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에게 '인도네시아 독립 50주년 기념 경제발전 특별 공로상'을 받는 고 최계월 회장/연합뉴스 제공
대한민국 최초의 국외투자 기업인 남방개발(현지 법인명 코데코)을 세운 ‘칼리만탄의 왕’ 최계월(96) 회장이 27일 오후 3시 별세했다.
1919년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난 최 회장은 일본에서 자라 와세다대 법학부에서 공부했다. 졸업 후 1947년 일본 동양무역사 사장을 지낸 고인은 1963년 코데코를 세워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외국에 진출했다.
최 회장은 정부 전체 외화보유액인 4300만 달러의 10%가 넘는 450만 달러를 정부로부터 빌려 인도네시아 산림개발에 뛰어들었다. 당시 김종필 총리의 도움을 받아 박정희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칼리만탄 원시림을 개발해 큰 수익을 올린 그는 '칼리만탄의 왕'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최 회장이 한국 역사에 유례없는 공격적인 국외 진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수카르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적극적인 배려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카르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의 독립운동을 하다가 투옥됐을 당시, 학병으로 인도네시아에 끌려간 고인이 교도소 간수로 근무해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외국 유전개발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지난 1981년 인도네시아 자바 동부의 마두라 유전지역에서 광맥을 발견해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생산량이 급감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정치자금 수수설까지 터져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이후 최 회장은 시멘트, 화력발전소에 이어 석유와 가스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졌다. 발인은 29일 오전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