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에 살면서 인도네시아라는 기분 별로 모르고 살았지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비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9-06-15 03:23 조회9,304회 댓글5건본문
레스토랑 런치타임 준비를 위해 보조 문을 여는순간,
갑자기 당황했습니다.
매일 이시간 같은 일을 반복 하면서도 한번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유리 문 바로 입구에 어린 아이들 다섯명이 뒤엉켜 너부러져 있는 겁니다.
자는건지 쓰러진건지....
맨발에 도로에 버려진 현수막 조각들을 걸치고...
유심히 보니 한참 잠에 곤히 빠져 있더군요.
이 아이들을 깨워서 쫒아 보내야 하나, 아님 저렇게 단잠을 자는데. 양심이, 잘데도 없어서 그 나마 포근할까봐 우리집 앞에서 자는데...
한참 멍하니 처다보다 온통 파리들이 입이며, 머리며, 다리며 난리도 아니더군요.
그나마 조금 뒤척이면 빠리떼가 한바탕 소란을 피고....
.....
직원들이 한두명씩 출근하며 난감 하기만 하더라구요.
여하튼 결국 양심상 쫒아 버리지 못하고,
얼른 직원들을 시켜 내집에 온 손님들인데...
밥 장사하는 내가 밥이라도 한끼 먹여야 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구요.
부랴부랴 새밥을 지어 큼직한 도기락에 이것저것 챙겨 아이들을 깨워 보았습니다.
한밤중 인양 정신 없든 아이들이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걸 한참동안 애처롭게 쳐다 보다가는
물이라도 줘야겠다 싶어 물을 가지러 들어온사이....
어느새 온데 간데 없이 다 사라졌더라 구요.
한아이는 온몸에 피부병이 심해 부스럼 천지에다.
한아이는 어디서 난 상처인지 모르지만 길거리 떨어져나간 현수막 조각으로 다리를 감고 있었는데...
하다 못해 돈 만원씩이라도 손에 줘어 줄 껄...
내 하루종일 눈에 아른거리는게 일이 손에 잡히질 않더군요.
인니에 온지 5개월 남짓 지났지만
아직은 그저 우리나라 80년대 겠구나, 막연히 생각만 하다가.
막상 가까이 아이들을 대하구 나니까,
나, 어릴쩍 그만 할 때 우리네 살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아쉬움과, 안타까움과...
댓글목록
샹철님의 댓글
샹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어렵더라도 조금은 여유있는 모습의 삶이 윌가 지향하는 모습일테지요. 아름다운 마음에 감사 드립니다.
산지골님의 댓글
산지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비곰님의 따뜻한 맘이
원래 우리의 마음이지요.
사업 번창 하세요^^**
그린비님의 댓글
그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많은 분들이 인니사람에게 불평만을 합니다. 저두 점점 불평이 늘어나네요..
이런 아름다운 마음의 글을 읽으면 나도 좀 변해야 하겠구나 자각을 하게 하네요.
인니에서 오래 사면 살수록 점점 무덤덤해지는 착한 감정들을 다시금 뒤돌아 볼수 있어서 참 좋네요.. ^^
발리바다님의 댓글
발리바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바비곰님의 아름다운 맘 그들도 알고 피해주지 않기 위해 몰래 떠난 것 같습니다. 담에 또 만나도 그렇게 해주시면 사업번창하고 하시는 일 모두 잘 될겁니다.
데미그라스님의 댓글
데미그라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비곰님의 그 마음 계속 가질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현지인들 만나고 좋은 기억만 가졌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