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국을 좋아하는 나라 - 조태영 / 駐인도네시아 대사
페이지 정보
작성자 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7-02 10:14 조회4,031회 댓글0건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406786
본문
▲ 인도네시아 국회에는 화합의 상징인 ‘가루다’(힌두교 비슈누 신이 타고 다니는 새)의 대형 조각상이 설치돼 있다. 사진은 2013년 8월 19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연설대 위) 당시 대통령이 가루다 앞에서 연설하는 모습.
아마도 이것은 서로가 서로를 크게 필요로 하는 관계임을 말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천생연분이라고 할까. 서로에게 다가서려는 두 나라 많은 분들의 노력도 큰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리라.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도네시아의 모습은 이외에도 있다. 동물원에 가면 있는 ‘오랑우탄’은 인도네시아 말이다. ‘오랑’은 사람이란 뜻이고 우탄은 ‘숲’이라는 말이다. 즉 ‘숲의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에게 간첩의 대명사격인 ‘마타하리’는 이 나라 말로 ‘태양’이라는 뜻이다. 우리에게 가구로 친숙한 보르네오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의 다른 명칭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1955년 반둥회의는 수도 자카르타 인근의 반둥시에서 열린 것이다. 그 후 비동맹운동의 모태가 되었다.
인도네시아는 정말로 다양성 그 자체이다. 1만80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 세계 최대 군도 국가이다. 동서의 길이는 5200㎞로 런던에서 모스크바까지의 거리와 같다. 동에서 서까지 비행기로 7시간이 걸리는데 이는 서울∼자카르타 항공시간과 같다. 2억5000만 명의 인구는 350여 개의 종족으로 이뤄져 있으며 언어는 550개나 된다. 이렇게 많은 인구가 많은 섬에 나뉘어 살다 보니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투표소 수가 무려 45만 개였다.
이렇게 다양한 배경의 많은 사람이 한 지붕 아래 잘 살고 있다. 인구의 87%가 무슬림인 세계 최대 회교국가인데도 기독교, 가톨릭, 불교, 힌두교 축일이 모두 휴일이다. 힌두교 비슈누 신이 타고 다니는 ‘가루다’라는 새가 국가 문양이고 자카르타 공항의 귀빈실도 힌두교 양식으로 장식돼 있다. 종교 간 갈등은 거의 없다. 자카르타에는 이 나라 최대의 이슬람 사원과 성당이 길 하나 사이로 마주 보고 있으며 신도들은 주차장을 같이 사용한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정말 지혜로운 사람들이다.
반둥에는 ‘한사모’라는 모임이 있다. 말 그대로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회원이 2000명이 넘는다. 회비를 걷어 활동한다. 이들은 우리 문화행사가 있으면 버스를 대절해 3시간이나 걸려 자카르타로 와서 참여한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글자가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독도 플래시 몹에도 열심히 참여한다. 케이팝(K-POP) 댄스는 기본이다.
이렇게 우리를 좋아하는 인도네시아가 6월에 우리 국민에 대한 비자면제 조치를 도입했다. 우리의 상응하는 조치가 없는데도 이뤄졌다. 정말로 고마운 일이다.
1만8000개의 섬, 그림 같은 해변들, 해발 3000m가 넘는 산이 46개나 되는 나라, 곳곳에 있는 활화산과 온천들, 코레아 슬라탄(한국)을 굉장히 좋아하는 나라… 한번 와보고 싶지 않으세요? 슬라맛 다탕!
◇조태영(57) △서울대 경제학과 졸 △제15회 외무고시 △미국 미네소타대 국제관계학 석사 △주일본 공사 참사관 △대통령 비서실 파견 △동북아 국장 △주방글라데시 대사 △외교부 대변인 △주인도네시아 대사