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 테니스 황제들의 부활 시리즈 두번째 주인공은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5위·스페인)이었다. 올 시즌 남자 테니스에서 나달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3년 만에 노박 조코비치(2위·세르비아)를 꺾으며 승승장구 클레이코트 무패행진(14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나달은 14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무투아 마드리드 오픈(총상금 543만9350 유로) 대회 8일째 단식 4강전에서 조코비치를 2-0(6-2 6-4)으로 제압했다. 2014년 6월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이긴 이후 상대 전적 7연패를 당하고 있던 나달은 무려 3년만에 연패 사슬을 끊었다. 아직까지는 조코비치와의 상대 전적에서는 26승 24패로 뒤져있지만 이번엔 조코비치를 압도하며 확실한 부활을 알렸다.
나달은 ‘클레이코트의 황제’란 별명답게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며 코트를 휘어잡고 있다. 지난 달 롤렉스 마스터스와 바르셀로나 오픈 등 클레이코트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했고 이번 마드리드 오픈을 통해 3연속 클레이코트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2014년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지난 해까지 메이저 대회 4강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하는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들어서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가 그랬던 것처럼 부활의 전차에 올라탔다.
나달은 마드리드 오픈에서 2005년과 2010년 2013년 2014년 등 총 네 차례 우승했다. 15일 결승에서 이기면 마스터스 1000 시리즈 대회에서 통산 30회 우승을 차지하며 조코비치가 보유한 마스터스 1000 시리즈 최다 우승 기록과 동률을 이룬다. 마스터스 1000 시리즈는 메이저 대회 바로 다음 등급으로 1년에 9차례 열린다. 결승 상대는 도미니크 팀(9위·오스트리아)으로 정해져 나달의 무난한 우승이 예상된다.
그러나 테니스 팬들의 관심은 마드리드 오픈보다는 이달 말 열리는 그랜드슬램 대회인 프랑스 오픈에 맞춰지고 있다. 이 대회에서 통산 9번이나 우승한 나달은 최근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통산 10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팬들은 무엇보다 나달과 페더러의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둘은 올 시즌 첫번째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 결승에서 만나 페더러가 우승을 차지했다. 페더러는 시즌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고 2위는 나달이다. 올 시즌 들어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놓은 듯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둘의 정상대결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구나 프랑스 오픈이 나달이 강한 클레이코트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