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클럽은 드라이버, (페어웨이) 우드, 아이언, 웨지와 퍼터로 구분하며 경기자는 이 중 최대 14개의 공인된 클럽을 선택해서 공식 경기에 출전한다. 우드나 아이언이나 웨지로 이루어지는 12개 클럽의 조합은 경기자의 선택 사항이지만 퍼터와 함께 드라이버는 모든 경기자의 필수 클럽이다. 요즘 유행하는 하이브리드(hybrid iron)는 제조사의 상술에 의해서 출현한 클럽으로 기본적으로는 점차 사라져 가는 긴 아이언이나 드라이브 아이언의 변종이고¹ 치퍼(chipper)도 양각(loft)을 크게 한 퍼터에² 지나지 않는다.

'퍼터는 돈, 드라이버는 자존심'이라는 속설이³ 있듯이 18홀 경기 중 퍼터가 가장 많이 쓰이는 클럽인 데 비해, 드라이버는 기껏해야 14번 휘두르고 만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퍼터보다는 드라이버가 신제품이 나오기 무섭게 잘 팔린다고 한다. 자존심 탓도 있겠지만 아마도 퍼터에 비해 드라이버 타구가 다음 타구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 퍼팅은 공이 놓인 그린의 상태에 따른 변수가 크지만 드라이버 타구는 바람의 영향을 빼고는 연습장에서의 타구와 전혀 다를 게 없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연습장에서 드라이버 타구 연습으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

같은 번호의 클럽이라면 우드가 아이언보다 양각이 작은 대신 클럽 길이가 길어서 사거리(distance)가 길게 설계되어 있지만 헤드뿐 아니라 클럽 전체의 무게는 아이언이 무겁다. 웨지는 기본적으로 배각(bounce)이 큰 짧은 아이언으로 클럽 중에서는 퍼터 다음으로 가장 무겁다. 흔히 클럽 길이가 긴 우드를 아이언이나 웨지로 대체하면 골프백이 가벼울 것으로 착각하는 수가 있는 데 그 반대다.

클럽의 기술 명세 표를 보면 샌드웨지가⁴ 가장 무거워서 가장 긴 3번 아이언 보다 길이는 4인치 짧은 데도 무게는 오히려 50 그람 가량 무겁다. 드라이버는 3번 아이언 보다 6인치 정도 길지만 무게는 30 여 그람 정도 가벼운 310 그람 안팎이다.⁵  가장 무거운 클럽은 퍼터로 대략 500 그람으로 드라이버 무게의 1.7배가 넘는다. 우드의 클럽 길이나 무게는 그 중간 정도로 보면 무리가 없다.

드라이버는 다른 클럽과 그 용도가 매우 다르다. 우드, 아이언, 웨지, 퍼터는 정해진 표적거리(target distance)에 정확히 타구된 공을 보내는 것이 목적인 반면 드라이버 만은 가능하면 최대 사거리를 목표로 한다. 물론 타구의 방향성은 논외로 할 경우이다. 예를 들어 150 야드 표적거리에서는 7번 아이언, 그린 근처에서는 웨지로 부분 스윙을 해서 표적거리를 맞춘다. 우드나 아이언이나 웨지나 퍼터 모두 표적거리에 관계없이 무조건 공을 멀리 보내는 데 쓰이지는 않는다.
한편, 드라이버는 정확한 사거리를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최대 사거리를 구현하는 데 쓰인다. 물론, 체력이 약한 경기자 중에는 파3 홀에서 그린 공략을 위해 드라이버 타구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이는 극히 드문 예외에 속한다.

체력, 체격, 경기력에 따라 차이는 나지만 어느 경기자든 표적거리에 따라서 우드나 아이언을 적절히 선택하므로 클럽의 성능이 크게 스코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드라이버 거리가 짧은 경기자는 기본적으로 스코어 향상에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아이언이나 우드는 근본적으로 경기자의 체력, 체격 및 경기력이나 아니면 간단히 경기자의 헤드 속도에 맞추어 설정된 표적거리에 맞도록 양각, 헤드 무게, 샤프트 길이와 굽힘강성(flex) 등을 설계하면 된다. 그러나, 드라이버는 일종의 무한경쟁 상품으로 날로 드라이버 거리 경쟁이 치열하다.

드라이버의 역학적 특징을 요약하면 클럽 중에서 가장 길이가 길면서 가장 가볍고 헤드 체적이 가장 크고 퍼터를 제외하고는 가장 작은 양각을 갖고 있으며 비거리(carry)와 달린거리(run) 모두 가장 길면서도 늘 거리 콤플렉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앞으로 수회에 걸쳐서 골프 클럽 설계 및 제조 기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이버의 역학적 특성에 대해서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