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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동남아 최대 규모 인도네시아 경제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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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회1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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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올해 인도네시아 경제가 심상치 않아요.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심합니다."


평소 종종 가는 자카르타 한식당의 한국인 사장은 보리차를 탁자에 내려놓으며 하소연했다. 지난해보다 손님이 30% 넘게 줄었다고 한다.


한식당 사장은 "돈 많은 화교들이 지갑을 아예 닫았다"며 "친한 화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당분간은 인도네시아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중동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음에도, 전쟁이 발발한 지난 2월 말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급등세와 미국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인도네시아 경제도 고스란히 직격탄을 맞았다.


인도네시아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원유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이 가운데 20∼25%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중동전쟁으로 4개월 넘게 막힌 영향이다.


에너지 수급난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남아시아나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똑같이 벌어졌지만, 동남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가 받은 영향이 유독 컸다.


지속적인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 비용을 증가시켰고, 각종 식품과 생필품 등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높였다.


실제로 지난 13일 차량을 몰고 집 근처 주유소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불과 이달 초까지 1리터(L)에 1만2천400루피아(약 1천50원) 하던 휘발유 가격이 1만6천250루피아(약 1천387원)로 30% 넘게 올라 있었다.


평소 50만루피아(약 4만3천400원)를 결제하면 휘발유 40L가 채워졌는데 이제는 54만루피아(약 4만7천원)를 내면 기름통에 고작 33L만 찼다.


놀란 기자의 눈을 본 주유소 직원은 "지난 10일부터 정부가 비 보조금 휘발유 가격을 올렸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오른 건 기름값뿐만이 아니다. 평소 둘째 딸이 자주 사 먹던 1만5천루피아(약 1천300원)짜리 딸기 맛 아이스크림 가격은 최근 1만8천루피아(약 1천560원)로 올랐고, 마트에서 파는 복숭아 등 수입 과일 가격도 20%가량 인상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달러화 대비 루피아화 환율은 지난 3월 말 이후 이달 중순까지 계속 최고치(루피아화 가치 최저)를 경신했다.


루피아화는 중동 전쟁 이전부터도 주식 시장 투명성 문제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의 독립성에 관한 투자자들의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


급기야 이달 들어 1달러당 1만8천루피아(약 1천539원)대까지 오르면서 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사이 BI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한 달 동안 3차례 기준 금리를 1%포인트나 인상했다.


루피아화 가치는 올해에만 8% 가까이 하락했고, 6%가량 떨어진 인도 루피화를 제치고 아시아에서 가장 부진한 통화로 기록됐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루피아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하면서 외화보유고도 2024년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최근 기름값 인상이 도화선이 돼 지난 주말부터는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대학생과 여성 단체의 시위가 이번 주까지 이어졌다.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인 인도네시아에서 기름값 인상은 종종 정권을 위협할 정도의 대규모 시위를 촉발할 만큼 민감하다.


현지 대학생들은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면서 "인도네시아가 파산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름값 인상을 철회하고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무상급식 등 '비효율적인' 예산 지출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외부 요인인 중동전쟁이 끝나기는 했지만, 인도네시아의 구조적 문제인 내부 요인이 개선되지 않으면 단기간에 경제 상황이 나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 산업연구원 자카르타 연락사무소장인 이용호 박사는 20일(현지시간) "니켈과 석탄 등 인도네시아가 외화를 벌어들여 경상수지 흑자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원자재들의 국제 가격이 지금 낮다"며 "소비와 투자 등 내수도 좋지 않은데 수출까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근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은 단기 처방"이라며 "인도네시아 정부가 효율적으로 재정을 지출하고 예측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드는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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