국 선수도 출전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리우올림픽에도 한국테니스 선수는 찾아볼 수 없다. ‘국내 1위’ 정현(한국체대, 삼성증권 후원, 114위)이 로저 페더러(스위스, 3위)의 리우올림픽 불참으로 인해 지난 7월 29일 극적으로 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컨디션 회복을 위해 불참을 결정했다.
 
노갑택 국가대표 감독은 “늦게 발표가 나는 바람에 준비 부족으로 내린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겠지만 테니스인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 면서 “승패를 떠나 올림픽 출전만으로 한국테니스를 세계에 알릴 수 있고 한국테니스를 발전시키는데 큰 공헌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텐데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깝다”고 크게 아쉬움을 전했다.
 
전 삼성증권 김일순 감독은 “많은 선수들이 도전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국내 선수의 올림픽 출전 전망은 밝지 않다. 현재 매우 적은 선수들만이 세계 무대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서 확률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국가대표가 되는 것만으로 올림픽에 나갈 수 없다. 랭킹을 높일 수 있도록 선수들이 더 큰 꿈을 가지고 계속 도전해야 앞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국내 테니스 선수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당부했다.
 
올림픽에 4연속 출전한 이형택 역시 한국 테니스의 현 상황을 꼬집었다. 그는 “한국 테니스 시스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실업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서 선수들이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올림픽에 국내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로써 테니스는 럭비, 농구, 철인3종경기와 함께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4개 종목 가운데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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