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양성 반응에 따른 징계로 1년 넘게 코트를 떠나 있는 '러시안 뷰티' 마리야 샤라포바(30·러시아)가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약물 선수'라는 의혹은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샤라포바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패션 전문지 보그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근황과 코트 복귀를 앞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1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다. 3월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밝힌 샤라포바는 국제테니스연맹(ITF)으로부터 2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해당 약물이 금지 약물 목록에 새롭게 포함된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데서 나온 실수였다는 샤라포바의 소명이 받아들여져 징계 기간이 15개월로 줄었고 샤라포바의 징계는 올해 4월 25일로 만료된다.
샤라포바는 "지난 1년간 마신 술이 내가 그 전까지 일생 마신 술의 양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러나 그는 그 술이 괴로워서 마신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코트 밖에서도 바쁘게 지냈다고 밝혔다.
'슈가포바'라는 사탕 사업을 하는 샤라포바는 징계 기간에 미국 하버드대에서 강의를 듣고 미국프로농구(NBA)와 나이키 등에서 인턴십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샤라포바는 도핑 양성 반응에 대한 물음에 "만일 내가 무엇인가를 숨기려 했다면 기자회견까지 열어서 '10년간 그 약을 먹어왔다'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억울해했다. 샤라포바는 멜도니움이라는 약물을 치료 목적으로 10년간 사용해왔지만 2016년 1월부터 멜도니움이 새로 금지약물에 추가된 사실을 몰랐다고 소명한 바 있다. 그는 "어쨌거나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약물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테니스계에서는 일부 대회에서 샤라포바에게 와일드카드를 주는 것에 대한 찬반양론이 격돌하고 있다. 와일드카드는 세계 랭킹으로 출전 자격이 없거나, 참가 신청 시한을 놓친 선수에게 주는 대회 출전 기회다. 특히 샤라포바의 복귀 직후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의 경우 샤라포바에게 와일드카드를 줄 것인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라포바는 이 인터뷰에서 사랑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아기를 갖고 싶지만 일에 시간을 많이 뺏기다 보니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샤라포바는 "나는 '밸런스'라는 말을 싫어한다"며 "균형을 맞춘다고 양쪽 일에 50-50의 비중을 둔다면 이는 한쪽 일에 자신의 50%밖에 쏟아내지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냐"고 말했다. 일과 사랑을 동시에 잘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인 셈이다.
2015년까지 역시 테니스 선수인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와 교제한 샤라포바는 "몇 달 전 뉴욕의 한 식당에서 만나 5시간 정도 대화했다"며 "그는 내 인생에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하나"라고 옛 애인과 만남을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