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이전이 인도네시아 경제에 미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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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트라자카르타무역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1-24 15:54 조회1,739회 댓글0건본문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산업과 정치행정의 허브역할 기대
천문학적 소요예산, 코로나19 확산 등은 여전히 큰 걸림돌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정책의 배경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를 수도로 정한 지 500여 년 만에 수도를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19년 8월 26일에 인도네시아의 수도를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으로 옮기겠다고 수도 이전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2024년 수도 이전을 개시하여 2045년까지 신수도 건설을 완료하는 장기 수도 이전 로드맵을 선언하면서 신수도를 새로운 정치, 행정, 미래먹거리 산업의 중심지로 만드는 동시에 자카르타는 여전히 경제의 중심으로 남기겠다고 수도 이전의 방향을 제시했다. 최근까지 코로나19에 대한 국가차원의 대처가 핵심 국정과제였기에 수도 이전 사업은 잠시 중단되었으나 코로나 확산이 어느정도 완화되고 경기가 회복함에 따라 정부에서 다시 사업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글을 통해 수도 이전이 인도네시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수도 이전 계획은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 계획은 1957년 인도네시아의 국부 수카르노 대통령 집권 시기부터 이어져온 정부의 숙원사업이었으나 예산 부족, 정경 유착, 토지수용 반대여론 등으로 여러 차례 무산돼 왔다. 특히, 수도 이전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신 수도에 건축물 및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만 약 466조 루피아(한화 40조 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계산되었기에 필수 정책들에 우선순위가 밀리며 진행에 차질을 빚어 왔다.
그러나 조코위 대통령은 3가지 이유를 내세우며 수도 이전사업의 강한 의지를 보였다. 첫째는 자카르타 및 수도권 지역의 인구밀도이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자카르타와 인근 자바섬에는 1억 4000만 명이 밀집하여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인도네시아 전체 국토의 7%의 땅에 전체 인구의 약 50%가 거주하고 있다. 또한 자카르타 대도시 권역은 전체 국토면적의0.3%에 불과하나 거주 인구는 국가 전체 인구의 10%에 달하고 있다. 이렇게 과도한 인구밀도는 자카르타를 포함한 자바섬 내 극심한 교통체증, 공기오염, 과도한 쓰레기배출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인도네시아인들의 삶의 질을 위협하고 있다.
둘째는 국민의 안전 문제이다. 현재 수도인 자카르타는 전체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고도가 낮다. 그렇기에 자카르타는 언제나 홍수, 쓰나미 등 자연재해에 취약하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과도한 지하수 개발, 고층건물 건설 등으로 자카르타의 지반이 더욱 가라앉고 있다. 그렇기에 조코위 대통령은 칼리만탄섬으로 새로운 수도를 정한 이유를 ‘인도네시아에서 홍수, 쓰나미, 지진, 산불 등 재난 위험이 가장 적은 국민의 안전이 보장된 지역’이라고 말하고 있다.
셋째는 지역균등발전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여러 섬들로 구성된 국가이기에 섬들 간 왕래가 쉽지 않았고 정치 경제의 중심지로 오랜 세월을 자리잡은 자카르타로 모든 정책지원, 인프라 구축, 경제자원이 편중되게 되면서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을 제외한 나머지 섬들은 상대적으로 낙후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새로운 수도지는 이러한 자카르타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국토의 고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로운 수도가 신산업 먹거리와 정치행정의 슈퍼 허브로써 역할 수행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발표한 신수도 이전사업 계획에 따르면, 신 수도(Ibu Kota Negeri, 이하 IKN)는 칼리만탄섬 동부의 주요 도시 Samarinda와 Balikpapan 사이에 위치하게 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 수도를 정부의 행정기능 중심지로 삼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최첨단 산업의 중심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 신수도 바로 옆에 위치한 Samarinda와 Balikapan에는 신수도의 첨단산업의 발전을 보조해줄 수 있는 물류, 신재생에너지, 석유화학 산업의 중심으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신수도를 중심으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집중 육성
인도네시아 정부의 경우, 2022년 발리에서 개최될 G20 정상회의를 필두로 인도네시아를 청정 이미지 국가로 탈바꿈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신재생 에너지 사업 투자 확대, 단계적 차량용 바이오디젤 사용 의무화, 2050년까지 모든 신규 판매차량을 전기차로 전환 등의 정책적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칼리만탄섬이 가진 신재생 에너지 산업 육성에 유리한 자연 조건을 바탕으로 신수도와 인근 권역에 바이오 디젤, 태양열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생산 인프라를 확대하고 신재생 에너지 연구시설을 신규 건립해 신수도를 신재생 에너지의 메카로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Samarinda시의 경우, 이전부터 바이오디젤 및 태양광 등 칼리만탄섬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의 허브였으며 석탄자원이 풍부하게 채굴돼 인도네시아 에너지 산업의 요충지 역할을 수행 중이다. Balikapan의 경우, 칼리만탄섬의 중심 항구가 위치해 있으며 석유화학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국영 전력기업 PT. PLN에 따르면, 신수도가 위치할 칼리만탄 동부지역은 구름이 적은 날씨와 직사광선이 잘 드는 지리적 특성상 태양광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의 양이 1만 3479메가와트에 이르기에 새로운 태양광 에너지 산업의 중심이 될 입지를 가졌다 평가했다.
