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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원(IKCS) | 제94회 열린 강좌 < 와스트라 누산따라, DIOR의 이름으로 피어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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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writ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6-02-24 12:21 조회4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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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한인니문화연구원
제94회 열린 강좌

와스트라 누산따라, DIOR의 이름으로 피어나다.

-인도네시아의 영혼, 세계적 울림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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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2월 10일 제94회 열린 강좌가 따만 미니 문화홍보대사 김정옥 선생님의 강의로 문을 열었습니다. 이번 강좌는 약 17,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의 전통 직물, 와스트라 누산따라(Wastra Nusantara) 가 어떻게 세계 패션의 정점인 Christian Dior의 런웨이 위에서 예술로 다시 태어났는지를 조명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인에게 직물은 단순한 옷감이 아닙니다. 임신 7개월 의례에서부터 출생, 결혼, 장례에 이르기까지 삶의 전 과정을 함께하는 동반자이자, 공동체 안에서의 지위와 소속을 드러내는 시각적 언어입니다. 장인들은 문양을 새기기 전 기도와 금식으로 마음을 정화하며 직조에 임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한 장의 천에는 조상의 지혜와 영적 가치가 스며 있습니다. 이것이 와스트라 누산따라의 정체성입니다.


    와스트라 누산따라는 짠딩(Canting)을 사용한 방염 기법의 바틱(Batik)과 전통 베틀에서 날실과 씨실을 교차해 짜는 뜨눈(Tenun)으로 크게 나뉩니다.


바틱은 2009년 10월 2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유네스코 정부간위원회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같은 해 10월 2일을 ‘국가 바틱의 날(Hari Batik Nasional)’로 지정하였으며, 당시 대통령이었던 Susilo Bambang Yudhoyono는 바틱을 인도네시아 문화의 상징으로 적극 홍보했으며, 2011년 스나얀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월드 서밋 바틱 개막식에서 바틱을 외교와 우호 관계 구축의 수단으로 삼으라고 강조했습니다.


1879년에 태어난 여성 해방 운동가이자 민족 영웅인 라덴 아젱 까르티니 (R. A. Kartini)가 고안한 ‘부케탄(Buketan)’ 문양 역시 중요한 문화유산입니다. 작은 꽃다발과 나비, 새와 잎사귀 등 자연 친화적인 소재의 문양은 여성의 자각과 민족적 자긍심을 상징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완 띠르따 (Iwan Tirta)는 전통 직물 바틱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세계적 오뜨 꾸뛰르(Haute Couture)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며 현대 예술의 언어로 확장시켜 세계 무대에 소개한 ‘바틱의 거장(Maestro)'입니다.


숨바(Sumba) 지역의 힝기(Tenun Hinggi)는 남성들이 두르던 전통 이깟(Ikat) 직물로, 사회적 지위와 부, 그리고 영적 보호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입니다. 이 직조 문화는 세계 여러 직물·민속 박물관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발리의 엔덱(Tenun Endek)은 발리 힌두 문화의 정수를 담은 직물로, 2020년 파리 패션위크에서 공개된 2021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Maria Grazia Chiuri)가 이끄는 Christian Dior의 주요 소재로 등장하며 세계적 관심을 받았습니다. 해당 컬렉션에서 엔덱은 여러 디자인 가운데 일부(총 9개 룩)에 활용되었습니다. 또한 Christian Dior 측은 발리 주정부(Pemerintah Provinsi Bali) 및 지역 직조 장인 단체와 협약을 체결해 장인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정당한 대가를 지급함으로써 문화적 협력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습니다.


시장과 이웃의 일상 속에서 흔히 보아온 바틱과 뜨눈이, 하이패션의 우아한 실루엣과 만나는 순간—와스트라 누산따라는 DIOR의 이름으로 다시 피어났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차용이 아니라, 전통과 현대가 서로를 존중하며 만난 하나의 번역이었습니다. 한 땀 한 땀 실을 잡고 천연 염색을 고집하는 장인들의 손길이 프랑스 오뜨 꾸뛰르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는 설명은 교민으로서 현지 문화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존중을 깊은 경외심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돌아오는 길, 거리에서 마주친 바틱 문양이 더 이상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그 속에 담긴 수천 년의 이야기와 영적 가치가 이제는 DIOR라는 프리즘을 통해 세계로 확장되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강좌는 인도네시아의 영혼이 세계적 울림으로 번져가는 장면을 함께 목격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우리의 삶 또한, 그러한 직조처럼 더욱 단단하고 아름다운 무늬로 완성되기를 조용히 소망해 봅니다.


(한인니문화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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