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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태국·필리핀 화폐 가치 급락…동남아, 환율 방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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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회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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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에 에너지 비용 급등 탓…동남아 전체 위기 확산 가능성은 작아


(하노이·자카르타=연합뉴스) 박진형 손현규 특파원 =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올해 인도네시아와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통화 가치가 급락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처럼 지역 전체의 경제 상황 악화로 번질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내다봤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은 지난 3월 말 이후 이달 중순까지 잇달아 최고치를 경신했다. 루피아화 가치가 달러화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루피아화는 2월 말 중동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도 주식 시장 투명성 문제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의 독립성에 관한 투자자들의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는 달러화 대비 루피아화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만8천루피아(약 1천539원)대까지 오르면서 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사이 BI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한 달 동안 3차례 기준 금리를 1%포인트나 인상했다.

루피아화 가치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올해에만 8% 가까이 하락했고, 6%가량 떨어진 인도 루피화를 제치고 아시아에서 가장 부진한 통화로 기록됐다.

중동 전쟁 이후 지속적인 국제유가 상승은 에너지 수입 비용을 증가시켰고, 이는 각종 식품과 생필품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루피아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하면서 외화보유고도 2024년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3대 외국계 대형 은행들은 2024년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국가 중심 경제 정책을 우려해 수익의 상당 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그룹, 스탠다드차타드, HSBC 인도네시아 법인은 최근 2년 동안 현지 자금 11조5천억루피아(약 9천940억원)를 본국으로 송금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3개 은행의 합산 순이익을 웃도는 금액이다.

은행 관계자와 경제 전문가들은 블룸버그에 루피아화 약세와 맞물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한 인도네시아 정책 방향에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최근 세계적 주가지수 업체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는 올해 30% 가까이 폭락한 인도네시아 증시의 신흥시장 지위를 일단 유지하면서도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증시를 재검토할 때까지 충분한 진전이 없다면 프런티어시장으로 강등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중동산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태국의 밧화와 필리핀의 페소화 가치도 올해 들어 상당한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달러 대비 태국 밧화 가치는 연초부터 이날까지 5.2% 떨어졌으며, 필리핀 페소화 가치도 같은 기간 3.7% 내렸다.

이들 국가도 중동 전쟁 이후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수입 비용 급증으로 경상수지 악화와 외화 유출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태국 대형 증권사 이노베스트X 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안전 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늘어난 데다 고유가로 인해 태국 등 에너지 순 수입국의 거시경제 안정성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국중앙은행은 작년 159억달러(약 24조6천억원)에 달한 경상수지 흑자가 올해는 에너지 수입 비용 급증 탓에 거의 0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미쓰비시UFJ은행(MUFG)도 보고서에서 오는 10월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필리핀 페소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MUFG는 페소화 가치 하락은 "구조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외부 자금 조달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게다가 필리핀이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에 직면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 4월 기준금리를 0.25% 올린 데 이어 이달 18일에도 재차 0.25%를 인상해 환율 방어를 하고 있다.

다만 현재 국가별로 경제 상황이 달라 이번 동남아 통화 약세는 '관리 가능한 국지적 스트레스'로 볼 수 있으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고 이노베스트X 증권은 전망했다.

한 예로 태국의 경우 태국증권거래소(SET) 지수는 올해 들어 약 26% 상승했고 외국인 투자 순유입액은 약 9억달러(약 1조3천9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증시가 올해 약 29% 하락하는 등 외국인 투자 유출이 두드러지는 상황과는 대조된다.

태국은 또 외화보유액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53%에 이르러 이 지역 최고 수준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런 사정을 반영해 최근 인도네시아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면서도 태국 전망은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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