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유일한 ‘희망’ 정현(21·세계랭킹 104위·사진)이 지난해 부진을 딛고 새해 본격적인 부활을 알렸다.
정현은 2일(현지시간) 인도 첸나이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250시리즈 에어셀 첸나이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동갑내기 보르나 초리치(크로아티아·세계랭킹 48위)를 2대 0(6-3 7-5)으로 꺾고 2회전(16강)에 진출했다. 2시간 2분간의 승부에서 정현은 서브에이스 6개를 등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승리를 낚았다. 지난해 4월 터키 이스탄불 오픈 1회전 승리를 따냈던 정현은 약 7개월 만에 투어 본선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지난해 정현은 세계랭킹 51위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복부근육 부상과 함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시즌 초 15개 대회에 참가해 8번이나 1회전에서 탈락했다. 결국 지난해 5월 프랑스 오픈 1회전에서 탈락한 뒤 약 4개월 동안 투어 활동을 중단하며 공백기를 가졌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의 이유로 지난해 8월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출전까지 포기했다. 특히 포핸드 스트로크를 할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호흡이 빨라지고 손에 경련이 일어나는 ‘입스(yips)’ 증상까지 찾아왔다. 세계랭킹은 146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정현은 공백기를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았다. 유연성과 근력 향상, 몸의 균형을 잡는데 힘을 쏟았다. 또 서브와 함께 포핸드 스트로크를 중점적으로 훈련했다.
정현은 3일 소속사 IMG코리아를 통해 “지난해 성장통을 겪고 오히려 성숙해진 것 같다. 공백기를 통해 테니스의 즐거움을 다시 찾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공백기를 끝낸 뒤 정현은 코트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긍정적인 생각을 한 덕분에 덩달아 경기 내용도 좋아졌다. 지난해 9월와 11월 대만 가오슝, 일본 고베 챌린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을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정현의 가장 큰 목표는 ‘톱 100’에 재진입하는 것이다. 그는 “톱 100 진입을 위해 기술은 물론이고 현재의 자신감을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은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대회 2회전에서 두디 셀라(이스라엘·세계랭킹 96위)와 맞붙는다. 정현은 2015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시티오픈 64강에서 셀라를 상대로 한 차례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