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단체/기관 > 사탕수수, 단맛으로의 진화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1423)
  • 최신글

LOGIN

한국문인협회 | 사탕수수, 단맛으로의 진화

페이지 정보

작성자 롬복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12-08 20:01 조회645회 댓글0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494340

본문

사탕수수, 단맛으로의 진화

김주명

 

열대의 나라답게 길거리에는 즉석 음료수가 많이 보인다. 대부분이 코코넛 열매의 수액에다 시럽이나 연유를 얼음과 함께 섞은 후 주스로 마시는데 간혹, 옥수숫대 같이 생긴 것을 기계에 넣고 즙을 짜서 마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선 에스 떠부라 하는데, 집에 와서 검색을 해 보니, ‘! 사탕수수였다.

3049cae3bb42b3460de73d801710dc24_1670504

 


 

필자가 사는 롬복 섬에는 사탕수수가 흔치않다. 사탕수수 보다는 벼나 다른 수익성이 높은 작물을 선호하거니와, 수확한 사탕수수를 가공할 공장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파푸아 지역이 원산지로 알려진 사탕수수는 동부자바에서 가장 많이 재배한다. 중심도시인 수라바야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식품회사도 이미 자리 잡고 있다.

 

수 년 전, 필자가 동부자바의 이젠 화산으로 가는 길에 만난 사탕수수는 방구석 상상력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차를 타고 낮은 구릉지를 지나가는데, 오전 내내 사탕수수 밭을 지나갔다. 잠시 점심을 먹고, 길이 가팔라진다 싶었는데도 여전히 사탕수수 밭이었다. 해가 저물 즈음, 숙소가 있는 마을에 도착했고, 그제야 사탕수수 밭도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경계병처럼 서 있는 사탕수수가 오늘 풍경의 전부였다.

 

이곳에선 미운 사람의 집에다 사탕수수를 몰래 심어라고 한다. 그러면 사탕수수의 단맛을 찾아 날아오는 온갖 벌레와 새, , 그리고 뱀까지 득실거리게 된다는 것이다. 사탕수수 밭이 그런 곳이었구나! 그런데 어째서 사탕수수는 단맛을 가지고 있을까? 단맛을 찾아 온 천적을 다 받아들이면서도 쭉쭉 자라나는 사탕수수가 부럽기만 하다.

 

몇 년 만에 유전공학도 친구가 먼 곳까지 찾아왔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적도의 식물들에 대해 몇 마디 물어보았다. 20년 넘게 이해가 안 되던 그의 설명이 이번에는 귀에 쏙쏙 들어온다. 바뀐 분위기 때문인가?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아주 간단한 동식물의 구분법이 있는데, 천적이 와도 도망가지 못하고 자리에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식물이고 도망가면 동물이라는 것이다. 물론 과학의 문외한인 필자를 위해 단순하게 표현했으리라! 그러면서 식물은 스스로를 지킬 독을 품기 시작했고, 이 독으로 자신을 보전하고 유전자의 대물림도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식물의 맛은 대체로 쓰다고 했다.

 

3049cae3bb42b3460de73d801710dc24_1670504

 

물론 다른 방식으로도 유전자를 전파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식물의 맛이 쓰다는 부분은 이해가 된다. 풀을 맛있게 먹고 있는 소를 필자도 가만히 지켜보다 문득, 대체 무슨 맛이기에 저리도 맛나게 먹을까? 풀을 씹어 보았다. ! 역시 쓴맛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먹는 야채는 그다지 쓴맛이 없는데? 친구의 말로는 유전자 조작은 최근의 경우이고, 맛이나 기능 위주의 관점에서 벗어나 인간은 먹기에 좋은 대상을 선택한 것이고 수 천 년 이상 상호 적응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번식에 유리한 동물에 적응(?)된 식물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고, 곡식류 중에는 인간에게 강하게 의존하는 개체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탕수수는 그 차제가 대량 번식의 훌륭한 모델이 되겠다. 쓴맛을 버리고 단맛으로 여러 동물들을 모으고 이를 통해 훌륭하게 번식에 성공했으니, 단맛을 품은 진짜 의도는 알 길이 없어도 사탕수수는 그 단맛 때문에 수천 년 동안 귀한 대접을 받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의 지구촌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새로운 질서체계를 요구받고 있다. 마치, ‘코로나라는 천적 앞에 꼼짝 못하고 서 있는 식물의 형국이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몸을 쓴맛으로 진화시킬지, 사탕수수처럼 단맛으로 진화시킬지, 아니면 백신을 방패삼아 버텨낼 건지 아무도 확신 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모두 천적을 피해 진화에 성공했다는 사실 뿐이다.

