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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원 | <제83회 열린강좌> 표준 인도네시아어를 통해 본 “다양성 속의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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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니문화연구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10-02 16:22 조회1,3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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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헌 (ACS Jakarta, G9)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열린 강좌가 한인니문화연구원과 인도네시아 대학교(Universitas Indonesia, UI) 사회정치학대학(Fakultas Ilmu Sosial dan Ilmu Politik) 공동 주최로 7월 29일 한인니문화연구원에서 진행되었다. 엄강심 강연자는 표준 인도네시아어를 통해 본 “다양성 속의 통합”이라는 주제로 세계 최대의 군도 국가이자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가 “하나의 국가, 하나의 민족, 하나의 언어”라는 1928년 청년의 맹세 이념에 맞춰 발전해오는 과정에서 표준 인도네시아어(Bahasa Indonesia)가 미친 지대한 영향력에 대해 설명했다.

 

강연자에 따르면 표준 인도네시아어는 오스트로네시아어족에 속하는 말레이 언어 중 하나로 과거 믈라카 해협 상인들을 중심으로 확산되어 15세기부터 지역 교통어로 자리매김했다. 지금은 인도네시아의 공용어로 자리잡았지만, 놀랍게도 1990년에는 표준 인도네시아어를 제1 언어로 간주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15.5%에 불과했고 70% 이상은 제2언어로 여겼다고 한다. 이는 대다수의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문법, 어형 등이 현저하게 다른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환경에서 기인한다. 즉, 지역 토속 언어(Bahasa daerah)를 가정 및 사적인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하여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모국어(mother tongue) 혹은 제1언어로 이용하는 반면, 표준 인도네시아어는 공교육을 통해 학습된 제2언어로써 대중 매체, 정부 등 공적인 공간에서 사회적인 페르소나처럼 이용된다고 설명하였다. 

 

1928년에는 약 4.9% 동인도 인구만이 제1언어로 이용하던 말레이 언어 중 하나를 독립 국가 건설을 위한 표준어로 선택하여 배포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지만, 당시 약47.8%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제1언어로 간주하던 자바어와 달리, 문법이 복잡하지 않고, 어떤 특정 지역과의 연고가 두드러지는 폐쇄적인 언어가 아니기에 한편으로는 모든 이들의 언어가 될 수 있는 개방성과 평등주의적인 성격 때문에 채택 되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 살고 있는 300여 개가 넘는 다양한 종족들과 700개 이상의 언어는 서로 다른 인식론을 가지고 있고, 각 언어에 내재된 권력 관계 및 언어 이데올로기가 달라 대립할 수 있고, 번역에도 극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처럼 복잡한 사회 문화적인 환경에서 표준 인도네시아어는 이 모든 차이의 간극을 좁히는 교량 역할을 해왔다. 그 덕분에 종족, 언어, 종교 등이 무궁무진한 인도네시아가 “다양성 속의 통합 (Bhinneka Tunggal Ika)”이라는 국가 이념 하에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고 한다. 

 

강연자는 니콜라스 하크니스(Nicholas Harkness)의 자료를 활용해 인도네시아에서도 통용되는 Miss라는 단어가 그 호칭을 받는 한 개인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명시적, 암시적으로 전달하는지도 설명했다. 그리고 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에 대해 인도네시아 사례를 통해 분석한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의  “상상의 공동체”라는 책을 인용해 인쇄 자본주의를 통해 표준 인도네시아어가 정식 교육 과정 및 대중 매체를 타고 전국에 확산된 배경을 이야기하며 표준 인도네시아어가 모너니티와 코스모폴리탄을 상징하게 된 경위도 설명했다. 

 

강의 후 진행된 질의 응답 시간에는 열띤 토론에 가까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한 참가자는 한국과는 달리 인도네시아의 표준어가 위계 서열이 두드러지지 않는 수평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질의했다. 이에 대해 강연자는 제1 언어로 지역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대다수의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사회적 계급 및 지위가 투영된 언어를 사용할 때 느낄 수 있는 이질감 및 타성(otherness)을 줄이고 습득이 용이하게 하여 표준 인도네시아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한 국가에 속한다는 공동체적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다 평등주의적으로 발전했다고 답변했다. 

 

1928년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 하에 어떻게 “하나의 국가, 하나의 민족, 하나의 언어”라는 이념이 생겨났는지 묻는 참가자도 있었다. 강연자는 본 질문이 본인의 연구 분야가 아니라 답변에 한계가 있지만, 식민지 시대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적 민족주의 이념 아래 단합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 등장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 이념을 고안한 당대 많은 인도네시아 지성인들은 네덜란드로 유학을 다녀오거나 네덜란드어를 유창하게 구사했고, 그들 사이에서는 상인들 중심으로 쓰이던 오늘날의 표준 인도네시아어를 낮게 보는 시선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바어처럼 특정 지역의 우월주의를 피할 수 있는 중립적인 언어로서 독립 국가의 염원을 담아 열도의 모든 국민을 잇는 표준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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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강심 프로필: 

하버드대학교 인류학과 박사수료  

인도네시아대학교 (Universitas Indonesia) 인류학과 방문 교수  

한인니문화연구원 객원 연구원  

2022-23 스탠포드대학교 Hoover Institution Silas Palmer Fellowship 수상자 

2023-24 Weatherhead Center for International Affairs Dissertation Writing Grant수상자 및 펠로우

2023-24 Harvard Mellon Urban Initiative Award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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