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와 미국대에서 IB를 바라보는 시각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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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모스트아카데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0-16 15:42 조회1,74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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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vs IB, 미국에서 AP를 IB보다 더 선호하는 이유는?
미국은 IB를 받아들이기 전 이미 AP가 대세를 이루던 나라다. 미국의 경우를 살펴봐도 무조건 IB가 좋다 안 좋다는 이분법은 곤란하다. 일단 미국 IB 운영의 현재를 간단히 살펴보자.
미국에서는 소위 주립대 이상 명문대는 적어도 AP(Advanced Placement) 프로그램이나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프로그램 둘 중의 하나는 이수해야 입학을 허가하는 학교가 많다. 특히 이공계나 의대 같은 경우가 그렇다. 모두 대학 수준의 코스와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고등학교 프로그램이지만 미국은 AP를 선호하는 학교와 대학교가 더 많다. 왜 그럴까?
첫째, AP는 학교에서 일반과정과 별도로 과목별 선택제로 운영할 수 있지만 IB는 학교자체가 인증을 받아야 DP 과목 선택제(고교), MYP(중학교)는 과목 전면제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IB 인증학교에 다니지 않으면 학생개인이 시험을 칠 수 없거나 내신에 준하므로 응시도 한 번으로 제한적이다. 하지만 AP는 독학과 복수 응시가 가능하다.
둘째, IB 시험이 AP보다 더 비싸다. IB는 매년 등록비 $172에 시험 당 $119 수수료를 내지만 AP는 추가 비용 없이 시험 당 $94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IB를 도입하면, 현지 물가 가감제가 없는 이상 전 세계 공통이므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한글화를 했다고 해서 응시료가 더 싸지진 않는다.
IBO와 IB 협정서까지 공식적으로 맺어놓고 이걸 왜 교육청에서는 대외비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대략 비슷하거나 한글화 용역이 들어갔다면 조금 더 웃도는 정도일 것이다.
셋째, 대부분 미국대학에서 AP 시험과 더 높은 수준의 IB 시험(Higher-level IB courses)에는 학점을 부여하지만 표준 수준의 IB 시험(Standard-level IB courses) 학점은 인정하지 않는다. AP를 수행하는 학생들과 격을 맞추기 위함이다.
이를 우리나라에 맞춰 해석하면 IB를 진행했을 때, 소위 상위권 대학들은 고득점 점수를 받았거나 높은 수준의 IB 시험(Higher-level IB courses) 점수 보유 학생들을 선호할 공산이 크다. 어차피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에 입시경쟁이 있는 한 IB 도입이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없음은 늘 생각해 왔다.
넷째, AP는 주로 교재 심층학습 중심인 데 반해 IB의 토론식 학습 중심이다.
IB의 서술 평가시스템을 자세히 모르는 대학교수들이 많아 AP를 더 선호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미시간 대학교(Michigan Univ.) 같은 경우 IB에 더 많은 학점을 부여한다. 스탠퍼드(Stanford) 대학이나 UC 보울더대(UC Boulder)에서도 IB와 AP 학점 목록이 거의 같거나 일부과목에선 IB가 AP보다 더 많은 학점을 받을 수 있다.
다섯째, 10~11학년에 주로 선택해 마음대로 선택 이수할 수 있는 AP가 미국입학시험 ACT/SAT 시험에 IB 보다 조금 더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지만, IB는 전 세계 국제고 중심의 교육과정이라 AP를 조금 더 선호한다고 한다.
다시 위 미국상황을 우리나라 IB에 비춰 각각 대입해 해석해 보자.
▲우리나라 학생들도 IB 학교에 가지 않으면, 수업을 받거나 시험 응시 선택이 불가능하다. 또 내신의 문제로 귀결되면 기존 시험형태와 많이 달라 IB 학교 지원 시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경우 잘못 둔 바둑돌처럼 패착이 생길 수도 있다.
▲수십만원의 응시료를 지원받지 않는 이상 재정적 부담이 크다. 공교육에 지원된다 해도 국민 세금이 쓰이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IB를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입학요건에는 학생부종합전형에 진입할 수 있어 학교단위 모든 교육활동은 모조리 전형자료로 쓰일 수 있다. 이는 일반학교가 역차별을 받는 풍선효과나 입시의 또 다른 경쟁트랙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나라의 최상위권대학 재외특별전형 대상자들을 평가할 수 있는 몇몇 입학사정관교수들 혹은 IB 외부채점자 교수들을 제외하면 아직 평가를 논할 만큼 IB에 대한 식견이나 담론을 펼칠 중·고교 및 대학교 교육자들이 현저히 부족하다. 이는 최초 토대와 바탕을 만들 때 충분한 기반 조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남은 준비 기간 중 전문 채점가를 다수 양성한다지만, 오히려 전문가를 먼저 양성하고 제도화했어야 하는 시말적 오류가 짙다.
▲미국도 AP처럼 자기 나라의 풍토성과 맥락에 좀 더 자연스러운 걸 선호하는 듯하다. 우리나라도 엄연히 9년간 지속해 온 학생부종합전형이 버젓이 존재한다. 이 프레임 속에 어떤 교육적 함의를 충분히 담지 않은 채 입성하면 오히려 불협화음을 초래할 수도 있어 사전에 충분한 대화와 논의 및 연구가 필요하다.
정성윤 영어교사는 1999년부터 현재까지 대구 심인중‧고교에서 20년째 근무 중이다. 경북대 국제관계 및 미국학 석사 졸업 후 계명대 영어교육 박사를 수료했으며 교육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대구교육청 등 국가교육기관, 대학교와 함께 출제, 검토, 연구논문 발표 등 다양한 활동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아 학생부종합전형 및 과정중심평가 등 연구 자료들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클라우드 기반 온라인 수업 및 과정중심평가 방법을 담은 구글클래스룸 적용방법으로 전국 특강과 컨설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2018 전국창의융합수업대회(비상)에서 영어과 1등상를 수상했고 현재 한국멀티미디어학회 교육이사,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협회 전문위원 및 GEG 구글 에듀케이터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2015개정교육과정 영어교과서(YBM) 해설서 및 평가문제집, 학생부종합전형 고교백서(넥서스), 얇고 빠른 수능영어 독해 기본, 실전편(능률영어) 그리고 개정교육과정 중등영어과 평가기준지침(교육부, 평가원) 등 다수의 국가교육기관 저작과 연구물이 있다. jsykorea180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