마이스 산업, 의료관광 등 고부가 가치 산업의 시작 기대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는 수도 이전 사업과 연계하여 신수도에 대규모 컨벤션 센터를 건립하고 규모있는 국제 전시회와 회의 개최를 통해 마이스 산업에 도전을 선포했다. 특히, 다가오는2022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게 되면서 해당 행사는 인도네시아 마이스 산업의 테스트 베드로 활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는 칼리만탄 지역의 주요 역사유적지를 개보수하여 유구한 역사를 지닌 칼리만탄 지역 자체를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생각이며, 상기 신재생 에너지 산업과 연계하여 에코 생태계 투어 등을 기획하여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에서는 2030년까지 신수도 지역에 2000억 규모를 투자하여 숙박 인프라를 확충하고 민간 글로벌 고급리조트 투자진출 유치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의료관광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육성하길 계획하는 고부가 가치 산업 분야 중 하나이다. 인도네시아 내 열악한 의료인프라로 인해 해외로 의료시술을 받으러 가는 국민이 증가함에 따라 자국 의학치료 수준을 높이고 자국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의료관광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 비자 발급요건 완화 등의 정책적 지원을 검토 중에 있으며, 국제수준의 병원 5개(1,500개 이상 병상)를 신수도에 유치하여 의료관광을 위한 메디컬 인프라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이러한 계획들을 종합해 보았을 때 인도네시아 국가개발 계획부는 신수도를 포함하여 3개의 도시들이 발휘하는 메트로폴리탄 시너지는 칼리만탄섬의 경제를 이전에 비해 5배 성장시킬 것이며, 칼리만탄의 인구 수를 3배 증가시킬 것이라 전망했다.
천문학적 소요예산, 팬데믹 악화 등 여전히 큰 장벽들이 남아
인도네시아 재무부에서 수도 이전 소요예산에 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신수도 건립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466조 루피아(약 324억 달러)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 보았다.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는 이 중 19.2%를 국고에서 충당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민간분야 투자나 민관 합작투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정부의 타 사용처 지출 증가로 필요한 비율의 국고 충당이 당분간은 쉽지 않아 보이고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경기침체는 글로벌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신수도 인프라 건립을 위한 민간투자에 난항을 겪고 있다. 그렇기에 수도 이전에 필요한 천문학적 소요예산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21년 상반기부터 인도네시아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고 7-8월에 확진자 수가 최고조에 달하고 연일 다수의 사망자가 나오며, 인도네시아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되었다. 이에 따라 모든 국가적 역량과 자원이 팬데믹 대응에 집중됨에 따라 수도 이전 사업은 잠정적으로 정책적 후순위가 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최근 들어 인도네시아의 코로나 여건이 좋아짐에 따라, 정부에서는 제4회 신수도 포럼을 개최하는 등 다시 수도 이전에 대한 정책적 움직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 결정은 정치, 경제, 문화, 환경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 사항이지만, 수도 이전을 통해 발생하게 될 여러 비즈니스들은 한국 기업들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는 수도 이전 사업에 대한민국의 ‘세종시 모델’을 벤치마킹 요소로 삼을 것이라 발표하였고 ‘19년 연말에는 한-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에 관한 MOU를 체결하는 등 G2G 레벨에서 여러 협력 제스쳐들이 나오고 있기에 앞으로 한국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에 참여할 기회는 많아질 것이다.
우리 정부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신수도 건설 참여 및 투자진출을 돕기 위해 ‘21년 2월 수도 이전협력관을 중심으로 KOTRA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주재 26개의 공공기관과 주요 민간기업간 TEAM KOREA를 구성하였고, 한국 기업의 사업참여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그렇기에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싶은 산업 분야들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TEAM KOREA 등 공공분야로부터 현지 주재국 정책동향, 바이어 및 유관기관 상담주선 등의 도움을 받는다면 수도 이전 사업이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한 또 다른 창이 될 것이다.
자료: 인도네시아 재무부, 인도네시아 관광창조부, 인도네시아 통계청, 신수도 포럼, Statistics, Statista, Pass Euromonitor, 한-아세안센터, KOTRA 수라바야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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