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단체/기관 > 커피, 인스턴트의 나라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280)
  • 최신글

LOGIN

한국문인협회 | 커피, 인스턴트의 나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롬복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12-02 18:23 조회713회 댓글0건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494291

본문

커피, 인스턴트의 나라

                                                                               김주명

 

학창시절, 야외로 소풍가면 종종 보물찾기를 했다. 그런데 필자에게는 보물을 찾은 기쁨이 잘 나지 않는걸 보면 보물과는 그다지 인연이 없어 보인다. 그랬다. 보물은 늘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발견되었고, 그 순간의 기쁨은 정말 보물을 찾아낸 것과 비길 바가 없을 것이다. 맛의 세계도 이와 같아 늘 뜻하지 않은 곳에서 보석 같은 맛을 발견하게 된다. 커피 맛을 좀 더 들여다보자.

 

828f3261bca055bcab1127db68ed2070_1669980

 

인도네시아는 커피 생산 대국답게 인스턴트 커피의 종류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물론 3억에 가까운 인구와 섬으로 구성된 지리적 특징은 다양한 맛의 기호를 낳았으리라. 한국에서 인스턴트 커피는 커피콩 추출물을 건조한 파우더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이곳에서는 파우더 형태는 물론이거니와 커피콩을 곱게 갈아서 바닥에 침전시키는 방식의 인스턴트 커피도 많다.

그리고 맛도 무척이나 달다. 커피라기보다는 커피를 섞은 음료라 해도 되겠다 싶은데, 그래도 단맛이 부족한지 설탕을 한 두 스푼 추가해서 마시는 걸 쉽게 본다. 이렇게 단맛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한국의 인스턴트커피 맛이 어떻게 느껴질까?

 

10여 년 전, 필자가 이곳으로 이사 온 후, 고민이 생겼다. 매장을 가득 채운 온갖 종류의 커피를 앞에 두고, 무엇을 골라야 할지? 무슨 맛을 찾아 달라고 해야 하나? 당장은 가져온 짐 꾸러미에 한국서 가져온 커피가 있으니, 우선 이것저것 조금씩 마보기로 했다.

 

커피를 고르다 보면, 가끔 점원이 도와주겠다며 말을 건네는데, ‘네스 카페라는 말은 또렷이 들렸다. 아니라며, ‘, 생큐라 하고서 살펴봐도 네스카페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굳이 네스카페를 이야기 할까? 그랬다. 인스턴트 커피가 나온 지도 벌써 100여년이 넘었고, 최초로 상품화에 성공한 기업의 이름이 이곳에선 인스턴트 커피의 대명사가 되었으리라.

 

필자의 어머니는 무척이나 커피를 좋아했다. 명절 선물도, 어버이날도, 당신 생신도 선물은 모두 커피로 받으셨으니, 그리고 하루, 두어 잔의 커피를 드셨다. 커피와 설탕, 커피 프림의 황금비율로……. 필자 또한 옆에서 한 두 모금 마시다 언제부터인가 본격적으로 커피를 마시는데, 어느 날은 집에 설탕이 없는 것이다. ! 어쩔 수 없이 커피 파우더에 물만 붓고 마시는데,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커피의 맛이란 게, 숭늉을 진하게 끓인 맛이구나.

오늘은 까빨 아삐라고 적힌 붉은 포장지의 커피를 골랐다. 이제 네스까페식 파우더와 침전식 정도는 구분하는데, 분명 인스턴트 커피인데도 향이 진했다. 침전식이라 그런가? 한 모금 넘기는데, 그 시절 어머니와 함께 마시던 딱 그 맛! 이럴 수도 있구나!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보물을 찾은 것 같이 기억의 고봉처럼 가라앉은 커피가루를 한참 바라보았다.

 

bbf80f8a130991a7d4e82b6cbb4c8774_1669979

 

글로벌화 된 지구촌에서 도시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지금 창궐하고 있는 COVID-19도 도시화라는 삶의 패턴이 바이러스에게도 최적의 전파환경을 만들어 내고 말았으니, 빨리 진정되기만을 바란다. 가끔 운전대를 잡고서 길을 나서다 보면 곳곳에 대나무로 역은 포장마차 휴게소를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에선 와룽이라고 하는데,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듯, 곧잘 와룽에다 차를 세운다, 오늘은 어떤 맛의 커피를 고를까?

누룽지나 숭늉을 잊고 산지가 얼마인데, 지금도 진한 숭늉을 끓이면 그 맛이 날까? 아직 가마솥 바닥에는 그런 구수함이 남아있을까 싶어, 바닥까지 골고루 커피를 볶는다. 오늘따라 장작불도 세고 연기도 오지게 맵다. 두 눈 찔끔 감는다.

 

 

from 롬복시인

 

 

wnaud0129@hanmail.net



  • 목록
   
한인단체/기관 목록
  • Total 2,832건 1 페이지
한인단체/기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832 한국문인협회 인도네시아 문학 9호 발간 새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0 24
2831 기타단체 아세안 10개국과 미래 교통협력 방안 논의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1-22 37
2830 기타단체 2024년도 주니어 평통 주니어 위원 모집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1-18 182
2829 기타단체 경남도 자카르타사무소, ‘제2회 한국어 디카시 경연대회’ 개최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1-08 143
2828 기타단체 아세안사무총장 인니 현대차 공장 방문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1-05 189
2827 기타단체 [무역협회]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기업 현지직원 역랑강화 교육(K… 첨부파일 한국무역협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1-05 211
2826 한국문화원 해군군악대 순회공연 관람 안내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1-02 211
2825 한인회 한인뉴스 2024년 11월호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1-01 206
2824 문화연구원 한인회 한인니문화연구원 제341회 문화탐방 Kwrit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30 152
2823 문화연구원 제87회 열린강좌 Kwrit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30 186
2822 한국문화원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 발리에서 한국문학 홍보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28 176
2821 신발협의회 재인니한국신발협의회 코파의 힘 Vol 122 jamesbird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28 157
2820 기타단체 제7회 종합예술제 2024꽃길 동행-함께 걸어 좋은 길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27 245
2819 대한체육회 105회 전국체육대회 김인다 여자 해외부 +67kg급 금메달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27 137
2818 한국문화원 578돌 한글날 기념 K-북 메타버스를 타고 도서전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14 179
2817 문화연구원 Aku Sayang Banget Sama(난 당신을 정말로 사랑… Kwrit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10 337
2816 문화연구원 한인니문화연구원, ‘2024년 문학상 시상식 및 문화예술공연’ … Kwrit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03 285
2815 한국문화원 ‘특별한 동반자, 팀 코리아-인도네시아’리셉션 개최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02 266
2814 건설협의회 건설협의회 | 창조 Vol.94 jamesbird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02 218
2813 봉제협회 한국봉제산업을 선도하는 KOGA Vol.83 jamesbird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01 254
2812 대한체육회 2024년 제105회 경남 김해 전국체전 재인도네시아선수단 출정…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01 304
2811 한인회 한인뉴스 2024년 10월호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9-30 222
2810 한국문화원 루시드폴이 선사하는 한국어의 아름다운 선율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9-30 218
2809 한인회 ‘한인의 날’ 맞이 <소리누리예술단> 초청공연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9-23 223
2808 한국문화원 2024년 한국문화의 달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9-23 234
2807 기타단체 [기고문] 마약과의 악몽 - 임수지 변호사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9-23 312
2806 봉제협회 재인도네시아 한국봉제협회(KOGA) 사무실 열었다. jamesbird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9-23 235
2805 기타단체 한인기업, 인도네시아 서민속으로 한 걸음 더... jamesbirdi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9-23 245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