 

지구촌에 인류가 출현해 살면서 현생 인류는 바이러스를 이긴 적이 없다. 그렇다고 바이러스가 인류를 완전히 정복한 예도 없으니, 새로운 공존의 방정식에 희망을 걸어둔다.

 

from 롬복시인

wnaud0129@hanmail.net

 

구글사진

https://www.sehatq.com/artikel/rasakan-manisnya-8-manfaat-air-tebu-bagi-kesehatan-ini

 

  • 검색
  • 목록
   
한인단체/기관 목록
  • Total 137건 1 페이지
한인단체/기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37 한국문인협회 제 6회 적도문학상 시상식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9-04 301
136 한국문인협회 <좋은 수필>읽기, 조은아 "오늘도, 엄마는"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7-08 279
135 한국문인협회 <종은 시>일기, 조자연의 빈집 첨부파일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7-08 267
134 한국문인협회 제 6회 적도문학상 시상식 첨부파일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7-08 256
133 한국문인협회 2024년 신년 詩 '그리운 안쫄 Ancol' - 재인니 문인협…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1-05 296
132 한국문인협회 이영미 동화작가 제5회 목일신아동문학상 시상식 참여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2-26 303
131 한국문인협회 인도네시아 문인협회 북 콘서트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1-28 341
130 한국문인협회 인니문인협회 북 콘서트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1-17 315
129 한국문인협회 야자, 야자우유? 인기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3-20 731
128 한국문인협회 루작, 덜 익은 과일들의 오묘한 조합 인기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3-16 862
127 한국문인협회 붉은 양파? 붉은 마늘? 인기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3-07 788
126 한국문인협회 바나나, 나무 or 풀? 인기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3-01 1228
125 한국문인협회 바나나 고르기 인기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2-22 680
124 한국문인협회 마음을 비운 채소- 공심채 인기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2-06 705
123 한국문인협회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인기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1-28 551
122 한국문인협회 뗌뻬(Tempeh), 콩 스테이크를 추천합니다! 인기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1-18 807
121 한국문인협회 제 5회 적도문학상 공모 포스터 인기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1-14 629
120 한국문인협회 안남미(安南米), 식은 밥과 찬밥 사이 인기글 롬복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1-02 674
119 한국문인협회 2023, 제 5회 적도문학상 공모 인기글 롬복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1-02 501
118 한국문인협회 안남미(安南米), 정말 불면 날아갈까? 인기글 롬복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2-27 678
117 한국문인협회 안남미(安南米), 배고픈 기억과 배부르지 않는 밥 인기글 롬복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2-22 585
116 한국문인협회 향신료의 나라 댓글2 인기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2-20 839
115 한국문인협회 계간<문장(文章)> 가을호 문인협회 강인수 시인 2022년 신인… 인기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2-20 609
114 한국문인협회 사탕수수, ‘화학’이란 이름의 멍에 인기글 롬복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2-11 608
열람중 한국문인협회 사탕수수, 단맛으로의 진화 인기글 롬복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2-08 646
112 한국문인협회 커피, 인스턴트의 나라 인기글 롬복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2-02 712
111 한국문인협회 커피, 카페인의 친구들 댓글2 인기글 롬복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1-25 844
110 한국문인협회 문협 정기모임: 아동문학가 이영미작가와의 만남 인기글 munhyu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9-19 818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