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중 윔블던 여자단식에서 2011년과 2014년 두차례 우승한 페트라 크비토바(26·체코)가 자신의 집에 침입한 도둑과 싸우다 왼손에 칼이 찔렸다. 수술을 받아 최소 3개월 결장해야 하는 크비토바는 “죽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크비토바가 20일 체코 동부 프로스테요프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한 남성의 습격을 받아 왼손가락 5개와 신경 2개를 다쳐 3시간 45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프로스테요프 경찰은 날아난 30대 중반의 범인을 뒤쫓고 있다고 밝혔다.
크비토바는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을 지키려다 왼손을 심하게 다쳤다. 상당히 충격받았지만, 살아남아서 다행”이라며 “부상은 심각하고 여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나는 강하고 싸워나갈 것”이라고 적었다.
크비토바는 왼존잡이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선수생활에 적잖은 지장을 받게 됐다. 최소 6주 동안 깁스를 하고 있어야 한다. 대변인 카렐 테이칼은 “심각한 일이지만 수술이 잘 됐고 다시 테니스를 못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적어도 3개월은 쉬어야 해서 내년 초 호주 오픈과 시즌 초반 대회는 출전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크비토바는 20일 체코 출신 선수 루시 사파로바(29)와 함께 브르노 시에서 열린 자선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사파로바는 체코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우리 모두에게 충격적인 일이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랭킹 11위인 크비토바는 2006년 프로에 데뷔했고 윔블던에서 처음 우승한 2011년에는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크비토바는 다른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프랑스오픈에서는 4강, US오픈에서는 8강이 최고 성적이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는 이번 시즌 두 차례우승 등 총 19번 정상에 올랐다. 통산 성적은 425승190패로 승률 69.11%를 기록 중이다. 크비토바는 지난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단식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한편 세계적인 여자테니스선수가 칼에 찔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여자테니스 단식 세계 1위까지 올랐던 모니카 셀레스(미국)는 1993년 경기 도중 괴한에게 등을 찔렸고 코트에 다시 돌아오기까지 2년 3개월이 소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