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새로운 시작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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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데사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60.71) 작성일16-09-02 10:33 조회2,040회 댓글0건본문
새로운 시작의 가치
회장 양 영연
대문호 톨스토이는 그의 소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세 가지를 질
문합니다. 첫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둘째,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
가? 셋째,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는 이 세 가지 물음
에 대해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사랑이 있다. 사람에게 주
어지지 않은 것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아는 힘이다.”라고 말합니다.
인도네시아 한인들의 서예동호회 <자필묵연>의 열한 번째 정기전 전시 제
목이 <새로운 시작>이라 합니다. 축사를 의뢰받고 연혁을 살피니 <자필묵연>은
그간 아홉 번의 전시를 자카르타에서 치렀고, 열 번째 전시를 서울 인사동에서
<적도의 묵향, 서울 나들이>라는 제목으로 치렀습니다. 열 번의 정기전, 십년의
세월을 성실하게 쌓아온 자필묵연 제위들께 한인회장으로서 축하의 마음을 전
하며 <새로운 시작>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작금의 시대는 경제가 우선시 되고 자연과학의 발달로 인해 사회가 급변하
고, 무한정보로 인한 다양성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문화 활동
은 삶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여가가 생기면 선용하는 것쯤으로 치부되기 쉽습
니다. 물론 이런 특성은 역사 속의 사회현상에서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
러나 사람과 문화의 불가분 관계가 진리이듯 곧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문화를
생성하고 즐기며 또 전승을 합니다.
자필묵연 회원들의 지난 십년 활동 또한 이 진리의 중심에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타국 인도네시아에 형성된 한인사회를 기반으로 펼쳐진 성과라
는 측면에서 그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새기게 됩니다. 이제 시작 선상에 선 새로
운 10년과 그 이후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게 되며, 그 모든 과정과 결과들이 인도
네시아 한인사회와 더불어 충족될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서예의 예술이나 철학적 본질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톨스토이가
우리에게 제시한 숙제‘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힘’을 찾는 한 방법이
서예 안에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틈이 나면 필묵과 벗하고 마음에 드
는 좋은 구절을 휘호하여 전시를 하는 자필묵연 회원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32명 회원이 참여한 자필묵연의 2016, <새로운 시작>은 분명 인도네시아 한
인사회가 지닌 문화적 힘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시 기간 중 동포들
을 비롯한 많은 관람객이 왕림하시기를 바라며, 성황리에 마칠 수 있기를 기대
합니다. 끝으로 자필묵연 회원들의 건승과 건필을 바랍니다.
2016년 8월
재 인도네시아 한인회 회장 양 영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