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단체/기관 > 마음을 비운 채소- 공심채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5802)
  • 최신글

LOGIN

한국문인협회 | 마음을 비운 채소- 공심채

페이지 정보

작성자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02-06 12:31 조회2,773회 댓글0건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495158

본문

마음을 비운 채소- 공심채

 

김주명

#1. 모닝글로리

 

어느새 태양이 북반구로 넘어가는 하지가 다가온다. 이때부터 서너 달은 한국이 이곳보다 더 더운 시절, 지금 이곳은 신학기를 준비하는 방학이다. 유럽처럼 가을 학기제를 따르고 있어, 제일 선선한 시기에 휴가철도 집중되어 있다. 몸은 이곳의 생활리듬에 맞추지만, 신학기라면 여전히 3월이 떠오르고 3월이면 모닝 글로리의 계절이다.

신학기에 쓸 공책도 새로 사고 이것저것 학용품도 챙기는데, ‘모닝 글로리란 상표가 선명하게 들어온다. 청도에서 대구로 막 전학 와서 맞는 필자의 신학기는 더욱 신기했다. 이 빈 공책에는 무슨 내용으로 채울 것인지는 몰라도, 그 신념만큼은 모닝 글로리처럼 반짝빛나고 있었음을.

522a469df69b726eabb56be6bf7c4d8c_1675661

 

  

#2. 공심채?

2002, 월드컵의 열기만큼 가톨릭 회관의 상담실이 북적인다. 한 달에 두 번 있는 외국인 근로자 상담 통역의 시간이 끝나간다. 벌써 점심을 훌쩍 넘긴 시간, 밖은 삼삼오오, 그간 못 만난 친구끼리 시끌벅적, 아시아의 온갖 수다들이 흘러나온다. 당시 외국인 근로자들이 겪는 가장 큰 애로 사항이라면, 당연 해외송금이다. 정해진 직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야 별 문제없지만, 대부분이 규정 근무지를 이탈하고 임의로 새 직장 구해서 일도 하고 숙식도 해결하다 보니 속칭 브로커를 찾게 된다. 크고 작은 문제의 시작이다. 은행에서 근무했던 필자의 짧은 경력과 업무지식을 총동원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각자의 고충을 처리하고 나니, 한결 표정이 밝아졌다.

미스타 킴! 우리가 점심 살게요. 북부정류장 근처에 인도네시아 레스토랑이 생겼어요.”

인도네시아 레스토랑?”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요리, 다 있어요.”

그렇게 다국적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1층은 각 나라의 식품재료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마트였고, 지하1층에서 간단히 조리도 하고 식사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앉자마자 주문하라고 재촉한다. 신이 났다. 고향의 담배 맛부터 즐기며 그간의 시름을 잠시 놓는 듯, 그새 주문한 몇 가지 음식이 차려진다. 볶음밥격인 나시고랭과 소고기 튀김은 쉽게 알겠는데, 시금치를 볶은 것 같은 나물은 처음이다.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니, 인도네시아에서는 깡꿍이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모닝 글로리가 맞나요? 모닝 글로리라면 나팔꽃인데, 먹어보니 시금치와 미나리의 중간 맛이 난다.

 

#3. 깡꿍

인도네시아는 지역을 구분하여 3시간의 시차를 가지는 동서가 아주 긴 나라다. 대략 미국의 동·서부보다 조금 더 길다고 하니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 열대우림, 그리고 화산으로 형성된 산악지형 등 다양한 지리적 환경을 품고 있어서 식물의 식생도 너무나 다양하다. 산악지대라도 해발 2천 미터까지 온갖 채소를 심고 수확하니 실제 보고서도 잘 믿기지 않는다. 그렇지만 제일 즐기는 채소를 꼽으라면 당연, ‘깡꿍이다. 미나리처럼 물을 좋아해서 물 있는 곳에는 지천으로 자란다. 맛은 꼭 시금치 맛이다. 힘들게 심고 가꾸는 채소들은 모두 상품이 되어 도시지역으로 팔려나가고 빈 식탁을 깡꿍이 채운다. 물론 깡꿍도 전문적으로 재배하여 출하하고 있다.

