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구원(IKCS) | 사공경 시인 『불멸의 테이블(Meja Keabadian)』 출판기념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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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writ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6-04-10 20:26 조회95회 댓글0건본문
『불멸의 테이블』 출판기념회
오영민 (SKS 비즈니스 디벨롭먼트/ 부대표)
— 두 문화, 한 식탁 위에 마주 앉다
2026년 4월 6일, 자카르타 멘뗑에 위치한 Tugu Kunstkring Paleis에서 시인 사공경의 시집 『불멸의 테이블』 인도네시아어판 출판기념회가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한인니문화연구원과 Tugu Group Heritage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다가올 자카르타 500년에 바치는 하나의 헌시로, 문학을 통한 문화외교의 장으로 펼쳐졌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신간 소개를 넘어, 시인이 35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살아오며 쌓아온 시간과 애정, 그리고 두 문화를 연결하려는 사유가 응축된 하나의 장면이었다.
시인이 돌아온 자리, 공간이 응답하다
사공경 시인에게 이번 출판기념회는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외사랑’이 마침내 응답을 얻는 순간이었다. 오랜 시간 드나들던 Tugu Kunstkring Paleis는 더 이상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시인의 기억과 내면이 펼쳐지는 무대가 되었다.
식민지 시절의 흔적과 예술, 시간이 겹겹이 쌓인 이 공간은 『불멸의 테이블』이 태어난 장소적 원형이기도 하다. 『불멸의 테이블』은 단순한 시집이 아니다. 순다 끌라빠, 꼬따 뚜아, 카페 바타비아, 국립박물관, 뚜구 그룹 헤리티지, 오랑 꼬레아 장윤원 등 자카르타의 공간과 사람들을 하나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세월과 기억의 흔적 위에서 사람의 이야기가 서로를 마주하게 한다.
행사에서 준비된 다과와 장식, 선물 또한 이러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작은 요소 하나까지도 문화와 감각이 어우러진 또 하나의 ‘시’였다.
문화가 만나는 방식- 음악, 몸, 그리고 시
행사의 시작은 앙끌룽 연주였다. 서로 다른 음이 모여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이 악기는 이번 행사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어진 한국 전통무용 ‘정중동’은 고요 속 움직임이라는 미학으로 또 하나의 문화적 언어를 펼쳤다.
마지막을 장식한 사만(Saman)은 몸과 리듬만으로 공동체의 호흡을 완성한 춤이었다. 그 장면은 『불멸의 테이블』이 펼쳐놓은 풍경과 닮아 있었다. 서로 다른 삶과 시간이 하나의 리듬으로 맞닿는 순간, 우리가 결국 한 식탁에 함께 앉아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시였다.
시가 열어놓은 식탁 — 낭송과 해설의 깊이
이날 행사의 중심은 단연 시 낭송이었다.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불멸의 테이블」을 시작으로, 「바타비아의 오래된 항구」, 「수디르만 장군」, 「양칠성」, 「바틱」, 그리고 마지막 「자카르타 연가」까지 이어진 낭송은 하나의 문화적 체험으로 확장되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다양한 인물들에 의해 각기 다른 목소리로 낭송되었다는 점이다. 해양박물관 관장이 순다 끌라빠를 노래하고, 이슬람대학교 교수, 한국어 교수와 문화 인사들이 시를 나누는 장면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상징적 풍경이었다.
시인은 작품마다 직접 해설을 덧붙이며, 개인적 기억과 역사적 맥락을 풀어내어 시를 ‘살아 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사람들, 그리고 시간의 밀도
이날 행사에는 정부, 외교,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복을 입은 한인니문화연구원 팀리더들과 바틱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진 풍경은 두 문화의 공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이 모든 관계가 단순한 네트워크가 아니라 ‘시간의 축적’이라는 점이다. 35년의 시간 속에서 쌓여온 인연이 이날 하나의 장면으로 드러났다. 이날의 만남은 ‘함께 걸어온 시간’이었다.
문학이 잇는 마음의 외교
사공경 시인은 환영사에서 이렇게 말했다.“외교는 제도와 언어로 이루어지지만, 문학은 마음과 감정으로 다가갑니다.”
이날의 출판기념회는 공식 외교의 형식을 넘어 깊은 교감을 만들어낸 자리였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기억을 지닌 사람들이 한 자리에 앉아 같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그것이 바로 『불멸의 테이블』이 말하는 ‘불멸’의 의미였다.
이어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강원준 총영사, 자카르타 주정부 문화청 부청장(Disbud DKI Jakarta) Ibu Retno, 그리고 Menara Syariah, PT INARE 대표 Harianto Solichin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들의 메시지는 하나로 모였다. 문학은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깊은 방식의 외교라는 점이었다.
끝이 아닌 시작 — 하나의 테이블, 또 다른 여정을 향하여
행사의 마지막, 시인은 새로운 계획을 밝혔다. 이 도시를 다시 걸으며, 『잘란 잘란 자카르타』 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써 나가겠다는 다짐이었다. 시인은 “이것은 결실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며, 새로운 여정을 이어갈 뜻을 전했다.
우리는 왜 같은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가. 그 답은 분명하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마주 앉을 수 있다는 것—그 순간이 바로 ‘불멸’이라는 이름으로 남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시인의 꿈을 위해 기꺼이 공간을 내어준 Tugu Kunstkring Paleis, 그리고 그 무대를 빛낸 시인 사공경. 두 거장이 만들어낸 만남에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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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최: 《한인니문화연구원》, 《Tugu그룹 헤리티지》후원: 한인중소벤처기업협의회(KOSA), 한-인니산림협력센터, PT Fin Centerindo Dua, Saint James Tableware, Yewon Res., Hanok Res., Noodle K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