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저질 밀조주 사태 사망자 82명으로 증가…더 늘어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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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4-11 14:31 조회1,731회 댓글0건본문
호흡곤란·의식불명 등으로 치료받은 피해자도 150여명 달해
인도네시아 경찰, 저질 밀조주 마신 사망자 이송 2018.4.9
[로이터=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수도권과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저질 밀조주 유통 사건으로 숨진 주민의 수가 80여명으로 늘었다.
11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서(西)자바 주에서 중독 증상을 보이다 숨진 주민 수가 51명으로 집계됐다고 전날 밝혔다. 이달 초 자카르타와 수도권 일대에서 저질 밀조주를 마신 주민 31명이 숨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사망자는 82명에 이른다.
서자바 주의 주도이자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인 반둥 주변에선 이달 5일부터 길거리 가판에서 밀조주를 사 마신 주민들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벌어져 왔다.
현지어로 '오플로산'(oplosan·혼합물)으로 불리는 밀조주를 마신 주민들은 오심과 구토, 호흡곤란, 의식불명 등 증상을 보였다.
이런 밀조주는 보통 알코올과 에너지 음료, 인삼 농축액 등을 혼합해 제조된다.
일부 제조업자들은 특이한 맛을 내기 위해 모기 퇴치제 등 식용이 불가능한 재료를 섞기도 하며, 간혹 맹독성인 메틸알코올(메탄올) 등이 잘못 사용되면 이번처럼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
서자바 주 경찰 관계자는 "병원 치료를 받은 환자의 수가 알려진 것만 150여명에 달하는 만큼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전날까지 밀조주 제조자와 판매업자 7명을 체포해 밀조주에 독극물이 들어가게 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인도네시아 법상 이들은 최장 20년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망사고가 잇따른 정황을 볼 때 누군가 메탄올 등 독성 물질을 밀조주 제조업자들에게 잘못 유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2억6천만 인구의 87%가 이슬람을 믿지만, 다른 종교에 관용적인 문화 때문에 대도시 등에서 주류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다만 주류세율이 높아 가격이 비싼 탓에 일반 서민들은 잔당 1만5천∼2만 루피아(약 1천100∼1천500원)에 팔리는 밀조주를 주로 마신다.
일각에선 서자바 주를 비롯한 각 지방정부가 금주령을 내리는 등 알코올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 온 것도 밀조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난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싱크탱크인 인도네시아 정책연구센터(CIPS)의 수기안토 탄드라 연구원은 "알코올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밀조주 소비를 늘릴 뿐"이라면서 관련 규제를 적당한 수준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