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첫 결승전 오른 마린 칠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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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1-26 12:24 조회1,613회 댓글0건본문
198cm 키다리 테니스 선수 마린 칠리치가 호주 오픈 도전 12년 만에 처음으로 결승전에 올랐다. 2014년 US 오픈 우승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의 두 번째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꿈꾸게 됐다. 상대가 비록 메이저 대회 도전 6년 만에 처음 준결승전에 오른 약체였다고 하지만 칠리치는 자기 서브 게임을 단 1게임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 운영 능력을 자랑했다.
세계 랭킹 6위의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가 25일(한국 시각) 오후 5시 35분 호주 멜버른 파크에 있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결승 첫 번째 경기에서 카일 에드문드(영국, 49위)를 2시간 18분 19초만에 3-0(6-2, 7-6, 6-2)으로 가볍게 누르고 결승전에 먼저 올랐다.
베이스 라이너 '마린 칠리치'
2014년 US 오픈(우승), 2017년 윔블던(준우승)에 이어 메이저 대회 도전 역사상 세 번째 결승전에 오른 마린 칠리치는 대표적인 베이스 라이너 스타일의 테니스 선수다. 198cm 큰 키에서 내리꽂는 서브의 위력은 기본이며 철저하게 베이스 라인 근처에서 움직이며 날카로운 스트로크 싸움을 펼친다.
8강에서 세계 랭킹 3위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를 3-1(6-4, 3-6, 6-3, 6-4)로 이기고 올라온 카일 에드문드가 이 준결승 중간에 왼쪽 다리 근육을 다친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느슨하게 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마린 칠리치는 첫 세트 여섯 번째 게임에서 승기를 잡았다. 에드문드의 서브 게임이었지만 두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아 상대의 백핸드 스트로크 실수를 이끌어내며 게임 스코어를 4-2로 만들었다.
그리고 여덟 번째 게임에서 서버인 에드문드가 포핸드로 친 다운 더 라인이 옆줄 밖에 떨어져 마린 칠리치에게 세트 포인트 기회까지 찾아왔다. 여기서 칠리치는 과감한 포핸드 크로스로 첫 세트를 35분 만에 끝냈다.
두 번째 세트에서 양 선수는 자기 서브 게임을 철저하게 지켜내며 6-6 게임 스코어를 만들었고 결국 타이 브레이크로 승자를 가려야 했다. 여기서도 둘은 여섯 개의 포인트를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그런데 에드문드가 서브를 넣은 일곱 번째 포인트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칠리치의 포핸드 크로스가 제대로 들어간 것이다. 일반 게임으로 치면 이것은 상대 서브 게임을 따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유리한 위치에 선 마린 칠리치는 깨끗한 백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64분 걸린 두 번째 세트의 주인이 되었다. 결승 진출을 확신하는 칠리치의 표정이 분명했다.
마린 칠리치, 까다로운 T존
세 번째 세트가 시작되었지만 카일 에드문드의 왼쪽 다리 상태는 더욱 나빠 보였다. 첫 세트 끝나고 메디컬 타임 아웃을 요청하여 치료받았지만 근육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세 번째 세트 두 번째 게임에서 마지막 갈림길이 만들어졌다. 에드문드의 서브 게임이었지만 백핸드 크로스가 네트를 넘어가지 못하는 바람에 마린 칠리치가 2-1로 앞서가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다음 게임에서 에드문드가 안간힘을 쓰면서 세 번째 듀스까지 따라붙었지만 마린 칠리치의 서브 위력은 여전했다.
일곱 번째 게임에서도 듀스가 네 차례나 이어질 정도로 접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서버인 에드문드의 백핸드 스트로크가 왼쪽 옆줄 밖에 떨어지는 바람에 마린 칠리치가 5-2까지 달아날 수 있었다.
마린 칠리치가 결승행을 확인한 마지막 게임은 특유의 각도 큰 서브가 인상적이었다. 167km/h밖에 안 되는 비교적 느린 서브였지만 각도가 크게 휘어졌기에 에드문드가 따라가기에는 모자랄 수밖에 없었다. 매치 포인트도 각도가 큰 서브 포인트였다.
마린 칠리치의 경기력은 우선 큰 키에서 내리꽂는 서브에 주목해야 한다. 카일 에드문드에 비해 4개가 많은 서브 에이스 11개를 뿌렸고 더블 폴트(서브 2개 연속 실수)는 단 1개에 그쳤다. 첫 서브 성공률이 58%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첫 서브가 들어갔을 때 포인트를 따낸 비율이 90%(50개 중 45개 성공)에 이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카일 에드문드의 첫 서브 성공률은 67%였지만 첫 서브 성공시 포인트를 따낸 비율은 마린 칠리치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64%(68개 중 44개 성공)에 그쳤다.
간단히 말해서 칠리치의 상대라면 첫 서브 리턴을 얼마나 정확하게 해낼 수 있느냐가 첫 번째 고비이며, 칠리치의 두 번째 서브 시기에 과감한 역습을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 남자 테니스계에서 가장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정현(한국, 세계 랭킹 58위)이 26일 열리는 또 하나의 준결승전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 세계 랭킹 2위)를 이길 경우 마린 칠리치의 이러한 경기 운영 능력을 반드시 분석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칠리치의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네트 앞으로 달려와 과감한 발리 공격을 감행하는 서브&발리 전술을 즐겨 사용하지는 않고 주로 베이스 라인에서 좌우로 뛰면서 스트로크 싸움으로 결정타를 날리는 마린 칠리치는 T존(애드 코트와 듀스 코트가 만나는 지점)에서 스트로크 실수가 가장 많이 나온다.
포핸드 다운 더 라인이나 크로스의 위력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T존에서 실수가 잦은 그 약점을 피하기 위해 상체를 반대로 열면서 포핸드 역크로스 공격을 고집하거나 철저하게 두손 백핸드 크로스로 받아넘긴다.
마린 칠리치에 비해 로저 페더러는 베이스 라이너 스타일은 물론 서브&발리 스타일도 능수능란한 최고의 실력자이기 때문에 정현 입장에서는 이런 큰 무대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영광이라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2018 호주 오픈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결승 결과(25일 오후 5시 35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멜버른 파크) |
마린 칠리치 3-0 카일 에드문드(2시간 18분) 칠리치는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누구와 결승전에서 만나고 싶느냐"는 질문을 받자 "내가 결승에서 이길 수 있는 상대와 만나고 싶다"고만 언급했다. 칠리치는 페더러에게 역대 전적에서 1승8패로 열세에 놓여 있다. 하지만 페더러에게 유일하게 1승을 한 대회에서 우승했다. 정현(58위·한국)을 상대로는 3전 3승을 기록 중이다. 정현의 수비에 대해서는 지난 22일 16강전에서 정현에 0-3으로 패한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 역시 "벽 같았다"고 표현 한 바 있다. 칠리치는 계속되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아무 답변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현(58위)과 칠리치의 상대전적은 칠리치가 3전 전승으로 우위다. 반면 칠리치는 '테니스 황제' 로더 페더러(2위, 스위스)에게는 1승8패로 절대 약세다. 때문에 칠리치는 마음속으로 정현을 응원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칠리치의 약점은 무엇일까.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마린 칠리치는 네트 앞으로 달려와 과감한 발리 공격을 감행하는 서브&발리 전술을 즐겨 사용하지는 않고 주로 베이스 라인에서 좌우로 뛰면서 스트로크 싸움으로 결정타를 날린다. T존(애드 코트와 듀스 코트가 만나는 지점)에서 스트로크 실수가 잦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