줄기를 꺾어서 물가에 꽂아두면 어느새 쭉쭉 새 줄기가 뻗어나가 있다. 그 새순의 서너 번째 마디까지 꺾어 물에 데쳐서 입맛에 맞는 양념과 함께 먹으면 그만이다. 시금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줄기가 텅 비어있다. 꺾으면 하며 소리가 울릴 정도로 비어있다. 그래서 이를 공심채, 속이 비어있는 채소라 부르기도 한다는데, 속을 비우듯 마음까지 비우는 이름으로 그만이다. 건기나 우기를 가리지 않고 물만 있으면 잘 자라고 조금 지나면 하얀 꽃이 핀다. 꼭 나팔꽃 같다. 그래서 모닝 글로리로 곧잘 번역되기도.

 

오랜만에 필자의 집을 다녀간 지인이 이제는 은퇴하고 도시농업 교육을 받는다고 연락이 왔다. ‘물시금치가 추천 작물이라는데, 풍부한 비타민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물시금치라면, 전에 오셔서 저희 집에서 드셨던 깡꿍이네요. 그래요? 그 미나리 같다고 했던 깡꿍이 물시금치인가요?

! 맞아요.”

 

 

 

from 롬복시인

wnaud0129@hanmail.net

 

사진촬영하신 롬복의 나루투어박태순 대표님은 롬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유튜브 롬복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목록
   
한인단체/기관 목록
  • Total 3,100건 1 페이지
한인단체/기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100 한인회(KA) 한인뉴스 2026년 6월호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6-04 78
3099 문화연구원(IKCS) 한인니문화연구원 문학상 공모 안내 Kwrit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6-02 79
3098 한인회(KA) 재인도네시아 한인회 명사 초청 역사 인문학 강좌 안내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6-02 62
3097 한인회(KA) 재인도네시아 한인회 역사 인문학 강좌 안내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29 97
3096 건설협의회(KCII) 창조 Vol.114 jamesbird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28 102
3095 신발협의회(KOFA) 재인니한국신발협의회 코파의 힘 Vol 141 jamesbird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26 116
3094 기타단체(Others) 제8회 적도문학상 공모전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26 119
3093 대한체육회(KSAI) 제107회 제주 전국체전 볼링 선수선발전 결과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24 132
3092 한국교육원(KEC) 인도네시아 한국교육원, 자카르타서 한국 유학 박람회 개최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24 165
3091 기타단체(Others) GICC 2026년 제2차 세미나 개최 안내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20 172
3090 대한체육회(KSAI) 2026년 제107회 제주 전국체육대회 테니스선수 선발전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19 129
3089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KOSME) 2026 찾아가는 중소기업 금융지원 설명회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19 143
3088 기타단체(Others) 2026년 상반기 대구 - 경북 연합회 모임 및 연합회 회장 이…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19 146
3087 한국문화원(KCC) 제주4·3과 해녀의 이야기, 자카르타서 펼쳐지다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18 123
3086 대한체육회(KSAI) 제 107회 전국체전 참가 스쿼시 선수 선발전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16 136
3085 기타단체(Others) 제24회 세계 한국어 웅변대회 성료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15 144
3084 대한체육회(KSAI) 제107회(2026년) 제주 전국체전 재인도네시아 탁구 선수선발…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12 197
3083 대한체육회(KSAI) 2026 재인도네시아 한인골프대회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12 264
3082 한국무역협회(KITA) 2026 한국무역협회 자카르타지부 해외마케팅 지원 심화사업(BI… 첨부파일 한국무역협회자카르타지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07 287
3081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NUAC) 2026 청소년 평화통일 골든벨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06 190
3080 대한체육회(KSAI) 2026 교민 배드민턴 대회 성황리 개최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5-04 332
3079 한인회(KA) 한인뉴스 2026년 5월호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4-30 242
3078 봉제협회(KOGA) 한국봉제산업을 선도하는 KOGA Vol.102 jamesbird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4-29 241
3077 건설협의회(KCII) 창조 Vol.113 jamesbird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4-28 240
3076 한국문화원(KCC) 기억의 섬, 삶의 바다-제주 특별전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4-28 195
3075 한인회(KA) 재인도네시아 한인회 명사 초청 의학 세미나 안내(장소 변경 재공…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4-27 245
3074 신발협의회(KOFA) 재인니한국신발협의회 코파의 힘 Vol 140 jamesbird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4-27 180
3073 대한체육회(KSAI) 2026 교민 배드민턴 대회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4-25 264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